케서린 켈러와 로버트 코링턴 방한 강좌 전체일정 포스터
미국의 유명 신학자 중 한명인 캐서린 켈러(Catherine E. Keller)와 탈자적 자연주의(ecstatic naturalism)의 거장 로버트 코링턴(Robert S. Corrington) 박사가 방한해 강연과 컨퍼런스를 갖는다.

본 강연과 컨퍼런스는 연세대 생태와 문화 융복합연구센터 글로벌 연구네트워크(Global Research Network, 연구책임자: 전현식) 사업팀과 장신대 한-미 인문분야 특별협력사업 Feminist and the Third-Sex 연구팀(연구책임자: 김은혜)의 협력으로 열리게 됐다.

이에 주최 측은 “한반도의 전쟁 위기설로 암울한 종말의 레퍼토리가 다시금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 철학자는 밤이 깊어도 새벽이 온다는, 겨울은 모든 계절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각자의 주제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연구책임자 전현식 교수는 “생태여성신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기후변화와 생태위기를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이해하고, 이것의 극복을 위해 최근 바디우, 지젝, 들뢰즈, 등의 철학을 참고하면서 포스트휴먼 시대를 위한 주체적 신학을 탐문하고 있다”고 했다.

장신대 연구책임자 김은혜는 “엘리트 여성들을 위한 지적 특권으로서의 페미니즘담론이 아니라, 인간으로 호명 받지 못한 존재들을 동등한 존재의 자리로 호명하여 연대하고 관계하는 페미니즘, 즉 제2차 페미니즘 물결 이후의 여성신학을 궁리하고 있었고, 이러한 몸짓은 켈러의 ‘트랜스페미니즘 신학’과 접점을 갖는다”고 전했다.

케서린 켈러(Catherine E. Keller)
▲캐서린 켈러(Catherine E. Keller). ⓒ주최측 제공
캐서린 켈러는 과정-페미니스트 신학자로 출발해, 중세 신비주의와 현대 물리학 그리고 신-물질주의(new materialism) 혹은 사변적 실재주의를 섭렵하고, 화이트헤드와 들뢰즈,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을 신학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특별히 그녀는 루이스 이리가라이의 페미니즘을 비판적으로 조망하면서 등장한 주디스 버틀러의 포스트페미니즘(postfeminism) 담론을 ‘트랜스-페미니즘’(transfeminism) 담론으로 지향하자고 제안하는데, 이를 통해 인간이 아닌 존재들 즉 자연과 사물 및 우주적 존재들을 신학적으로 사유하고 성찰하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 물리학의 아인쉬타인-포돌스키 실험을 인용하면서 모든 존재들이 근원적으로 입자 이하의 차원에서 관계적으로 얽혀 있으며, 이는 곧 우리의 언어가 언제나 그 복잡하고 중층적인 관계의 실재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언어의 무능력에 대한 인식은 곧 중세 신비주의 사상가 특별히 쿠자의 니콜라스 신학을 다시금 조명했고, 르네상스 직전의 이 신학자가 현대 물리학의 통찰들을 어떻게 언어 너머로 예견했는지를 조망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신학은 언제나 언어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진리를 시대에 적절하게 전달해 주는 것임을 강조할 뿐 아니라 자본주의 문화에서 왜 신학의 언어가 더욱 더 성찰되어야 하는지를 궁리하고, 21세기 포스트휴먼의 시대에 신학은 인간이 디지털 기계문명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됨을 온전히 가리킬 수 있다고 믿는다.

캐서린 켈러는 이번 방한 중 감신대와 장신대에서 「얽힌 희망들: 트랜스페미니스트 신학적 불/가능성」(“Entangled Hopes: Transfeminist Theological Im/possibility”)이라는 제목으로 남/녀의 이분법과 존재의 관계적 복잡성과 중층성을 유념하면서 현실 속 여전한 성적 불균형과 차별을 성찰하는 글을 발표하면서 희망은 우리의 성화(sanctification)적 노력에 달려 있다는 내용을 “불/가능성”(‘im/possibility’)라는 단어에 담는다.

연세대 강의에서는 「바로 지금의 정치신학:예외적 인간 아니면 행성적 얽힘」(“A Political Theology of Now: HumanException or Planetary Entanglement”)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오늘의 소중함을 성찰하는 정치신학을 제시한다. 최근 불거지는 북한의 핵무장으로 인해 불안해 지는 국제정세 앞에서 또 다시 종말(apocalypse)의 이데올로기를 부추기는 권력작용을 비판적으로 조망할 예정이다.

로버트 코링턴(Robert S. Corrington)
▲로버트 코링턴(Robert S. Corrington)의 전체 일정 포스터. ⓒ주최측 제공
로버트 코링턴은 미국 뉴잉글랜드 초월주의의 흐름을 잇는 미국 자연주의 전통의 학자로서 자신의 철학을 탈자적 자연주의(ecstatic naturalism)로 규정한다.

그는 미국의 천재적 기호학자 찰스 퍼어스의 기호학적 사유를 종교철학적으로 그리고 신학적으로 전용하면서, 스피노자의 자연 개념을 빌려 자연을 자연화하는 자연(nature naturing)과 자연화된 자연(nature natured)으로 구별한다. 이에 더해 자연의 이 이원화 ‘사이’(between)에서 코라적 부정성을 포착하여, 살아있는 존재의 삶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해석적으로 성찰되고 해석’되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특별히 그는 20대 후반부터 조울증을 겪었던 힘겨운 시간 속에서 풀어낸 ‘희망의 철학’을 해석학적으로 전개한다. 그는 생명의 과정을 성찰해 나아가는 신학적 혹은 철학적 노력은 절대적 진리에 곧장 이르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석자들의 공동체와 연대하여 성찰하는 가운데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여기서 이 희망은 사실적 근거를 통해서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믿음에 근거한다. 그는 성스러운 초월적 영역이 이 땅의 삶 속에 간헐적으로 출현하며, 그 성스러움이 우리 삶에 소중함과 신비함을 지켜준다고 주장한다.

코링턴은 연세대 강의에서 “Violence, Creativity, and the Unconscious of Nature”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게 되며, 인간 삶의 세계에 편만한 ‘폭력’이 해석과 성찰이 결여된 정치적 패거리의 삶의 구조로부터 비롯된다며 자신의 비극적 삶을 희망과 해방하는 힘으로 전환시킬 동기를 자연의 무의식이 생명의 과정을 보듬는 과정의 일부, 즉 그가 정의한 소수의 비극적 천재들로부터 모색한다.

서강대에서는 이러한 자신의 탈자적 자연주의를 실용주의와 심층 심리학의 만남으로 설명하면서, 퍼어스와 제임스 그리고 융과 랑크의 철학과 심리학이 자연의 무의식을 조망하는 자신의 철학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어 갔는지를 성찰할 예정이다.

한편 캐서린 켈러와 로버트 코링턴의 방한 강연 및 컨퍼런스 일정과 장소는 다음과 같다.

캐서린 켈러
10월 23일(월) 오후 3시 30분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중강당
10월 24일(화) 오후 4시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새문안홀
10월 26일(목) 오후 4시 연세대학교(연세대) 신과대학

로버트 코링턴
10월 24일(화) 오후 5시 서강대학교(서강대) 정하상관
10월 26일(목) 오후 4시 연세대학교(연세대) 신과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