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교회 개혁주의 목회 세미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종교개혁의 목회적 계승과 적용'이라는 주제로 안양 열린교회(담임 김남준 목사) 주최 제5회 개혁주의 목회 세미나가 11일 오후 열린교회 예배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승구 박사(합동신대)가 '종교개혁과 예배'라는 제목으로 첫 발표를 전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일상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교회 용어들을 상세하게 지적했다.

이승구 박사는 "종교개혁이란 성경대로 믿고, 성경대로 예배하고, 성경적인 교회 제도를 만들고 살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도 이것들을 철저하게 이룬다면 종교개혁의 후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예배에 대해 "종교개혁 이전에는 하나님께 예배드린다고 하지만, 성경적으로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종교개혁자들은 지난 1천 년 이상 드려지던 예배와 완전히 다른 예배를 불과 한 세대만에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먼저 '평신도'라는 용어에 대해 "평신도를 깨우는 게 아니라, '평신도'라는 말 자체를 없애야 한다"며 "우리 모두는 평신도가 아니라 '왕 같은 제사장들이고 선지자들'이다. 이를 그리스도인들의 보편적 직임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의 예배는 그리스도께서 완결하신 십자가 사건을 기념하며 예배드리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전에는 구약의 제사는 성부에게만 제사를 드렸지만, 지금은 삼위일체 하나님께 예배드린다"며 "예배를 '제사'라고 표현하는 것도 잘못되고 이상한 개념이다. 십자가를 사랑한다면, 더 이상 제사가 필요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는 종교개혁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열린교회 이승구
▲이승구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승구 박사는 "일천번제, 헌신예배 등 종교개혁으로 관념이 바뀐 우리는 용어도 바꿔야 하지만, 그 용어를 없앤다 해서 그 행위에 담긴 정성과 열심까지 없애려 해선 안 된다. 이는 아기 목욕물을 버리려다 아기까지 버리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성지순례'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요즘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지 성지순례'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종교개혁을 기념하면서 반종교개혁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성지순례 대신 '성경 지리 및 문화 연수'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그는 "예배당 안에 십자가를 없애야 한다.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그러나 상 제거 외에는 성경이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래도 저래도 좋다. 이를 아디아포라(Adiahpora)라고 한다. 그래서 촛불을 켜거나 향을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박사는 주일예배에서도 '연속적 읽기와 강해(lectio continua)'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설교할 본문을 성도들이 다 알지만, 성도들이 '오늘은 하나님 말씀을 어떻게 가르쳐 주실 것인가' 하는 기대를 갖고 찾아올 것"이라며 "계속적 읽기의 전통이 다시 회복되길 바란다. 이는 제2의 종교개혁이 아니라, 종교개혁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에는 김요섭 박사(총신대)는 '종교개혁과 교회직분: 4직분제의 신학적 기초', 우병훈 박사(고신대)가 '종교개혁과 윤리: 루터의 직업윤리가 주는 현대적 의의', 한병수 박사(전주대)가 '종교개혁과 신학: 칼빈을 중심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특강으로는 김남준 목사가 '신학공부에 있어서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열린교회 김요섭
▲김요섭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앞선 예배에서는 박순용 목사(하늘영광교회)가 '개혁(왕하 18:3-6)'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개혁을 말하고 원하면서 거룩한 의욕을 꺾는 교묘한 말들이 나온다면 성령으로부터 기인한 것이 아니다. 조나단 에드워즈에 따르면 개혁은 거룩한 정서와 열매를 맺게 돼 있다"며 "하나님께서 하실 역사에 마음을 쏟는 것이 진실로 개혁을 추구하는 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말씀을 보면 무너진 영적 현실 속에서의 개혁과 부흥은 문제 인식이나 냉철한 비판, 탁월한 조직력 등 어떠한 능력이 아니라, 자신들의 영적 현실을 보게 하는 하나님과 그의 말씀에 사로잡힌, 그것으로 마음이 불붙어 반응하는 데서부터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박순용 목사는 "누구나 '조국 교회는 개혁의 길을 가야 한다'고 하지만,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렵다"며 "힘들지만 자신의 삶 속에서, 그리고 교회 안의 모든 영역에서 종교개혁자들의 길을 따라 갈 수 있다. 타협된 진리를 바로잡고, 인간 중심의 예배를 하나님께 드려지는 온전한 예배로 개혁하며, 이를 통해 삶이 온전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