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7장의 내용 중 중요한 가르침은 하나됨이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하나됨을 통하여 힘 있게 살아가게 되고 최후의 보루가 된다. 그렇기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됨을 위한 구체적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러시아 교회에서는 하나됨에 있어서 매우 건전한 교육을 시키는 것을 보게 된다. 주일예배에 참석하면 대부분 자녀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신앙고백과 찬양, 그리고 공동 기도 후에 자녀들이 앞으로 나와서 성경 암송을 하고, 부모들의 축복과 목회자의 기도를 받고, 각자 교실로 흩어져 교육을 계속 받는다. 어떤 교회는 100여 명의 아이들이 강단으로 몰려 나와 찬양과 성경 암송을 하고 난 후 축복기도를 받고 나간다.

지난번 소개했던 백러시아(벨라루스) 교회들 역시 전 세대가 통합하여 주일 공동예배에 참여한다. 교인들이 나와서 찬양과 간증과 말씀 암송을 한다. 그래서 예배 시간은 목사나 정해진 이들만의 무대가 아니며, 구경꾼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이런저런 모습으로 동참한다. 그래서 예배는 축제요, 나눔이요, 회개를 동반한 여유 있고도 진지한 시간이다.

주일학교 교육은 언제 하느냐고 질문하니, “평일에 각급별로 말씀 공부를 한다”고 답한다.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함께 대화하며, 질문과 응답으로 맞춤형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저녁 예배는 두 시간 넘게 걸린다. 그런데 아이들이 예배에서 찬양과 악기 연주를 한다. 특송과 가족 찬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모두가 참여한다. 긴 시간 조용하게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했다.

몇 개의 도시를 돌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세대 통합의 예배이다. 아이들이 저녁 늦게까지 예배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환경과 상식과 판단은 종종 불신앙을 만들어낸다. “이 아이들이 어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떠들고 예배에 방해가 될 것”이라 염려하고 의심하지만, 성령이 하시는 일은 우리의 불신앙과 상식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필자가 방문한 교회 저녁 예배에서는 청년부가 주체가 되어서 1시간 반 정도 찬양과 간증, 메시지 순서를 진행하는데, 두세 번 반복한다. 그 후 담임목사님의 설교에 이어 강사인 내게 시간이 주어진다. 매주 이렇게 각 기관이 돌아가면서 주체가 되어 예배를 인도하고 신앙을 고백하고 자신들의 삶을 나눈다는 것이다. 몇 가정을 방문했는데, 식탁에 세대 구분 없이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며 웃고 떠드는 모습이 이런 ‘세대 통합 예배’의 결과인가 생각하게 됐다.

공동체성이 강한 유대교에서는 회당예배를 전 세대가 함께 드린다. 가정과 회당과 공동체가 신앙 교육을 한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유대 교육의 기초이다. 자녀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부모와 공유를 해야 공감대를 이룬다. 신앙 교육이 교회에서 가정으로 연결되고, 함께 대화할 신앙의 주제가 주어진다. 신앙 교육은 교회가 아닌 가정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부모와 아이 세대가 공유하지 않는 신앙 교육은 뿌리가 없기 때문이다.

신앙 교육은 부모 세대의 삶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인적으로 전달된다. 부모의 가르침은 가슴에 새기고 교사의 가르침은 머리에 새긴다는 말이 있다. 부모의 신앙은 직접 보고 들으며 삶을 통해 증명되는 산 신앙이다. 세대 간 단절은 신앙과 삶의 비극을 가져 온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핵가족·한자녀·기러기 세대 등의 영향으로 갈갈이 나뉘어 있다. 자녀들이 주일학교 기관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예배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른들은 전혀 모르고 무관심하다. 함께 찬양하고 어울리는 것이 너무나 어색하여, 이제 분리되어야만 서로가 편안할 정도다. 이런 식으로 가면 세대 간 갈등과 분리는 더욱더 심화될 것이다.

오직 교회만이라도 통합하는 세대의 장을 만들어, 서로의 언어와 생각과 갈등을 들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대의 기술이나 환경을 앞서 나가는 것은 이제 교회의 일이 아니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대의 세대 갈등과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교회의 몫이 아닌가?

“아이들이 어른 예배에 참여하면 설교를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세대에 맞는 젊은 설교자들이 그들에게 맞게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참석하면 예배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 한국교회는 모두가 다 나뉘어 있다.

생각이 맞지 않고, 비전이 다르고, 세대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함께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럴듯한 이야기이지만, 너무나 세속적인 판단이 아닐까?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면 재미도 있고 공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모든 세대가 자기 은혜의 분량만큼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은 분위기와 환경 속에서 배운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깨닫는 것은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가능하다. 오늘날 목회자들은 세속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고 있다. 교회가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공동체가 살고 주 안에서 하나됨을 이루는 길은, 세대 통합 교육이 답이 아닐까?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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