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안효숙 전도사(왼쪽)와 황찬구 지부장. ⓒ운동본부 제공
지난 12월 29일, 새해를 앞두고 한 환자의 간절한 기다림이 이루어졌다. 안효숙(37·여) 전도사가 각막을 이식받아 새 빛을 되찾은 것.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영남신대(총장 오규훈 박사)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있는 안 전도사는 7살 무렵 원인 모를 열병을 앓은 후 시력을 잃어, 30년 간 확대경에 의지한 채 살아왔다.

그러던 지난해 7월, 각막에 철심이 박히는 사고를 당해 각막 이식수술이 시급하다는 의료진의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기증자가 나타나, 기적처럼 각막을 이식받게 됐다.

◈기적처럼 각막 이식수술

"제게는 정말 아무도 없었어요. 부모도 친척도 없고, 늘 혼자였어요. 삶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30여 년을 살아왔죠."

부모님의 이혼과 사망, 그리고 시작된 30여 년간의 외로운 인생. 안 씨는 늘 자신을 불운한 존재라 여겨 왔다. 어렸을 적 열병을 앓은 후 시력까지 저하된 안 씨는, 확대경 없이는 코 앞의 사물조차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시력을 지닌 채 살아왔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무렵, 하나님을 만나게 된 안 씨의 삶은 180도로 변화되었다.

◈"장기기증 서약, 남다른 의미"

지난해 5월 20일, 안효숙 전도사는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안 전도사는 영남신대 채플시간에 진행된 사랑의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통해 장기기증을 약속했다. 본인 역시 평생을 장애를 안고 살아왔기에 장기기증 서약이란 꽤나 남다른 의미였다고 한다.

"제가 비록 앞은 안 보이지만, 각막 외에 다른 장기는 꼭 기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어요. 대구지부 황찬구 목사님의 '빛과 생명을 잃어가고 있는 환우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물하자'는 설교 말씀에 힘입어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게 되었어요."

안 전도사는 생명나눔을 약속하고 자신도 언젠가는 새 빛을 선물 받을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게 되었다.

◈대구제일교회, 나눔으로 안 전도사에게 이웃사랑 전해

문제는 수술비였다. 400만 원이나 되는 큰 돈을 구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안 전도사를 위해 황찬구 대구지부장은 대구제일교회에 각막이식 수술비 지원을 요청했다. 마침 운동본부는 한국교회와 더불어 각막 이식수술이 필요한 환우들을 위해 모금을 하고 있던 차였다.

황찬구 지부장은 "대구제일교회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던 중, 안 전도사의 딱한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교회 의료선교부에서 선뜻 수술비 전액 지원을 약속해 주셨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수술비 지원을 약속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안 전도사는 기적처럼 기증인이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안 전도사의 간절한 기도와 소망대로, 지난 12월 29일 각막 이식수술을 받아 새 빛을 선물 받았다.

경제적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수술비를 지원해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대구제일교회뿐 아니라, 앞으로 더욱 많은 교회들이 나눔을 실천해 환우들에게 새 빛과 생명을 선물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효숙 전도사는 "제게 새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주신 운동본부와 대구제일교회에 감사드린다"며 "받은 사랑만큼 고통 받는 이웃들을 돌보고 나누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363-2114(내선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