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회개와 구원으로 이끈 절망 “우리가 어찌 할꼬”

입력 : 2016.07.27 17:47

권혁승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 할꼬 하거늘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계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행 2:37-38)

인간이 경험하는 절망은 두 종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좌절감을 안겨주는 생활의 절망이고, 다른 하나는 회개에 이르게 하는 영적 절망이다.

인간의 삶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크고 작은 문제와 더불어 살아간다. 이러한 문제들은 근심과 걱정, 불안과 초조감 등을 불러일으킨다. 문제의 심각성이 크지 않거나 문제를 해결할 나름대로의 힘이 있을 경우에 그것은 별문제 없이 극복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한계를 벗어난 문제에 부닥쳤을 때, 인간은 절망이라는 극단적 감정에 빠지고 만다. 그것이 생활의 절망이다.

오늘의 본문 속에 나오는 '우리가 어찌 할꼬'라는 예루살렘 사람들의 부르짖음은 대표적인 영적 절망이다. 그것은 절망이기 보다는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자연스럽게 느끼는 경외의 감정이기도 하다. 구약시대 예언자였던 이사야도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사 6:5)라고 하면서 자신의 절망감을 토로하였다. 베드로 역시 거룩하신 예수의 참 모습을 발견했을 때, 같은 절망으로 반응하였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5:8)

생활의 절망이든 영적 절망이든 모두 자신의 한계를 벗어난 무능력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절망은 결과에서 엄청나게 큰 차이를 보여준다. 생활의 절망이 자신에 대한 비관으로 빠져, 심할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는 불행한 사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적 절망은 구원에 이르는 근심(회개)이 되어, 영원히 다시 사는 새 생명의 놀라운 전환점을 갖게 한다.

생활의 절망이 삶의 환경에서 기인된 것이라면, 영적 절망은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것으로 구원에 이르는 거룩한 과정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두 절망 모두에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때로 생활의 절망에 억눌려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을 접하게 된다. 물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 이외에 다른 길을 찾지 못한 것이 원인이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통로를 보지 못한 것이 더 정확한 답이다.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계시면서 우리들에게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을 베푸시는 분이시다. 그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마련해 주신 것이 기도의 통로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제한 없이 열려있는 가장 기본적인 하나님의 도움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 모두가 그 길로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누구라도 기도의 문을 두드리기만 하면 즉시 응답해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어떤 절망도 하나님 안에서는 결코 절대적이거나 부정적일 수 없다. 모두가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거룩한 통로요 과정일 뿐이다.

예루살렘 사람들이 '어찌 할꼬'라고 하면서 부르짖은 것 자체가 성령께서 역사하신 결과였다.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하여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베드로가 전한 설교는 성령께서 함께 하신 성령 충만한 말씀이었다. 성령께서는 그 말씀을 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강하게 찔러 주셨다. 곧 성령께서 그들의 영적 무감각과 무지를 들추어내어 자신들의 영적 상태가 얼마나 절망적인가를 깨닫게 하신 것이다. 그런 절망을 불러일으키신 하나님께서는 그 문제에 대한 해결 역시 책임지시는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그런 절망을 경험케 하시는 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구원의 복을 받게 하시기 위함이다. 그날 예루살렘에서 베드로의 권면을 따라 자신들의 죄를 자백하고 구원을 받은 사람들이 삼천 명이나 되었고, 그 후에는 다시 오천 명이 구원받는 놀라운 역사가 있었다.

성령께서는 역설적으로 우리 자신의 무력감을 드러내어 스스로 절망하게 하시는 분이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구원을 얻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룩한 절망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아무리 큰 절망이라도 그 안에는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 겸손히 자신을 낮추면 누구에게나 보이는 통로이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회개이다. 회개는 절망에서 하나님의 희망으로 나아가는 입구이다.

권혁승 교수는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영문과(B. A.)를 나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 Ph. D.)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고 엔게디선교회 지도목사, 수정성결교회 협동목사,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으로 있다. 권 교수는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고전 4:16)을 목적으로 '날마다 말씀 따라 새롭게'라는 제목의 글을 그의 블로그를 통해 전하고 있다. 이 칼럼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해당 블로그에서 퍼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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