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아이디어(idea)란 우리가 이미 본 것, 듣거나 경험한 모든 것들이 그 원천이 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느끼고 개선하고 공감하는 것에 전력으로 몰입해야 합니다. 특히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능력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마음 속에 충만하게 넘치는 사고력과 상상력으로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성경 속 많은 위대한 인물들 중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아이디어로 창출하여 지금까지 영원히 기억되며, 심지어 믿지 않는 불신자들도 인정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부터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이끄는 과정에서,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모세의 과중한 업무를 보다 못해, 천부장과 백부장, 오십부장과 십부장 제도를 제안하여, 시간 단축과 업무 효율, 그리고 공정성과 지휘체계 및 행정업무를 수행했던 탁월한 아이디어 뱅크였습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주신 꿈을 통해 가족을 구원했으며,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비관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도 않았으며, 하나님께서 분명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과 분명 자신을 통해 이루실 거룩한 뜻이 있으심을 기대하며 늘 긍정적인 사고와 인내로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는 12형제 중 11번째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총애를 한몸에 받다 형들의 미움을 받고 머나먼 애굽까지 노예로 팔려갔습니다. 그러나 꿈을 잃지 않았고, 그 꿈을 통해 애굽의 총리가 되어 아버지와 가족을 구원합니다. 7년 풍년의 때에 곡식을 비축하자는, 애굽 백성들이 험악한 7년간 고난의 흉년을 슬기롭게 견딜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탁하며 신뢰하는 간절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야곱도 외삼촌 라반과 아주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지만, 믿음으로 충직하게 일함으로써 하나님께 풍성한 복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하나님께서 분명 자신에게 복을 주신다는 확신과 믿음을 가졌습니다. 특히 라반은 야곱이 기회를 틈타 단색 가축 떼를 얼룩덜룩하고 점이 있는 가축 떼와 섞이게 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멀찌감치 두 떼를 떨어지게 했습니다. 또 라반은 야곱의 외삼촌이자 장인이었음에도 사위를 무척 냉대하며 부정직하고 표리부동하여 대하는 것이 잔인할 정도여서, 그의 딸들도 이러한 점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라반은 돈만 아는 탐욕스런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야곱은 불공정한 삼촌의 처사에 화를 내는 대신,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두 떼를 이루는 거부가 되어 하나님께서 지시하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열왕기하 6장 5절을 봅시다. 한 사람이 나무를 베다 쇠도끼가 물에 떨어졌습니다. "아아! 내 주여 이는 빌려온 것입니다" 하면서 그가 고통스러워했을 때, 선지자 엘리사가 나뭇가지를 베어 물에 던져 쇠도끼를 떠오르게 함으로써 그 고통을 해결해 줬습니다. 정말 놀랍고, 신비스런 아이디어 아닌가요?

지금 세상에서는 개혁과 혁신을 외치며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오늘날 교회 안에서는 변화를 거부하거나, 예전 방식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하지만 별다른 효험이 없습니다. 무덤덤하여 무사안일과 묵은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태한 정신으로, 천하보다 귀하다는 한 영혼을 과연 구원할 수 있을까요?

교회는 어려운 성도들에게 힘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직장을 잃었거나 일을 하고 싶어하는 성도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결혼을 못한 청년들에게 믿음 안에서 서로의 짝을 찾아줘야 합니다. 가족을 잃어 슬픔을 당하는 성도들을 찾아가 위로하며, 기쁨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신앙에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는 살며시 다가가 주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고, 용기와 비전을 제공하여 주님 품 안에서 참 평안을 누리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름이 되면 다채로운 행사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주님을 핑계로 그저 친목회 같은 수련회와 세미나, 형식적인 영성훈련을 하고 있음을 개탄합니다.

교회는 세상보다 깊은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통하려는 열린 마음을 갖고 함께 아이디어를 구상해야 합니다. 차량부에서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어떻게 안락하고 편하게 모실지 생각해야 합니다. 또 새신자들을 위해,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해 늘 고심하며 기도한다면 아이디어가 넘쳐날 것입니다.

교회 안의 모든 부서는 주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성도들을 맞아야 할 것입니다. 부지런히 그들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합니다. 그럴 때 믿음은 더욱 단단해지고, 사랑의 꽃은 더욱 향기가 만발하여 세상이 소금과 빛으로 가득해질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성도들을 구박하거나 핀잔 또는 시기해선 안 되고, '일을 벌린다'거나 '잘난 척 한다'며 눈총을 줘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들에게 더욱 용기를 심어주고, 격려와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언사나 행동을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랑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식당에서 함께 밥 먹는 것으로 친교를 다 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의 친교는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가서 도와주고 위로해 주며, 다시 회복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 나눔이야말로 성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나눠 주신 달란트와 아이디어를 잘 활용함으로써, 복음을 위해 그리고 성도들과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면 우리는 새 시대 주님의 군병이 될 것입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