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경 등으로 한글 보급 및 교육
건국과 각종 계몽운동, 민주화 등도 기여
모든 문제의 대답, 성경과 기독교 신앙에

이은선
▲한복협 2024년 1월 월례회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 현장. 이은선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한복협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2024년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줄 수 있는 소망’이라는 주제로 2024년 첫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12일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는 김윤태 교수(신학위원장,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의 사회로 이은선 교수(안양대 신학대학원 명예교수)가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준 영향’을, 장동민 교수(백석대 기독교학부 역사신학)가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줄 영향’을 발표했다. 축도는 이정익 목사(명예회장, 실천신대 총장, 신촌성결교회 원로)가 했다.

이은선 교수는 “한국교회는 한국사회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했고 사회에서 크게 신뢰를 받아왔지만, 최근에 이르러 신뢰성을 상실해 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역사를 되돌아보며 신뢰성을 회복하고 복음을 능력 있게 전파하고 한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교회의 건강한 역할을 회복해야 하겠다”며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선교사 입국부터 한일합병(1884-1910)까지, 일제시대(1910-1945), 해방 후 대한민국 건설 시기(1945-1970),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운동기(1970-1990), 최근 시기(1990-현재) 다섯 시기로 나눠 살폈다.

이 교수는 “선교사들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의술과 교육을 통해 근대 문물을 전해 주어 근대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간접선교를 통해 복음을 전파했다”며 “기독교 학교가 세워지면서, 교육이 특수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이를 위한 것임을 일깨우며 공교육의 개념을 심었고, 남성뿐 아닌 여성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음을 일깨웠다. 또 민주시민을 양성하고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교육의 다양화를 가져오며 근대민주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했다.

또 한글과 관련해 “한글로 성경을 번역함으로써 한글문화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언더우드는 1890년 한영영한자전을 만들었고, 게일은 1894년 한글의 동사를 연구해 <한국말의 분법적 형식>(Korean Grammatical Form)을 썼고, 1896년에는 <한영사전>을 편찬했고, 베어드 목사 부인은 한글을 처음 배우는 이를 위한 <50가지 도움>(Fifty Helps)을 썼다. 성경은 1892년까지 57만 8천 권, 1936년까지 1,807만 권을 보급했고, 뿐만 아니라 찬송가, 기독교 교리, 전도문서, 각종 간행물도 한글로 인쇄됐다. 선교사들이 발행한 신문들은 기독교 교리와 서구 문화, 문명(농업, 육아법, 공업) 소개를 했고, 군애국적인 민족주의 사상을 심었으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심어 주어 근대국가로 발전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했다”고 했다.

이어 “일제시대에 한국교회는 지속 성장했고, 가장 적극적으로 실력양성운동과 민족계몽운동을 하는 가운데 독립운동에도 가담했다. 이 시기의 사립학교들의 대부분이 미션스쿨이었으며, 교육사업을 통한 실력양성운동도 지속 이루어졌다”며 105인 사건에서 기소된 123명 중 98인이 기독교인이었던 점, 3.1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기독교, 물산장려운동, 농촌 계몽 운동, 문맹퇴치 운동, 절제 운동, 야학 운동, 여성 계몽 운동을 이어간 기독교에 대해 소개했다.

이은선
▲발표하고 있는 이은선 교수. ⓒ한복협

또 신사참배에 대해 “일제는 신사참배를 국민의례라고 말하나, 신사참배는 분명하게 종교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신사참배는 배교의 길을 걷는 것이요 신사참배의 강요는 교회에 우상숭배를 강요하여 비기독교화하는 것이었다”며 “신사참배반대운동은 신앙적 지조를 지킨 운동이었으면서 동시에 일본의 천황의 폭력적 지배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자 우리민족의 민족정신을 지킨 독립운동이었다”고 평했다.

이어 “해방 이후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건국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신탁통치를 둘러싼 좌우파의 대립이 고조되었고, 혼란스러운 국가건설 과정에 한국교회는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건국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초기 한국의 기독교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내재적 모순을 타개하고 사회 정화 내지는 새로운 문물과 근대적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특히 “이승만은 기독교인이 국가 건설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남부대회에서 ‘기독교적 건국’ 메시지를 전했다”며 “기독교 건국이념은 국왕통치제도와 일제의 군국주의 유물사관과 계급투쟁에 중심을 둔 인민민주주의에 반대해, 자유민주주의를 적극 지지, 주장했다”고 했다.

아울러 “1970년대에는 민족복음화운동과 민주화운동에 기여했고, 반공과 경제 발전 고리를 국가와 협력하여 나갔다. 새마을운동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고, 다양한 기독교시민단체들이 조직되어 사회운동과 정치참여도 시작했다”며 “1990년대 이후에는 통일운동과 대안학교운동, 대통령 당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세계선교에 힘쓰며 한국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막기 위해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한국교회가 한국사회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있고, 이번에 지적하진 못했지만 회개해야 할 부분도 있다”며 “기여한 바는 더 건강하게 계승하고 회개할 부분은 더 깊이 회개해,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복음의 가치를 구현하길 바란다”고 했다.

장동민
▲발표하고 있는 장동민 교수. ⓒ한복협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상과 교회’를 제목으로 발표한 장동민 교수는 “팬데믹은 세상과 교회의 관계에 대해 영향을 주었다. 세상과 교회의 관계는 2천 년 역사 속에 늘 문제가 되어왔다”며 “주제에 들어가기 앞서 세상과 교회에 관한 성경의 원리부터 정리하려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세상의 것은 육신,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뿐 영원한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대를 본받거나 세상 풍조를 따르지 말아야 하고, 오직 위엣것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성경엔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는 구절도 많다. 하나님은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보내 구원을 선포하셨다.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태도는 이중적”이라며 “예수님께서 이를 잘 정리해 주셨다.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제자는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다. 세상에서 적극적인 삶을 요구하고 세상 일에 참여하며, 동시에 세상에 동화되지 않고 분리된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 비유를 들자면 코로나가 창궐한 가운데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며 병동에서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일하는 간호사와 같다”고 했다.

이어 “주님은 이러한 어려운 과업을 통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현하기 원하시고, 사람들을 구원으로 이끄시길 원한다”며 “또 공공의 제도와 조직에서도 정의를 드러내야 한다. 하나님은 분열된 세상을 치유하기 원하신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참여하는 것은 세상에 유익하고 공동체에도 유익하고 개인의 영성을 위해서도 유익하고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점진적으로 변하던 것을 가속화시켰다. 대표적 변화로 비대면 문화가 있다.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나, 광범위하고 빠르게 앞당겨졌다. 가장 심각한 위기는 기후위기로, 코로나 또한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한 결과 동물에 기생하던 바이러스가 인간 숙주를 만나게 된 것이다. 탈세계화 경향도 가속화됐고, 국내 사회적 양극화 현상, 갈등도 극심해졌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 문화에 대해 균형잡힌 분별력이 필요하다. 예배에 접근이 어려운 이들이 비대면을 통해 예배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신체와 신체가 마주칠 때 비로소 교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육신을 가진 인간임을 잊어선 안 된다”며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좇아 낮은 자의 고통에 동참하며, 자비와 정의가 실현되는 미래 사회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교회는 2011년을 기점을 성도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고, 코로나 때 이는 가속화됐다. 어떤 종교나 초월적 존재를 믿지 않는 탈종교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물리적 핍박은 없지만 신앙을 떳떳히 고백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기독교가 소수파가 됐다”며 “베드로전서는 소수파인 기독교인에게 주는 메시지가 가득하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이 우리를 보고 계신다는 사실에 두려워하기도 해야 하지만, 나의 잘못된 언행으로 복음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을 제왕적 제사장으로 부르셨다. 교회는 지금도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세상에 보낸 기관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세상은 교회를 미워해도 교회는 세상을 사랑하며, 적대적인 사람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온유와 겸손으로 최고의 선을 보이고, 고난 가운데도 소망을 가지며 선행과 소망의 이유를 물을 때 대답할 수 있도록 준비돼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고 양분돼 있다”며 “우리가 믿는 복음은 구원받아 천국 백성이 되는 것만이 아니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야 함을 포함한다. 삶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정치이념을 하위개념으로 두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보수나 진보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독교에서 유래했다. 기독교 신앙은 이념과 정치권력을 비판적 안목으로 보고, 기독교에서 출발한 가치를 감지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기독교와 정치가 동일시될 순 없다. 기독교는 절대성과 궁극성, 보편성을 가지지만, 기독교 가치를 품은 이념은 상대적 가치만을 가지며 사회 변동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고, 이념을 상대화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는 공동체성과 공공성이라는 두 가지 방향성에 대한 논의로 모아진다. 둘은 서로 긴장관계에 있으며 필요로 하는 긴밀한 관계”라며 “모든 문제에 대한 답, 지혜와 동력은 성경과 기독교 신앙이 가지고 있다. 소금은 녹아서 맛을 내어야 하고 빛은 등경 위에서 빛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박노훈 목사(회계, 신촌성결교회 담임)의 사회로 드린 기도회에서는 이용호 목사(지도위원, 서울영천교회 원로)가 메시지를 전하고, 원성웅 목사(중앙위원, 옥토교회 담임)와 신화남 장로(회원, 벧엘교회)가 각각 한국교회와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했다.

‘세 가지 명령’을 제목으로 설교한 이용호 목사는 “성경에는 수많은 하나님의 명령이 있다. 오늘은 세 가지 명령을 통하여 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너희는 거룩하라’,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지혜롭게 생각하라’ 세 가지를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