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출범 1주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범종교계가 조직한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가 출범 1주년 기념식을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했다. 본부장 감경철 CTS 회장,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등이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사회가 연일 초저출생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일생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05명이 감소했으며,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 전체 평균 0.78에 비해서도 낮다.

이러한 가운데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범종교계가 대책 마련을 위해 조직한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본부장 감경철 CTS 회장, 이하 출대본)가 출범 1주년 기념식을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등 정계와 정부 해당 사안 관계자인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 김영미 박사 등 각계에서 참석해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대책 마련과 대대적 서명 운동 등 여론 형성을 위한 노력을 펼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정책 제안 및 여론 형성에 앞장

본부장 감경철 CTS 회장은 “출산율 0.7명이 말하듯, 지난 1년간 드라마틱하게 저출생 대책이 이뤄지지 못했다. 출대본은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절벽 위기를 극복하고자 종교시설을 활용해 돌봄 공백을 메우는 일과 지역에서 종교가 공적 역할을 감당하는 일을 위해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출대본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선 종교시설 내 아동 돌봄을 위한 법률이 우선적으로 개정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지난 1년간 관련 법률 개정 서명 운동을 펼쳤다. 현재 예장 합동, 통합, 기감 등 23개 교단에서 3,210개 교회 약 27만여 명이 참여했다. 1차 서명분은 지난 9월 18일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실에 전달됐다.

감 회장은 “출생률과 아동돌봄 서비스 간의 연관성은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고, 종교시설은 돌봄사각지대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에 돌봄 공백 극복에 최적의 기관이라 확신한다”며 “이채익 의원과 김회재 의원께서 앞장서서 관련법 개정을 준비하고 계시다. 이번 국회 회기 중 처리되도록 지속적 서명운동을 확대하고 있고, 법 개정 이후에도 종교시설에서 아동 돌봄이 가능하도록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측에서는 출대본이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에 고심한 것에 감사를 전했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은 “저출생 문제는 정부 혼자만의 해결이 불가능하고 기업과 지자체, 민간단체 등이 나서줘야 할 중대 사안”이라며 “비판과 평가만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으로 힘을 모아준 곳은 종교계가 유일했다. 정부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10만 개 종교시설 돌봄에 활용

출대본은 그간의 연구를 정리해 <2023 대한민국 저출생 극복을 위한 정책제안>을 지난 4월 발간했다. 17개의 정책을 제안했는데, 출산율 반등을 위한 우선 과제로 ‘0~3세 영유아 돌봄’에 주목했다. 전국 어린이집이 2017년 40,238개에서 2022년 연말 현재 30,923개로 5년 만에 9,315개소(23.1%)가 감소한 상황에서, 전국에 산재한 10만여 개 종교시설을 이용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면 돌봄공백을 일시에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3개 부처로 분산된 돌봄 체계를 통합할 것 ▲(가칭) 아동돌봄청을 신설할 것 ▲돌봄 수요자가 이용을 희망하는 시간에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 ▲돌봄 종사자 처우를 개선할 것 ▲공공형 실내놀이터를 확충할 것 ▲소아청소년 의료지원과 행동발달 장애아동을 위한 대처를 할 것 ▲돌봄서비스의 지역 편차를 극복할 것(특히 농어촌 지역 다문화 아동 지원) ▲출산과 양육비용 지원을 확대할 것 ▲지역 아동센터 프로그램을 표준화할 것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을 지원할 것 ▲기업문화를 개선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날 영상으로 축사를 전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기독교계의 결단이 범종교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이채익 의원은 “종교계가 뜻을 모아 화합과 연합의 정신을 일깨워 줬다”고, 김회재 의원은 “예비 부모의 가장 큰 부담인 아동 돌봄에 대한 대책 마련에 감사하다. 국회도 입법과 정책 마련에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김의식 예장 통합 총회장은 “초저출생 난제 해결은 오직 한국교회만이 할 수 있다. 반드시 해결하자”고 각오를 전했다.

이날 기념식은 우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철 감독회장, 권순웅 목사, 소강석 목사, 이영훈 목사, 김진오 CBS 사장 등이 발언하고, 2부는 장헌일 원장(출대본 기획위원장)의 사회로 권도갑 교무(행복한 가족 이사장), 최일도 목사(다일복지재단 이사장), 마가 스님(사단법인 자비 명상 이사장)이 종교의 역할을 논하는 토크쇼를 진행했다. 이후 CTS 부사장 변창배 목사의 경과보고와 서명식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