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수도원 폐쇄 앞두고 정교회-정부 갈등 심화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러시아정교회 측과의 ‘영적 유대’ 여부 논란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정교회. ⓒ픽사베이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정교회. ⓒ픽사베이
우크라이나의 한 수도원에서 정교회 신자들과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정교회(Ukraine Orthodox Church, 이하 UOC) 신자들로 구성된 수십 명의 시위대는 지난 7월 4일 키이우(키예프) 동굴 수도원 단지에 있는 여러 건물을 점거하고 공무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정교회 성직자들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면서 1천 년 된 페체르스크 라브라 단지도 그 대상이 됐다. 일부 성직자들은 스파이 혐의로 기소가 되기도 했다.

UOC는 이후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고 모스크바(러시아정교회)로부터 완전한 행정적 독립을 선언했으나, 정교회 지도자들은 여전히 모스크바와 ‘영적 유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정교회 기독교인들은 모두 슬라브 기독교의 뿌리를 10세기 키이우의 대량 세례에 두고 있으며, 키이우 페체르스크 라브라와 특별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지난 2023년 3월, 소련 붕괴 이후 이 수도원을 소유해 온 우크라이나 정부는 UOC와 임대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우크라 문화부는 약 700명의 정교회 사제와 주요 신학대학의 학생과 직원, 부지에 있는 박물관, 대성당 및 기타 교회 근로자들을 퇴거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언론의 주목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다른 정교회 수도원으로 이동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 

UOC의 니코딤 칼롱저(Nilodim Kalonger)는 릴리저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모든 역경에 맞서 라브라에 있다. 이곳은 우리의 집이고, 우리가 이 안에서 영원히 살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UOC의 변호사인 니키타 체크만(Nikita Chekman) 대주교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UOC 퇴거에 대한 법원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건물을 봉쇄하려는 위원회의 움직임은 불법”이라며 “명시된 상황에서 사제의 퇴거, 근거 없는 폐쇄 및 구내 접근 제한에는 형사 범죄의 징후, 즉 자의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 문화부는 자체 성명에서 “경찰의 건물 접근을 차단한, 알려지지 않은 이들에 대해 ‘예방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 한편 사제들은 최근까지 예배에 필요한 아이콘과 의복을 만드는 상점을 수용해 왔다.

이에 칼롱거는 “건물이 교회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고 순례자에게 물품을 판매하는 승려에게 수입을 제공하기 때문에 종교 공간으로 간주돼야 한다”며 “5일 정오에 수백 명이 건물 밖에서 기도하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CT는 “수도원을 둘러싼 싸움은 UOC와 키이우 총대주교구 산하 우크라이나정교회(Orthodox Church of Ukraine, OCU) 간의 더 큰 분열을 반영한다”며 “4월 UOC의 대표인 블라디카 앤소니(Vladyka Anthony) 대주교는 RNS와의 인터뷰에서 “두 단체 사이의 교구 전환이 사제들 간 폭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12월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UOC 활동을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됐으나 결코 채택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우크라 종교자유연구소 막심 바신(Maksym Vasin) 전무이사는 이를 “정부는 그 시점까지 UOC의 종교 자유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키이우 페체르스크 라브라의 메트로폴리탄 파블로(Metropolitan Pavlo) 전 수도원장은 종교적 적대감을 선동하고 러시아의 지속적인 우크라 침공을 부인한 혐의로 4월 1일부터 가택 연금 상태이며, 특정 사제와 계층의 경우 전쟁을 정당화하는 러시아 선전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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