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전도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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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투 DB

▲이경섭 목사. ⓒ크투 DB
◈생사여탈권자

전도자는 사람들의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을 쥔 자들이다. 너무 과한 말로 들리지 모르나, 그들이 가진 ‘구원의 복음’ 때문이다. 그들이 그것을 사람들에게 주어 그들이 구원을 받고, 그것을 주지 않으므로 구원을 받지 못한다.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러 가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요 20:23)”고 한 것은 ‘죄 사함의 복음’을 가진 그들에게 생사여탈권이 있다는 뜻이다.

혹 어떤 이들은 ‘사단의 사역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다른 복음’을 주어 그들을 저주에 빠뜨리기도 한다(갈 1:8). 예수님이 율법주의를 가르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에겐 “너희는 교인 하나를 얻기 위하여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생기면 너희보다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 하는도다(마 23:15)”라고 한 것은 다른 복음을 전하는 그들이 사람을 지옥에로 이끄는 자들임을 말한 것이다.

사도 바울 역시 다른 복음을 전하는 이들을 향해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의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갈 1:8-9)”라고 저주를 하는 것은 그들이 천하보다 귀한 생명들을 멸망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이 말씀들을 보며 전도자에게 ‘생사여탈권’이 있다는 말이 조금도 지나친 말로 들리지 않으며, 생명으로 인도하는 바른 전도자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성령사역자

오늘날 교회 안에서 많이 회자되는 용어 중 하나가 ‘성령 사역’이며, 이 단어만큼 곡해되는 것도 많지 않다. 대개 ‘성령 사역(The Holy Spirit Ministry)’이 표방하는 것은 ‘신유(神癒), 예언, 기름 부음’ 등 ‘성령의 은사적 측면’과 결부된다.

이런 그것의 경향성이 ‘성령의 역사(the works of the Holy Spirit)’를 축소 왜곡시키는데 일조했다. 그것(성령 사역)을 꼭 쓰고 싶으면 ‘삼위일체 성령의 사역(the works of Holy Spirit the Trinity)’이라 함이 좋을 듯하다.

전자가 인간이 주체가 되어 성령을 활용해(?) 무엇을 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현현’으로 이뤄지는 ‘성령의 역사(the works of the Holy Spirit)’를 뜻한다. 그리고 그 ‘삼위일체의 현현(presonce, 顯現)’은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서 된다.

사도 바울이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권하는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한다(고전 2:4)”는 말은 ‘복음’과 ‘삼위일체 성령의 나타남’과의 상관성을 말한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이 사람 되어 우리를 위해 죽으신 성자 그리스도’라는 복음을 전할 때 ‘삼위일체 하나님’이 현현되며, 죄인이 그 현현된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어 구원을 얻는다. 여기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현현’과 ‘죄인의 구원’은 서로 맞물렸음을 알 수 있다.

곧 죄인이 ‘성자 말씀이 육신을 입고 죽으셨다’는 복음을 믿어 하나님과 화목 될 때,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게 되어 구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는 성경이 ‘하나님을 아는 것’과 ‘구원’을, ‘하나님을 모르는 것’과 ‘멸망’을 동일시한 데서 확증된다.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고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고전 1:21)”.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과 우리 주 예수의 복음을 복종치 않는 자들에게 형벌을 주시리니 이런 자들이 주의 얼굴과 그의 힘의 영광을 떠나 영원한 멸망의 형벌을 받으리로다(살후 1:8-9).”

따라서 진정한 ‘성령 사역’이란 복음의 선포로 삼위일체 하나님이 현현되고, 그 결과 죄인이 성령으로(through the Spirit) 예수 그리스도를 믿도록 하는 것이다.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 12:2)”, “하나님이 처음부터 너희를 택하사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과 진리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하심이니(살후 2:13).”

고넬료 집에서 베드로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말할 때 성령이 회중위에 내리신 것은(행 10:43-45)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말하면 반드시 성령이 임한다는 것을 표적(sign, 標的)으로 보여준 것이고, 진정한 ‘성령사역자’란 ‘복음 전도자’임을 가르친 것이다.

그리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현현’은 ‘구원’과 더불어 ‘성령의 부어짐(an anointing from the Holy Spirit)’, ‘신유(神癒)’ 등을 수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삼위일체 현현의 결과’이지, 소위 성령 사역자들의 주장처럼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성령 사역’의 진정한 의미는 무슨 떠들썩한 은사 운동이 아닌, 복음전도를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현현과 그로 말미암은 ‘성령으로의 믿음’과 ‘구원’을 얻게 하는 것이다(물론 거기엔 다양한 ‘성령의 은사들’이 수반되기도 한다). 진정한 ‘성령의 사역자’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자’이다.

◈성령 훼방

앞서 ‘성령의 사역’이 ‘복음을 통한 삼위일체의 현현’이라고 했다면, 그 반대 개념은 ‘삼위일체 성령의 현현’을 막는 ‘성령 훼방’이다. 성경은 그것을 ‘사함 받지 못할 죄’로 규정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the blasphemy against the Spirit)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마 12:31).”

‘성령 훼방’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성령사역자들’은 대개 ‘신유’나 ‘방언’같은 ‘성령의 은사적 측면’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삼위일체의 현현’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직결되듯, ‘삼위일체의 현현’을 막는 ‘성령 훼방’ 역시 ‘복음’과 연관된다.

곧 그것은 ‘삼위일체 성령의 현현’을 갖다 주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왜곡하거나 부정할 때 생겨난다. 먼저 ‘소극적인 성령훼방’이 있다. 이는 개인이 그리스도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서 범한다.

복음이 증거되는 곳엔 반드시 ‘성령의 권고(the recommendation of the Holy Spirit)’가 따르는데, 불신자는 그것을 거부함므로 ‘성령을 훼방’한다. 그러나 한때 그 ‘성령의 권고’인 ‘그리스도 복음’을 거절했다고 사함 받지 못할 ‘성령 훼방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가 끝까지 ‘불신앙자’로 남는다면 ‘성령 훼방자’가 되지만,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그는 이 죄에서 벗어난다.

둘째, ‘적극적인 성령 훼방죄’가 있다. 복음 전도를 막거나 복음을 왜곡시킴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현현’을 막는 죄이다. 예수님 당시의 서기관 바리새인들과 회심(悔心) 전의 사도 바울, 그리고 율법주의 같은 이단이 여기 해당된다.

이 역시 한때 그랬다고 사함 받지 못할 ‘성령 훼방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그 죄에서 벗어난다. 사도 바울도 한때 ‘훼방자’였다가 그리스도의 긍휼을 입어 그 죄에서 벗어나 ‘성령의 사역자’가 됐다.

“내가 전에는 훼방자요 핍박자요 포행자이었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 우리 주의 은혜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넘치도록 풍성하였도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3-15). 할렐루야!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대표,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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