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가족 구성원들을 위로하고 지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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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기를 극복하는 건강한 가정

ⓒKlara Kulikova/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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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살다 보면 많은 위기를 경험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 위기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이후 더 잘 되고 잘 풀리게 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이는 오히려 모든 부분에서 와르르 무너져 아주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미국 내브라스카 대학에서 연구한 ‘행복한 가정의 특성’ 결과를 보면 ‘위기 극복’이 들어 있다. 건강한 가정은 위기를 만날 때 건강한 가정의 위로와 지지로 이겨내는 반면, 건강하지 못한 가정은 위기 때 서로 지지하고 위로해 주는 기반이 없다 보니 오히려 서로를 원망하고 서로에게 비난을 쏟아내다 가정이 깨어지고 힘들어진다.

힘든 시기를 지나는 가정 구성원들은 자신만 이해받지 못한 채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자신과 상호 작용하는 가까운 가족에게 원망을 돌리고 그들을 비난하게 된다.

그런데 가족은 각 구성원이 모여 있지만 각각의 합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큰 유기체로서의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힘든 나를 대하고 있는 가족들도 힘들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라는 외부적 어려움이 있었을 때 가족들은 한 사람만 힘든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매일 심심하고, 친구를 못 만나서 힘들고,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것이 재미가 없을 수 있다. 부모는 어떠한가? 하루종일 부부가 같이 있다 보니 삼시 세끼 밥을 지어 먹어야 하고, 자신만의 시간이나 공간 없이 함께 부대끼다 보니 짜증이 많아진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은 일이 진전되지 않고, 일을 하려 할 때마다 배우자가 자꾸 불러 일을 시킨다.

이런 경우 한 사람만 힘든 것이 아니다. 모두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자칫 잘못하면 서로 힘든 점을 공감해 주고 지지해 주기보다, 자꾸 배우자를 탓하게 되거나 아이들을 희생양 삼아 혼내는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행복하고 따뜻한 가정이 아니라, 서로 상처를 주고 더 힘들게 만드는 가족이 되어 버린다.

필자의 가정에는 올해 여러 이슈들이 있다. 이사를 가야 하는 것도 있고, 아이들이 진로를 바꾸는 일, 그리고 해외로 가야 하는 아이, 학교를 옮겨야 하는 아이 등 여러 일들이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이런 여러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서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필자의 아들이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으니 상담을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안 좋은지 들어본 후, 상담을 받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말해준 다음 필자는 생각하게 됐다. ‘지금 우리 가족들이 함께 힘들어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서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수 있겠구나. 각자 힘든 것을 버텨내고 있지. 어떻게 해야 이 시기에 우리 가족이 함께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을 하다가, ‘가족의 시간’을 만들어 각자 어려운 점을 나누며 격려해 주고 기도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저녁 우리는 가족회의를 했고, 각자 돌아가면서 요즘 어떤 부분이 힘들고 어려운지 나눴다. 함께 이야기하면서 가족 구성원들 안에 있었던 오해도 풀 수 있었고, 각자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 중 가족의 지원과 사랑이 더 많이 필요함도 알게 됐다.

서로 어려움을 나눈 다음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후에는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을 위해 기도해 주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지치고 힘들어 보이던 온 가족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 것이다. 가족이 함께 지지하고 격려하는 힘으로 인해, 눈빛과 표정이 평안하고 용기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상담사로 일하는 필자는 가족들이 순기능할 때, 얼마나 아름다운지 많이 보게 된다. 반대로 가족이 역기능 적일 때, 얼마나 파괴적인지도 종종 보게 된다.

가족들 각자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서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지지자와 위로자가 되려면, 가족 간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소통 부족이나 건강하지 못한 소통으로 그것을 읽어내지 못하고 서로에게 오히려 생채기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소 가족 구성원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소통이 되지 않을 경우 소통의 내용보다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서라도 자꾸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여성은 남편이 공감을 너무 하지 못한다면서, 소통을 위한 상담을 받고 싶다고 요청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남편만 자신을 공감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도 잘못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어 남편에게 공감하지 못했음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소통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적이다. 나는 옳다고 생각하며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상 나의 소통 방식은 내가 잘 볼 수 없기에, 나의 잘못된 부분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제3자를 통해 나의 소통 방식을 보면, 내가 보지 못하는 나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이상 기후로 더 살기 어려워졌다. 이럴 때 잘못 하면 가정들이 더 깨어지기 쉽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쉬워진다. 그러므로 좋은 소통을 통해 위기에 처한 가족 구성원들을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지지해 줌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 나갈 수 있길 바란다.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부학장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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