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해자가 ‘신천지’라 해도, 살인 옹호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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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 정읍에서 한 40대 남성이 전처·처남댁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과 관련, 기독교계 일각에서 마치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가해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전) 아내가 종교에 너무 빠져서 화가 났다”고 진술했는데, 여기서 거론된 종교가 신천지였기 때문이다. 즉 피해자가 신천지에 빠진 것이 사실이라면, 가해자가 살인을 저지른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논리다.

먼저 분명히 전제하고 싶은 점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잘못된 교리를 전파하거나 가정을 파괴하거나 반인륜적 행위를 저질러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이단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고 해도, 그것이 그에 대한 살인행위를 정당화해 주는 명분이 될 순 없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이번 살인의 결정적 이유가 신천지인지도 불분명하다. 그것은 아직은 가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어떤 증거도 없으며, 경찰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아내도 아닌 이혼한 전처(가해자는 “아내와 같이 살고 있었고 위장 이혼을 한 상태였다”고 진술했지만, 이 역시 아직은 가해자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의 종교 문제 때문에 전처뿐 아니라 전 처남댁까지 살해하고 전 처남까지 중상을 입혔다는 것도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기독교인들은 우리 자신도 종교 자유에 대한 폭력적 박해의 피해자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무수히 그래 왔고, 지금도 이슬람권과 힌두권, 그리고 미전도종족들 사이에서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심지어 가족들에게서도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 때문에 폭력과 살해를 당하고 있다. 종교 자유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종교의 집안에서 기독교 신앙을 갖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가 여전히 존재한다.

기독교계는 이러한 사건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피해자가 신천지에 빠졌다는 이유로 섣불리 피해자를 비방하거나 가해자의 살인 행위까지 옹호해선 안 된다. 이단과 사이비 교리에 대해서는 성경적 진리로 엄밀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온유와 두려움과 영혼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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