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전 세계 식량 가격 10년 만에 최고 수준
코로나19보다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은 상황
팬데믹 관련 영양실조, 매일 어린이 250여 명 사망

월드비전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서 월드비전 직원이 영양실조인 아이를 치료하고 있다. ⓒ월드비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이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가격 상승이 전 세계 식량위기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월드비전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취약계층을 향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식량 쇼크: 코로나가 야기한 식량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5월 세계 식량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 가격은 지금도 상승하고 있다.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 소득의 감소, 붕괴된 식품 공급망으로 인해 전 세계는 아동 영양실조 대유행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에 월드비전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식품 공급망을 확대하고, 소득증대 사업을 통해 가정의 경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31개국 10개 주요 품목의 비용을 비교하여 각 국가별 식품가격 대비 노동시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인들은 10개 품목 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평균 1시간을 일하지만 시리아는 3일, 남수단은 8일을 일해야 했다. 바나나 가격은 남수단 하루 임금의 58%, 차드의 경우 61%에 이르렀다.

식품 가격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평균적으로 영국 2.9%, 미국 3.6%, 일본과 캐나다는 4.8% 상승한 반면, 미얀마 54%, 레바논 48%, 모잠비크 38.3%, 시리아는 29%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인플레이션과 소득 감소는 전 세계 30억 명의 사람들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게 했다.

국제월드비전 인도주의사업 총괄 책임자 저스틴 바이워스는 “코로나19는 실직과 가정의 소득감소를 야기했고 이로 인해 수백만 가구가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 세대에 걸친 최악의 기아 위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성장기 아동들은 성인보다 더 많은 영양소를 필요로 하고, 굶주림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빨리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다”며 “가정에 닥친 굶주림의 위기는 조혼, 아동 노동과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기에, 아동 보호를 위해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약 1억 6,100만 명이 영양실조를 겪었고, 이는 2019년 대비 약 25%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아프리카, 중동, 남미 전역 4,100만 명은 식량 불안정, 기근 경고 단계와 같은 긴급한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 수가 더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1분당 7명이 사망하는 반면, 영양실조로 1분당 11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와 식량 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굶주림이 이미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극적인 상황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며 “국제사회는 취약한 아동과 가정들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비전은 지난해 29개국에서 1,200만 명을 대상으로 식량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또 전 세계 정부와 공여 주체들이 식량 가격 상승에 적극 대응하고, 식량위기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