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기도했다가 정직된 美 코치, 연방 법원서 패소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법률 대리인 “항소하겠다”

▲지난 2015년 12월 브레머튼 교육구를 상대로 고용기회평등위원회에 진정서를 보낸 조 케네디 코치.   ⓒ리버티 인스티튜트 제공
▲지난 2015년 12월 브레머튼 교육구를 상대로 고용기회평등위원회에 진정서를 보낸 조 케네디 코치. ⓒ리버티 인스티튜트 제공

경기 후 학생들과 기도하지 말라는 학교 측의 명령에 불복해 정직을 당한 고교 풋볼 코치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학교 당국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널드 레이튼(Ronald Leighton) 연방 판사는 최근 조 케네디(Joe Kennedy) 풋볼 코치의 사건에서 브레머튼 교육구의 약식 판결 신청을 허가했다. 약식 판결이란 최종 판결에 이르지 않고 재판 도중 소송 사건을 기각하는 판결을 의미한다.

레이튼 판사는 판결문에서 “종교적 표현이 ‘정부가 종교를 지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경우, 교육 당국은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주 브레머튼 소재 브레머튼고등학교(Bremerton High School)의 풋볼 코치인 조 케네디(Joe Kennedy) 씨는, 2008년부터 7년 동안 매주 금요일 경기가 끝난 후에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단체로 기도하는 것을 팀의 전통으로 만들어 왔다.

해군에서 20년간 복무한 케네디 코치는 원래 매 게임 후 50야드 선에서 혼자 기도해 왔는데, 여기에 학생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지역 라이벌 팀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기도에 대해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맺은 약속과 같은 것이었다”면서 “매 게임 후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브레머튼 교육구는 브레머튼고등학교로 서한을 보내 이 기도를 금지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경기를 마친 뒤에도 케네디 코치는 학생들과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그러자 상대팀 선수들과 학부모, 응원단까지 모두 운동장으로 내려와 동참했다.

그날 케네디 코치는 “주님, 이 학생들과 이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베푸신 복으로 인해 감사합니다. 우리는 라이벌로 경쟁하지만, 형제일 수 있습니다”라고 기도했다. 그는 “양팀이 함께 운동장에 내려와 기도에 동참하는 장면을 보는데, 믿을 수 없었다”면서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나 에런 리벨 교육감은 “케네디 코치의 기도는 국가와 교회를 분리하고 있는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풋볼 지도자들은 공개 기도 행사를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네디 코치가 기도를 계속하자, 결국 그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에 케네디 코치는 지난 2016년 “학교에 고용된 직원으로서 가진 종교적 의사를 표시할 권리를 학교 측이 침해했다”며 해당 교육구를 고소했다.

케네디를 변호해 온 비영리단체 퍼스트리버티연구소(First Liberty Institute)는 이 같은 판결에 다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베리(Mike Berry)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연방 법원의 이번 결정에 실망했으나, 케네디 코치를 위한 정의를 실현해야 할 우리의 의무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는 약 5년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풋볼 경기의 코치 역할을 잃어야 했다. 미 해병 출신으로 코치가 된 그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해고당할 염려 없이 공공장소에서 기도하기’ 등 개인의 종교적 표현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싸워 왔다. 우리는 이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

케테디 코치의 사건은 그가 지난 1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며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교육부는 공립학교에서 교사나 학생들이 기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전국의 학교에 알릴 것”이라고 밝히고, 기도할 권리를 보장하는 새로운 지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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