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세계관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세계관

헤르만 바빙크 | 김경필 역 | 다함 | 248쪽 | 15,000원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세계관>은 쉬운 책이 아니다. 철학과 신학적 지식이 없으면, 읽어도 소화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1904년 초판이 나온 뒤, 절판되지 않고 지금까지 여전히 전수되고 있는 바빙크의 책은 읽어 봐야 할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이 책 내용은 저자의 1904년 신학교 총장 취임 연설 중 일부분이다. 이 책은 3개 장으로 되어 있다.

1. 사유와 존재: 인식론적 논의(존재는 어떻게 존재하고, 인식되는가?)

2. 존재와 생성: 목적론적 논의(존재와 생성에는 어떤 목적이 있는가?)

3. 생성과 행동: 의지론적 논의(규범과 윤리는 무엇인가?)

이 책은 바빙크가 다루려고 한 첫째 존재의 문제, 둘째 생성의 문제, 셋째 행위의 문제를 다룬다.

바빙크가 이 책을 저술한 이유는 무엇인가? 바빙크가 살던 당시 범람하던 세계관 속에서, 무엇이 바른 진리인지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바빙크는 그리스 철학 당시 이미 논리학, 자연학, 윤리학이 구분되고, 사유와 존재, 존재와 생성, 생성과 행동에 대해 숙고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니체, 헤겔, 다윈, 칸트, 마르크스의 사상을 논박한다.

즉 자연의 실재성, 인간의 지성적 이해와 의지, 행동의 규범은 창조주 하나님의 지혜에 기초해야 근거가 있고 제대로 이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빙크는 사람들이 유물론과 유심론, 원자론과 역본설, 율법주의와 반율법주의 사이에서 좌우로 치우치며 사는데, 이런 현실 속에서는 자신과 세계, 그리고 삶과 화목하게 하는 지혜를 가질 수 없다고 말한다.

바빙크가 특별히 세계관을 다룬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세계관은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둘째, 사람은 세계관 없이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하고, 하나로 통합해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삶의 방향과 목적과 동기와 이유는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바빙크는 사유와 존재의 관계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 철학의 역사에서 사유와 존재는 둘 중 하나가 희생됐다고 말한다.

사실 사유와 존재의 일치가 있어야 하는데, 믿음으로 사유와 존재의 조화를 수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든 존재하는 것의 최종적 관념 혹 원리는, 하나님을 추구하고 있음을 간과했다고 말한다.

바빙크
▲헤르만 바빙크.
바빙크는 존재와 생성의 관계, 하나와 다수, 하나님과 세계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 유일한 해결책은 기독교 신앙적 토대에서 발견될 수 있는데, 생성이 존재에게, 그리고 존재가 생성에게 희생되었다고 지적한다.

바빙크는 생성과 행동의 관계 문제가 칸트의 자율적 도덕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바빙크는 곳곳에서 칸트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칸트는 도덕 법칙을 인간 본성의 본질이라는 다른 토대 위에 세우려 했다. 지성은 경험적 실재에 매여 있었고, 경험적 실재를 넘어설 수 없게 했다고 비판한다.

칸트는 실천적 이성, 즉 마음과 양심으로 절대적인 법칙과 이상적 규범들에 매여 있다고 느끼고, 도덕적인 매여 있음은 인간 본성에 기반한다고 믿게 했다고 지적한다.

칸트는 세계 전체가 하나님에 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 도덕의 토대를 인간의 본성 안에서 찾도록 하였고, 결과적으로 도덕 법칙들의 근원과 본질을 설명하는데 있어, 하나님이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이끌었다고 꼬집는다.

그래서 바빙크는 칸트가 인간을 자율적인 존재로, 자기 스스로의 입법자로 만들었다고 꼬집는다.

바빙크는 “교회 없는 신학은 죽은 것이고, 신학 없는 교회는 시들고 만다”고 하였는데, 21세기는 “교회 없는 세계관은 죽은 것이고, 세계관 없는 교회는 시들고 만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앞으로 세계관 전쟁 속에 교회가 살아남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른 신본주의적 세계관을 가지고 온전히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김영한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Next 세대 Ministry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