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기도 베이직
교사 기도 베이직

이정현 | 생명의말씀사 | 128쪽 | 8,000원

“교사가 기도를 시작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정현 목사가 그의 책 <교사 기도 베이직> 커버 페이지에서 던지는 질문입니다.

이정현 목사는 23년간 교회학교 교육을 담당했던 교육 전문가입니다. 군산드림교회 교육 디렉터로 일하면서 ‘교회학교 학생 수를 100명에서 1,600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실 수적 성장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기도의 열매로 교회학교의 부흥을 설명할 때, 주로 수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직관적이지만, 부흥이 곧 수적 성장이라는 왜곡된 시각을 갖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저자가 1부 ‘왜 교사에게 기도가 생명인가’에서 소개하는 사례들은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거창 시골 마을에 1천 명의 아이들이 몰리는 기적은 목사님의 기도 때문이다(18쪽)”, “처음에 교회학교 교사가 230명이었는데, 지금은 430명을 넘어가고 있는 드림교회의 비결은 기도다(30쪽)”, “수련회 시간에 기도회를 10-20분으로 끝내는 교역자는 자신의 기도 상태를 점검하고 사역자로서 준비되어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를 권면한다(21쪽)”.

의인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큰 역사로 어떻게 자기의 능력을 나타내셨는지 기쁨으로 간증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것이 교회학교 교사로 하여금 기도의 열정을 불태우게 만든다면, 도전을 심어주고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면 무엇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 저자는 이런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의 1부를 조심스럽게, 하지만 열정적으로 썼을 것입니다. 또한 많은 분이 도전을 받고 “오로지 기도하는 일에 힘쓰리라” 다짐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 교사에게 기도가 생명인가’라는 제목에서 간절히 듣고 싶은 이야기가, 단지 교회학교 교사나 학생의 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혹은 얼마나 오래 그리고 길게 기도했는지에 있을까요?

주님께서 피로 사신 영혼을 인도할 책임이 있는 교사에게 하나님을 의뢰하고 붙드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지 성경을 통해 보여주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얼마나 크고 풍성한 은혜를 약속하셨는지 기록된 말씀으로 확증하는 것이 필자가 더 듣고 싶은 이야기인지라,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한 것입니다.

저자는 책의 나머지 부분인 2부 ‘교사들이여, 이렇게 기도하라’에서 교사들을 위한 여러 기도문을 제공합니다. 몇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했는데, ‘교사 자신을 향한 기도, 반 학생들의 믿음을 위한 기도, 반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위한 기도, 반 학생들의 가정을 위한 기도, 어려움 가운데 있는 아이들을 위한 기도, 우리 반을 위한 기도, 우리 부서를 위한 기도’ 등입니다.

교회학교 교사들이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종종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할지 몰라 일반적이고 형식적인 기도를 짧게 하고 마는 것도 사실입니다.

책에서 7가지로 분류한 교사의 기도 제목은, 기도하는 모든 교회학교 교사들이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할지 풍성한 예시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아주 유익합니다.

항목마다 3개에서 6개의 기도문이 기록되어 있는데, 가령 ‘교사 자신을 향한 기도‘에는 ‘교사로서 온전한 사명 감당하길 원합니다!, 교사인 제게 온전한 믿음을 주세요!, 교사로서 제 삶이 먼저 본이 되게 해주세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사랑과 인내를 부어 주세요!’ 이렇게 네 가지 기도 제목으로 시작하는 기도문이 담겨 있습니다. 또 각각의 기도문에는 기도에 합당한 말씀 한 구절이 적혀 있습니다.

기도
▲기도하는 여성. ⓒBen White
총 30개 기도문을 통해, 저자가 강조하는 기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철저히 하나님 앞에 낮아지고 겸손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자세입니다.

“하나님, 수많은 사람 가운데 저를 택하여 교사로 세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교사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제 힘이나 지식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능력과 은혜 덕분임을 믿습니다(52쪽)”.

둘째, 하나님 앞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회개합니다. “하나님, 우리 반 아이들 가운데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 저도 모르게 착하고 잘 따라오는 아이들은 잘해 주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차별할 때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저의 부족함과 어리석음을 회개합니다(58쪽)”.

셋째,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합니다. “하나님, 우리 반 아이들 가운데 하나님을 떠나 있는 불쌍한 영혼들이 있습니다. … 저는 그 아이들의 형편과 상황을 잘 모르지만 하나님이 그들의 모든 처지를 다 알고 계심을 믿습니다(70쪽)”.

넷째, 확실한 구원관을 가지고 학생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오직 구원은 우리 죄를 위해서 피 흘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로만 가능함을 믿게 해주세요(62쪽)”. “비록 몇몇이 구원의 선상에서 비켜난 모습일지라도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이 그 영혼들에게 나타나서 다시 주님께 나아오며, 구원을 체험하길 원합니다(71쪽)”.

다섯째, 매우 구체적으로 아이들의 필요를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나쁜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우리 반 모든 아이가 학교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77쪽)”.

“인간의 기술과 방법을 뒤로 하고, 더욱더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가운데,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지혜와 명철이 풍성하길 원합니다(81쪽)”. “하나님, 시험 기간에 우리 아이들 안에 있는 불안한 마음, 근심, 걱정, 경쟁심, 이기심은 모두 사탄의 전략임을 압니다. … 먼저, 우리 아이들에게 시험 기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주세요(82-83쪽)”.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처한 환경(가정, 학교), 그리고 방항하고 큰 어려움 속에 있는 학생들을 위한 기도가 있습니다.

“하나님, 교사인 저는 아이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다 알지 못하고,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도 주지 못합니다. 능력의 하나님이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만져 주셔서, 모든 고통에서 자유하고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도록 도와주세요(97쪽)”.

이 책의 마지막에는 ‘교사 기도 노트’가 있습니다. 저자가 제공한 여러 기도를 그대로 읽으며 기도하면서, 교회학교 교사가 직접 자신의 말로 기도하고 그 응답 과정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실제로 교회학교 교사가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 어떤 자세와 마음으로 하나님께 구해야 할지 배울 수 있게 하는 실천적 교훈을 풍성하게 제공합니다.

한 번이라도 교회학교 교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책에 기록된 기도에 모두 아멘으로 화답할 것입니다. 연약하고 온전하지 못한 ‘구원받은 죄인’으로서 누군가를 인도하고 가르치고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은혜를 얻는 아름다운 방편입니다. J. C. 라일이 말한 것처럼 “호흡으로 몸이 사는 것처럼 믿음은 기도로 삽니다”.

‘교사가 기도를 시작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고 그분에 대한 믿음이 견고해지며, 그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인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이 교사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는 일에 도전과 유익이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