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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 번, 본국을 방문하여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지금 “나라가 큰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한다.

“문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우리나라는 완전 공산화될 것이다. 북한에 나라를 바치려고 한다. 실향민이 남한에 내려와서 감사함으로 살아야지 나라를 망치고 있다. 토착왜구 프레임으로 나가면서 밀어붙이고 있다.

일본을 반대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일본 때문에 우리가 이 정도 잘 살게 되었다. 원전 중단하고, 경제 말아먹고, 그래서 지금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문재인 퇴진을 위하여 광화문에 수십만이 몰려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맹박이나 박그네가 잘못했지만, 잘한 것도 많다” 등등.

“기독교를 말살하고 있다. 전 씨, ‘빤스 목사’가 실수는 했지만, 국가관은 투철하고 분명하다…”.

이야기는 끝이 없이 진행된다. 급기야는 유튜브를 들이대면서 “이것 들어봐라. 얼마나 바르게 판단하고 분석하고 있는지 모른다”라면서 “국가를 위하여 기도하여야 한다. 그래서 강단에서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기도를 요청하고 통성으로 부르짖고, 정부를 비판하는 설교를 하면서 우리가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외친다.

“당신은 선교지에서 살았기 때문에 나라 사정을 잘 모른다. 지금 큰 위기다”라면서 침을 튀긴다. “대안이 뭔가?”라고 반문한다. “지금 문재인을 물러가게 하면 대안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 분명한 대답도 못한다. 중언부언하면서 지금 정부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이 다 같을 수는 없다. 사람의 생각이 다르고, 교육의 환경도 가정의 환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인식에서는 어느 정도 틀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인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저런 생각을 가지고 저런 태도를 가지고 강단에서 메시지를 전한다고 하고 있는가?

목사들의 고질병인 편협한 생각, 어떻게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주절거리는가? 본인의 생각이 진리의 기준이라도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왜곡 투성이다. 지식의 업그레이드가 전혀 되지 않았다. 업그레이드가 되었는데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는 듯하다.

나라를 사랑하면 왜 보수, 아니 꼴통이 되어야 하는가? 그것밖에 몰라서 그런 가 싶기도 하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겁을 내기 때문인가 생각도 든다. 진보라고 하면 나라를 팔아먹고 북한에 바치는 것인가?

한국의 문제는 보수주의가 아닌 수구주의의 문제이구나 함을 인식한다. 보수주의는 참으로 좋은 것이다.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고 전통을 중시하며 문화를 보존하여 공동체를 이루겠다는 것이 근본적인 보수이념이 아닌가?

이렇게 좋은 보수주의가 무조건 과거의 전통과 권위를 세우고, 힘 있는 자들에게 굽실거리며 자존감도 내버리고 살 길을 찾는 꼴통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마치 중세 로마교가 지동설을 부정하면서 진리라고 고집한 것처럼 말이다. 한 번 머리에 박힌 생각은 변하지를 않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다.

한국의 문제는 교회, 즉 목사들이 문제이구나 함을 느낀다. 저런 수구주의 꼴통 목사들이 강단을 지키면서 성도들을 어리석은 자들로 만들고, 소경의 길로 인도하는 것을 느낀다. 오직 순종과 헌신을 외쳐 대는 것을 보면서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독교인들은 ‘어쩌면 꿈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할렐루야”, “은혜”, “순종”, “축복”을 아직도 쉬임 없이 외치면서 말이다.

사기를 쳐서 돈을 벌어도 은혜라고 감사하는 태도, 축복 기도하는 목사는 도대체 무엇인가? 어떻게 이렇게 수준 낮은 기복신앙, 무속신앙으로 변해 버렸는가? 타락한 자본주의 정신이 이렇게 깊숙이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교회에까지 점령해 버렸나?

교회가 꿈꾸는 것은 오직 부흥, 사람 숫자 하나 더 채우는 것에 목을 매고, 어찌해 서든지 헌금을 더 많이 하게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목사들의 친절함과 웃음과 축복도 결국은 사람 숫자 하나 더 불이고, 나중에는 헌금으로 보답 받는 일이 아닌가 의구심이 간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지금까지의 고정된 틀을 깨고, 함께 잘 살아보자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부패의 뿌리를 캐내어 버려야 하는데, 기득권자들의 발악이 얼마나 심하겠는가?

이로 인하여 나라가 어지럽고 혼란스러워진다.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과정 없이는 나라가 한 걸음 더 선진화된 길로 나갈 수 없다.

더욱 더 소란하고 시끄럽고, 혼란이 가중되어 쓰레기들을 치우고, 썩어 숨쉬는 것을 치워버려야 한다. 썩어빠진 것을 내 살이라고 붙잡고 있으면 온 몸이 망하고 만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은 썩어빠진 자들의 발악과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몸부림으로 인한 것이다.

언젠가는 이 과정을 지나야만 한다. 바로 지금이다. 오늘 정신을 차리고 악과 싸우고 죄를 걷어내고 공의를 세우고 빈부격차를 줄여 돈 신으로부터 벗어 나가는 일에 총 매진하여야 할 때다.

지금이 어느때인가? 편리함에 빠져서 안락함을 즐기고, 예배당에 모여서 자기 위안과 종교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깨어서 근신하고 바르게 배우고, 자기를 벗어 던지고 새롭게 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다지만, 더욱 강한 나라로 거듭나기 위한 강한 도전이라고 본다. 한국은 목사만 정신차리고 잘하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대한민국은 고통 속에서 더 성장하고 있다.‘

세르게이 리, 모스크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