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간의 ‘넷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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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박사

▲김홍석 박사
'태초'라는 시간의 시작으로 창조주간 첫째 날에 하늘(히.솨마임)과 땅(히.에레쯔)을 창조하셨는데, 땅은 육지 없이 모두 물속에 잠겨있는 상태로 창조하셨다. 그래서 아직 땅은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않았으며(히.토후, 혼돈하고), 생명체들도 창조되지 않아서 땅은 텅 빈 상태(히. 보후, 공허하며)였다. 이것은 '무질서'라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순서대로 창조해 가시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빛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낮, 밤, 저녁, 아침의 질서와 하루라는 시간단위를 창조하셨다. 이렇게 첫째 날에 시간, 공간, 물질들이 창조되었다.

둘째 날에는 지구의 땅을 감싸고 있는 물의 가운데 궁창(히.라키아)을 창조하심으로써 물로 감싸인 지구덩어리 바로 위에 궁창이 있고, 그 궁창 위에 물(히.마임)이 있고, 그 위에 하늘(히.솨마임)이 있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이 궁창(히.라키아)도 하늘(히.솨마임)이라고 부르시기로 하셨다(창1: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 여기서 궁창은 아마도 당시의 대기권에 해당할 것이다(창1:20 참조).

셋째 날에는 물속에 잠겨있는 땅의 일부를 물 밖으로 드러나서 뭍(히.야바싸)을 이루도록 하시면서, 이 뭍을 땅(히.에레쯔)이라고 부르시기로 하셨다(창1: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그래서 땅은 혼돈(히.토후, 창1:2)으로부터 제대로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땅에 식물들을 창조하셔서 살게 하셨다. 이제 땅은 공허(히.보후, 창1:2)로부터 생명체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후 하나님께서는 뭍을 줄곧 땅이라고 부르신다(11절, 12절, 15절, 17절, 20절, 22절, 24절, 25절, 26절, 28절, 29절, 30절). 단 한 번도 뭍이라고 부르시지 않으신다.

여기까지가 넷째 날이 시작되는 상황이며, 넷째 날에는 천체들을 만드셨다. 드디어 우주 공간에는 별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태양과 달, 별들이 먼저 존재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지구가 가장 먼저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분명한 성경적 창조론이다. 이제 넷째 날에 대한 기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에는 기록상 몇 가지 특징들이 나타난다. 첫째,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기로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서는 '하늘의 궁창'이라고 부르신다. 둘째, 해와 달과 별들은 분명히 '하늘의 궁창' 밖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창조하신 '광명체'(개역한글. 광명, lights, 히.마오르)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셨다고 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창1:14,15,17). 셋째, 그것들로 하여금 땅을 비추게 하셨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창1:15,17). 이 세 가지 특징들을 유의미하게 생각하고 주의 깊게 유기적인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그 속에 어떤 의미를 전달하시고자 의도하신 것인지 숙고해보자.

먼저 창1:8에서 하나님께서는 궁창(히.라키아)을 하늘(히.솨마임)이라고 부르시기로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창1:14,15,17에서는 '하늘의 궁창'이라고 지칭하신 것은 특별히 그 공간의 위치를 분명하게 전달하시고자 의도하신 것으로 보인다. 창1:20에서 "하늘에 새가 날으라"고 하시지 않고 "땅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도 궁창의 위치는 땅과 인접한 대기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재확인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구체적으로 위치를 지정하시면서 '하늘의 궁창'에 배치하신 '광명체'(히.마오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빛인가, 발광체 자체인가? 해는 '쉐메쉬', 달은 '야레아흐', 별은 '코카브'라고 한다(창37:9). 이 단어 '마오르'(רומ)는 거의 모든 영어성경들은 'lights'로 번역하였다. '개역한글성경'은 '광명'으로 번역하였다가 '개역개정'판에서는 '광명체'로 번역하였다. '공동번역성서'와 '표준새번역'은 '빛나는 것들'로 번역하였고, '바른성경'은 '광체'로 번역하였다. 즉 '광명체'는 '빛나는 것' 또는 '빛 자체'로 번역되었다. 그러므로 '광명체'를 '하늘의 궁창'에 두셨다는 것은 넷째 날 천체들이 창조되면서 모든 천체의 빛들은 이미 대기권에 위치해있도록 창조하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1:16-17은 번역하면서 문장을 수려하게 만들기 위해 접속사를 사용하면서 "별들을 만드셔서 하늘의 궁창에 두신 것처럼 번역"되어 있지만 원어성경은 직역하면, "... 밤을 주관하게 하셨다. 그리고 별들을(도) 만드셨다. 하나님께서 그것들을(창1:14-16의 광명체들, 쉬운성경은 '이 빛들을'로 번역)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을 비추게 하셨다"이다.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현대인의성경, 쉬운성경은 별도의 문장으로 잘 번역했다. 그러니까 별들을 만드신 것은 별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유의해 보아야 하며, 이는 별들을 궁창에 두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맥상 창1:16의 별들에 대한 언급은 그 앞에서 햇빛과 달빛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서 이뿐만 아니라 별들도 모두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임을 서술한 것이다. 그렇다면 '광명체'를 '하늘의 궁창에 두셨다'는 서술은 하나님께서 천체들을 창조하실 때 모든 천체들의 빛이 하늘의 궁창에 와 닿아있는 상태로 창조하셨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강조하고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서 '하늘에' 대신에 '하늘의 궁창에'라는 구체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하나님께서는 '광명체'들로 하여금 하늘 또는 하늘의 궁창에서 빛나라고 하시지 않고 '땅을 비추라'고 하셨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1:14-19에서 15절과 17절이 전달하는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창1:14,16,18,19만을 말씀하시지 않고 15절과 17절을 통하여 땅을 비추게 하시니 그대로 되었으며(15절), 땅을 비추게 하시니(17절)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땅을 비추는 것'을 강조하여 말씀하셨다는 것을 주목해보자. 이는 앞에서 '광명체'들을 '하늘'이 아니라 '하늘의 궁창'에 두셨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여, 천체들을 창조하실 때 창조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천체의 빛들이 땅을 비추면서 존재하기 시작하도록 창조하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창조주간의 넷째 날에 해당하는 창1:14-19에 따르면, 지구를 제외한 모든 천체들은 하나님께서 넷째 날에 창조하셨으며, 이 천체들이 창조될 때 그 별빛들은 '하늘의 궁창'에 위치하여 '땅을 비추도록' 창조하셨다고 한다. 그러므로 지금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수십억 광년 이상 아무리 멀리 떨어져 보이는 별빛이라 하더라도, 그 별과 별빛들이 존재하기 시작하던 날 즉 넷째 날 이미 그 빛은 지구의 땅을 비추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십억 광년 이상 멀리 떨어져 보이는 별빛을 보고 그 별이 수십억 년 전부터 존재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성경적인 해석이 아니다. 아담, 하와, 그리고 새들은 창조될 때 처음부터 성인, 성년의 상태로 존재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는 태아기, 유아기, 어린 시절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처음부터 성년으로 창조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우주 또한 창조될 때부터 성년의 모습으로 완벽한 상태로 기능하면서 존재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히 과학적인 사고와 법칙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이라는 도구는 실제적인 기원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창세기 1장에 따르면, 지구가 우주의 천체들보다 먼저 존재하기 시작했다. 성경에 따르면, 지구는 빅뱅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생성된 것이 아니다. 창1:14에 따르면, 해와 달과 별들은 빅뱅으로부터 생성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되고 처음부터 질서 있게 운행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분명한 성경적 창조론이며, 현대 과학의 주류주장과는 다르다.

히 11:3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시 33:6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을 그의 입 기운으로 이루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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