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와 번영에 의존해 교회를 세우면 안 되는 이유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두 번째 ‘지하교회를 심으라’ 세미나에서 지하교회의 12가지 원리를 소개했다. 왼쪽이 한국 순교자의 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 오른쪽이 통역을 맡은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이자 폴리 목사의 사모 현숙 박사. ⓒ한국 순교자의 소리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가치체계와 질서가 자리잡으면서 교회가 전하는 성경 메시지에 대한 자유세계의 정부, 대중의 규제와 배척, 공격이 커지고 있다. 자유세계에서의 교회 핍박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하교회'를 준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최근 목회자,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지하교회의 12가지 원리를 설명했다. 여기서 지하교회는 핍박을 피해 은밀하게 행동하고 숨어있는 교회가 아니라, 주님만 섬기고 주님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세상에 대하여 이미 죽었으므로 세상의 공격에 휘둘리지 않는 교회를 말한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자유세계의 교회는 교회가 진행하는 사역을 위해 어느 정도 인기와 번영에 의존하여 교회를 세운다"며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첫 교회 개척자들을 임명하신 후 수백 년 동안, 그리스도인에게 유효했던 유일한 길은 핍박과 가난의 길이었다. 거기서 교회는 뿌리를 내렸고 꽃을 피웠다"고 강조했다.

핍박과 가난 위에서 꽃 피운 교회가 성장하여 인기를 얻고 번영하면, 그때마다 교회는 핍박과 가난을 기초로 한 주님의 모형을 저버리고, 혹은 더 이상 이런 모형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인기와 번영을 원료로 집 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 다시 교회의 원형으로 돌아가야 할 때, 한국 순교자의 소리가 무료 세미나에서 소개한 지하교회의 원리 12가지를 소개한다.

동성애와 성 혁명의 최선의 방책은?

한국 순교자의 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는 "전 세계 수많은 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큰 도전을 주는 동성애와 성(性) 혁명의 최선의 방책은 우리가 온전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라며 "커져가는 성 혁명 문제는 사회운동가나 특별한 사역단체들만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성 혁명의 문제에 한국교회가 너무 잠자고 있다"며 "안주권에 있는 교회가 통제와 핍박받을 때 생존하기 위해 이미 2000년 역사 전에 나온 12가지 권고사항을 행함으로 더 깊은 의미의 교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폴리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성 혁명을 비롯하여 직면하고 있는 변화에 두려워하고 걱정하지 말라"며 "우리가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 하나님이 이러한 모든 것을 허락하셨다. 한국교회가 그 안에서 성장해야 하고 변화해야 하며, 어떤 상황이 와도 기뻐하고 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 1원리: 법적 기관화는 교회의 속박을 의미한다. 대신 외국인과 나그네로 살라.

자유세계 정부에 따르면 교회는 사람들의 소유나 통제, 제어로부터 분리된 독립적인 법적 실체인 기관에 불과하다. 교회는 기관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 그리스도의 몸이다. 법적 기관으로서 교회는 세상의 재정, 상업, 법, 정치적 시스템에서 권리를 얻고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비영리 종교 기관이 되어 더 낮은 정체성으로 더 오래 활동할수록 교회는 하나님 아들의 소유이며 유일한 신부요, 몸이요, 신령한 집이며 천국의 도시라는 더 높은 정체성을 점점 등한시하게 될 수 있다. 더 나쁜 상황은 교회가 이 세상의 기관이 됨으로써 얻게 된 혜택들에 의존하고, 결과적으로 교회가 세상에 종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는 혜택을 지키기 위해 세상 통치자들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교회가 세상의 손에 다시 만들어지는 것에 저항하지 않는 이유는 변화 자체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정부에 충분히 길들여 왔기 때문일 수 있다. 더 나쁜 경우 정부와 일반 대중이 원하는 변화를 위한 일종의 응원단이 될 수 있는데, 교회의 인기와 사회적 타당성이 높아질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한쪽에서 져주면 다른 쪽에서 양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실용주의로 인해, 온순하게 따르지 않으면 신망을 잃고 고통스러운 속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제 2원리: 핍박, 도망치거나 저항하거나 타협하지 말라. 핍박 가운데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라.

정부와 대중의 적대감을 마주하면 교회는 대게 3가지로 반응한다. 고든콘웰신학교 피터 쿠즈믹 교수는 구소련 치하 동유럽 교회의 탄압에 대한 반응을 연구하며 핍박에 교회가 도망치거나 저항하거나 타협하는 것을 발견했다. 우선 동일한 죄의 뿌리인 두려움으로 교회가 정체성을 속이고 숨게 하는 도피(도망)로 나타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적들의 적, 또 다른 정치적 정당으로 전락하기 쉬운, 비겁함의 정반대인 저항으로 나타난다. 세 번째 가장 파괴적 반응은 저항에 반대하는 타협으로, 순응이나 절충에 대한 유혹을 받고 새로운 상황에 메시지를 꿰맞추고 지배적 이념들과 타협하려는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다. 히틀러 치하 독일 기독교 운동이나 중국의 삼자교회, 미국과 유럽교회가 성경에서 숨겨져 있던 동성애를 찾아내 알리는 것으로 성 혁명에 대응한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타협은 교회 증거를 절충하고 교회 메시지가 세상적 사상에 종속되도록 만들어 교회를 파괴시키며, 더 악화된 형태의 파멸인 교회 분열을 야기한다. 스스로 분쟁하는 집이 되는 것이다.

쿠즈믹 교수는 공산주의 치하에서 동유럽 교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오직 한가지 반응은 '십자가 신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가에 상관없이 예수님의 모든 명령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것이며, 어디서나 항상 모든 사람이 믿어온 그 믿음을 온전히 살아내기 위해 정부가 가하는 처벌, 수용을 포함한다. 폴리 목사는 "이것은 신실한 교회에 대한 나치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디트리히 본회퍼가 '나를 따르라' '성도의 공동생활'과 같은 불후의 크리스천 고전을 집필하고, 칼 바르트가 조직신학을 저술한 이유"라며 "두 사람 모두 어떻게 교회가 나치즘에 저항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 온전한 교회가 될 것인가를 가르쳐주었다"고 말했다. 언제나 교회는 그리스도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기독교인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면서 원수를 계속 사랑하되 보복하지 않으며 고난을 기꺼이 감당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무료 세미나가 목회자,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교회를 지하교회가 되게 하는 정당하고 유일한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이 순수하게 전하고 들려지며 순전하게 성례전이 집행되는 데 어떤 방해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가 안전해지기 위해서 지하교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로서 기능을 하기 위해서 지하교회가 되는 것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누가 설교할지, 무엇을 설교할지, 어디에서 설교할지를 정부가 결정하려 들 때 ▲정부나 일반 대중들이 복음을 듣는 자유를 속박할 때 ▲성례전의 순전한 집행이 손상될 때 교회는 그 속박과 제한을 수용하는 대신 지하교회로 향할 것을 제안한다.

정부가 교회에 '종교의 자유'을 허가해도 정부에 정식 등록된 건물 안에서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듣고 성례전에 참여할 수 있을 때, 공공장소나 언론에 동성애가 죄라는 기독교적 가르침을 포함해 동성애에 반대하여 발언하는 것을 정부가 불법화시킬 때도 마찬가지로 지하교회가 될 것을 권고한다.

제 4원리: 건물을 얻는 대신 이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모이라.

많은 복음주의자는 교회 건물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사람들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전도를 해도 사람들을 교회 건물로 데리고 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핍박당하는 지역에서는 교회가 건물로 들어가면 아주 심각한 통제를 받게 된다. 이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건물을 얻지 않고 기독교 활동을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존 웨슬리의 '온 세상이 나의 교구'라는 말도 모든 마을에 감리교 예배당을 세우자는 건축 운동이 아니라, 세상 어디라도 내가 있는 곳에서 듣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본분을 올바로 수행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교회는 말씀과 성례전이 매이지 않는다는 성경적 진리를 따라 살아야 한다며 사람들이 이미 거주하고 일하며 만나서 어울리고 있는 곳에 지하교회를 세울 것을 제안한다. 사도행전에서 초대교회도 가정, 강가, 강당 등에서 모였는데, 이는 숨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이미 모여 있는 곳에서 주님이 스스로 나타내기로 선택하신 곳이라는 것이다. 폴리 목사는 "교회는 누룩이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가루인데, 오늘날 우리가 가진 생각의 문제는 교회 자체를 가루로 잘못 규정하여 부풀리려 애쓰고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점점 더 큰 빵 그릇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며 "그러는 동안 진정한 가루인 세상은 시들어간다"고 우려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