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 결혼정보 & 웨딩 특집] 결혼, 그 높은 고지를 향하여

크리스천데이트 2-5

"이번에 내가 누군지 확실히 할 때가 온 것 같아
난 사랑을 찾고 있는 사람이야
진정한 사랑을

우스꽝스럽고
불편하고
소모적이라도
서로가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런 사랑 말이야

그런데 아직은 그런 사랑이 없어"

-섹스 앤 더 시티 中

   이 칼럼의 전체적인 논지는 ‘지금 당장 노력하라’, ‘용기를 내고 주도적으로 이성을 찾으라’ 정도로 요약이 가능할 것 같다. 보통에 비해 피상적인 크리스천들의 연애관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강하게 밀어붙이긴 했지만, 늘 마음 한구석으로는 미안함이 자리하곤 했다. 그대들이 솔로인 이유가 그대들 스스로에게 있다는 듯 질책처럼 받아들여지진 않을까 조심스러웠던 것. 그래서 오늘은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마음 모두 네게 주려 한다.

  솔로여도 (한동안은) 괜찮다. 그대가 솔로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 있다. 솔로로 지내야 하는 이 시간이 당신에게 인고의 시간일지 모르겠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의 시간임을 밝히는 바이다.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찾는 사람들.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되기까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솔로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솔로, 그 외롭지만 특별한 삶

①준비하라.
교회란 공동체가 매력적인 이유는 진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이 세상 모두를 차별 없이 품어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 안에서 과부와 고아를 돌보고, 병든자를 위해 헌신하며, 소외받은 이에게 사랑을 전한다. 하지만 유독 교회 안에서도 외따로 도는 무리가 있으니 바로 노총각과 노처녀이다. 예배 한 번 드리고 집에 갈라치면 김권사, 박집사 할 것 없이 몰려들어 결혼과 출산과 육아의 삼단 콤보로 우리 솔로들을 압박한다. 솔로란 정말 좁은 길이다. 진정한 사랑을 찾는 그 시간을 인정해주지 못하고 재빠른 결혼과 낮은 안목을 요구하는 주변인들에게서 자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요동치 않기를 바란다. 줄곧 이야기 해왔던 연애를 위한 ‘노력’이란 말이 이것저것 잴 것 없이 아무나 만나란 말은 아니다. 당신에게 허락된 귀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 빠르게 뛰는 만큼, 인내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세상적인 가치에 현혹되지 않는 선한 눈과 바른 이성관, 연애에 대한 균형 있는 지식, 너른 마음과 푸근한 성품,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연애 등등 아름다운 연애를 위한 필수요소는 많다. 막상 연애가 닥치고 나서 부랴부랴 수선을 떨지 말고 감정소모가 비교적 덜한 솔로 기간에 착실히 준비해두길 바란다.

  2박 3일 하와이 휴가에도 두 달 전부터 항공티켓과 일정 체크, 블로그 탐방 등 온갖 노력을 기울이면서, 정작 향후 반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를 연애를 앞에 두고 태연한 사람들을 보면 내 속이 다 타들어간다. 준비하라. 준비된 솔로는 예비 커플이라 불리기에 합당하다.

② 자기관리.
솔로 시절을 잘 보내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궁상맞게 자신을 처량해 하지만 않는다면 절반 이상은 성공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비라도 오는 날에 ‘압구정 골목길’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나도 모르게 시큰시큰거리는 콧날을 매만지며 빠져든다. 감성의 세계로. 그런 날은 어김없이 새벽 두시 싸이월드에 찾아가 자다가 하이킥 날릴 글들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내가 장담하건데, 훗날 머리를 쥐어뜯으며 피눈물로 후회하게 될 일이다.

솔로에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이 외로움과 궁상맞음을 다스리기 위한 내면 관리는 절실하다. 때때로 지나친 감정의 몰입은 자기 자신의 가치를 셀프 디스하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할 것. SNS에 올라온 외로움으로 도배된 글들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진 모르지만 매력으로 다가가긴 어렵다. 통계적으로도 상대방의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괜한 감정과잉으로 필요 이상 찌질해 보이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내면관리 만큼 중요한 것이 외면의 관리이다. 나는 솔로니까 아무렇게나 입고 다닌다는 동생들을 보면 옷장을 태워버리고 싶어진다. 우리가 아름다워야 하는 이유는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당신은 존재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워야 할 이유가 있는 사림이다.
심지어 사람들은 멋있는 커플보다는 멋있는 솔로에게 더 관심을 보인다. 생각보다 골키퍼 있는 골대에 슛팅을 날리는 선수는 거의 없다. 내가 솔로라는 말은 정말 멋있는 사람을 만날 여지가 누구보다 풍부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누가 봐도 멋있는 솔로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하나 더 덧붙이자면, 부디 재무관리에도 신경을 쓰기를. 어린 커플들이 연애에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나름대로 알뜰하게 계획을 짠다고 해도 연애가 시작되면 예상 외의 지출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느 정도 스스로의 계획 범위 안에서 재정운영이 가능한 솔로 상태일 때 야무지게 저축해 놓아야 뒤탈이 적다.

③사람.
연애가 시작되면 어쩔 수 없이 당신의 인맥은 수축한다. 당신의 연인은 당신의 관심과 애정을 갈구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마땅히 당신 역시 보통의 인맥 이상으로 살뜰히 연인을 돌봐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당신의 우선순위에도 약간의 조정이 필요한데, 그 때문에 연인들은 시대를 불문하고 이 질문을 달고 살게 된다. “오빠는 친구가 먼저야, 내가 먼저야?”
솔로는 커플에 비해 사람을 만나는 일에 자유롭다. 때때로 커플 간에는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는 인맥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쓸데없는 오해가 번질 일도 없다. 이 시기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섬길 수 있기를 바란다.

  실제로 우리 어머니 구역의 한 노처녀 의사 선생님께서는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시간을 내서 내 공부를 봐주기도 하셨고, 가정형편이 기울어 여력이 없던 우리집에 선뜻 누나의 미술학원비를 내주기까지 하셨다. 하지만, 그 분에게 남편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면서, 접촉점이 줄어가는 것을 느꼈다. 일면 당연한 일이다. 나의 사랑과 가정이 있는 사람에게 따뜻하고 여유 있는 정서를 가지고 나에게 집중해 달라고 요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만약 당신이 솔로라면, 적어도 한사람 몫의 책임감은 줄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 책임감을 당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해보자. 그렇다면 당신은 재산 이상의 재산, 사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당신의 연애가 시작됐을 때 진심으로 당신을 도와주고 응원해줄 아군이 있다는 사실은, 당신에게 무한한 용기를 제공한다. 결국엔 사람이다.

④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부르심과 소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솔로이건, 커플이건, 결혼을 했건, 안 했건 그 부르심에 순종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의 '소명'이다. 하지만 나는 솔로들에게는 커플들과는 다른 안목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솔로들에겐 보다 더 열정적으로 사명을 향해 돌진할 수 있는 패기가 있다. 그 패기를 하나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사용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인격적인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똑같은 상황이라면, 커플보다 솔로일 때 영적훈련의 효과가 도드라지게 나타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적인 교단의 청년부에서는 공공연하게 연애가 금지되기도 한다.

허나 나는 깊이 있는 영성을 위해 연애를 뒤로 미루는 일에는 동의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지나친 자기만족이나 영적 자만심으로 번지기 쉽고 연애가 가지는 영적인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잊지 말자. 분명히 연애 안에도 하나님의 섭리와 지혜가 공존하고 있음을. 하지만, 마침 솔로라면, 깊이 있는 영성을 위해 훈련에 매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당신의 신앙이 하나님 앞에 든든한 기틀을 잡게 된다면, 훗날 만나게 될 연인, 혹은 배우자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인간의 근본적 외로움 앞에 잠잠히 하나님께 나아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어둠 속에 갇힌 사람에게 빛을 선사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착하고 충성된 솔로여

  우리는 하나님 앞에 다양한 모습으로 서게 된다. 그 수천가지 모습 중 지금 이 시기에 당신에게 주어진 모습은 솔로이다. 우리의 모습이 어떠하건 하나님 안에서 전심으로 살아간다면 그 어떤 시간이라 해도 의미가 없진 않다.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서 당신 인생에 있어 언젠가 사라지게 될 솔로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게 되길 응원한다.

낙심 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삶을 대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좋은 짝을 찾을 용기를 가진 멋진 솔로가 되길. 솔로의 다른 말은 예비 커플. 고치를 깨고 나온 나비가 날아오르듯, 날개를 움트는 아름다운 솔로의 시간을 누리게 되길 축복한다.

[출처] 크리스천데이트 christiandat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