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선교, 또 한 해를 회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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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회고와 전망

러시아 초창기 선교사역은 첫째로 교회 개척, 둘째로 신학교 설립, 셋째로 구제가 주된 형태였고 당시 현장이 요구하는 것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교단이 자신들의 신학교를 세우고 사역하였다.

25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날, 한국인 신학교의 사역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미국 한인교회에서 세운 신학교가 정식으로 러시아 교육부 학위를 등록하여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고, 한국인 신학교 한 곳도 교육기관으로 등록하여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구제사역을 펴는 곳이 몇몇 있었지만, 오늘에 와서는 많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사역은 대단한 인내심과 긍휼의 마음과 사랑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며,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을 보게 된다.

러시아 사역 초창기, 미국에서 온 어느 교회가 신학교 사역을 통하여 단기간 엄청난 수의 사역자들을 배출했다. 그것을 바라보는 한국 선교사들의 시선은 매우 불편하였다. "이렇게 단기간에 목사를 만들어내는 일이 가당한가"라는 생각으로.

오늘날 구소련 지역의 교회들에서는 당시 단기 졸업생들이 많은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그들이 무엇을 한다는 것인가? 목회나 설교나 교육이나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염려를 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양하고 놀라운 방법으로 자기의 일을 하신다는 것을 보고 깨닫게 된다.

또 하나의 신학교가 있었다. 한국의 평신도 선교사가 이루어낸 것이다. 모스크바에 매우 규모가 큰 건물을 구입하고 학생들을 모집하여 수백 명을 졸업시켜 교회를 개척했는데, 그 규모가 수백에 이른다. 초창기 한 평신도의 교육 사역은 전략과 방향과 현장의 요구에 맞는, 매우 훌륭한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오늘 러시아 사역 현장은 노령화되어가고 있다. 젊은 사역자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대략적인 원인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과, 그에 비하여 사역의 효과는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는 것, 한국 교단 선교부에 전략이 부재한 것과, 한국교회에 선교에 관한 이해가 부족하고 깊은 뿌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장이 살아난다

이제는 현장의 교회들이 매우 역동적으로 사역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는 것을 본다. 여기저기 전도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중독자 치료센터를 통하여 긍정적인 많은 역사들이 나타나고, 스스로 가정교회들을 개척해 나가는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다. 매우 긍정적이고 감사한 일이다. 그동안 뿌리고 심은 씨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열매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스웨덴이나 유럽에서 들어온 사역자들이 많은 일들을 전략적으로 진행하고, 연합사역을 통하여 매우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들은 현장이 필요로 하는 사역을 이해하고 있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방법도 찾으면서 매우 많은 시간을 투자·헌신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아직은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자유가 있을 때이다. 이때를 더욱 살려야 한다. 모든 것이 때가 있는 법이다. 금년에 이슬람 사원이 러시아에 삼백 개가 넘게 건축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모스크바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이슬람 사원이 금년에 완성되었다.

현장의 손짓과 요구

현장은 우리를 향하여 "와서 도우라"고 간절하게 손짓하고 있다. 말씀의 권세와 우리의 경험과 부요함을 나누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현장의 사역자들에게 아직 부족한 것을 채워 주고,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연합하여 하나님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 앞에 주어진 과제라고 본다.

여기저기 할 일은 많고 일꾼은 부족하다. 일꾼들은 생활의 안락함을 박차고 일어나 현장을 발로 누벼야 한다. 몸으로 때워야 한다. 잘 준비된 말씀을 가지고, 그들의 필요를 생각하면서, 현장에 맞게 조리하여 나가야 한다. 세워진 교회들이 말씀으로 든든히 성장해 가도록 아낌없이 지원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보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낯선 환경, 음식, 잠자리, 불편함, 추위를 견디는 일, 피곤함 등 현장을 누비다 보면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이보다 즐거운 일이 있을까! 이런 수고가 있어야 현장이 살아난다. 또한 힘을 합하여 현장의 필요를 채워 주어야 하고, 이것이 우리의 전략이 되어야 한다. 한 해 동안 은혜 가운데 사역하게 하신 하나님을 온 마음으로 찬양한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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