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암 이브라힘. ⓒ방송화면 캡쳐

수단 여성 마리암 이브라힘(Meriam Ibrahim)이 족쇄를 찬 채로 출산해야 했기에 딸에게 신체적 장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임신한 상태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비인간적인 수단당국의 조치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덕분에 석방됐다.

석방된 후 수단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이브라힘은 영국 가디언(Guardian) 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전했다. 이브라힘은 임신 8개월에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수단의 수도 하르툼(North Khartoum)에 위치한 옴두만(Omdurman) 여성 수용소에서 족쇄를 찬 상태에서 출산했다.

이브라힘은 족쇄를 차고 출산하느라 딸 마야(Maya)가 정상적이지 않은 자세로 태어났으며, 그 결과 신체에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야가 앞으로 보행을 위한 도움을 받아야 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브라힘은 “수갑이 아니라, 내 다리에 사슬이 있었다. 다리를 벌릴 수 없어 조산사가 탁자에서 내 몸을 일으켰다. 나는 눕지 못했다”며 충격적 기억을 떠올렸다.

이브라힘은 지난주 석방됐으며, 수단·미국 시민권 소지자인 남편과 함께 수단을 떠나 미국으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여행증빙서류를 조작해 수단을 떠나려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이 경찰 측이 주장한 혐의를 부인했다.

이브라힘과 그 남편은 경찰의 조사를 받은 후 풀려났으며, 현재 여행에 필요한 서류를 얻기 위해 수단에 머물라는 명령을 받았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브라힘은 남수단에서 발행한 여행 증빙서류를 소지했으나, 당국은 수단을 떠나기 위해서는 수단에서 발행한 서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브라힘은 “내겐 그 서류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남수단 여권을 갖고 있으며, 남편은 남수단 시민이다. 그에겐 미국여권과 남수단 여권이 있다. 나는 어떤 서류도 위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인 이 여성과 그의 가족은 하르툼에서 은신처를 찾고 있으며, CNN과 인터뷰에서 “현재 안전한 장소에 있다. 확실히 안전하긴 하나 편안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은 “지금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여행을 가고 싶지만 또 한편으론 여행을 가고 싶지 않다. 그러나 지금 수단에 있다는 것은 강요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떠나는 것에 대해 매일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단 당국은 이브라힘이 남수단 여행서류를 사용했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미 국무부 측은 그가 수단을 떠날 수 있는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마리 하프(Marie Harf) 미 국무부 대변인은 “그가 수단을 떠나는 것은 수단 정부의 허락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