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등 서구 지역에 비교적 흔한 것으로 알려졌던 피부 질환 건선이 이제는 한국인에게도 그리 낯선 증상이 아니다. 전 국민의 1.5~2%가 건선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환자까지 포함한다면 우리나라의 건선 인구는 4%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증가 추세인 건선피부염은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 환자도 많아 한층 더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건선은 피부에 붉은 반점과 비늘 같은 흰색 표피를 동반한다. 건선 부위는 두피나 손발, 무릎 등 일부에 국한되기도 하지만 전신에 걸쳐 나타날 수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전신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것도 건선 증상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반면, 아토피피부염과 달리 건선은 가려움이 거의 없거나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국내 건선 환자에 대한 대규모 조사 결과, 놀랍게도 피부 건선에 가장 많이 동반되는 증상 중 하나는 가려움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많은 건선 환자들이 가려움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으며, 심한 경우 밤새 긁느라 잠을 자기도 힘들다고 호소한다.

‘건선 - 새로운 이해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4회 세계 건선 학회에서 포스터 논문으로 선정된 국내 건선한의원의 한국인의 건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건선 환자의 약 43%에게 가려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건선피부염에는 가려움 외에도 통증이나 따가움, 진물, 탈모, 피부건조, 출혈, 살 트임, 착색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환자들의 일상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고 삶의 질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저자 이기훈 박사(강남동약한의원)는 “건선 발진이나 인설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가려움을 비롯한 다양한 동반 증상이 국내 건선환자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별로 건선의 원인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건선치료방법을 적용하는 한편 환자 스스로도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훈 박사에 따르면 한의학에서는 건선을 우리 몸속에 해로운 열이 과도하게 증가된 것으로 파악한다. 면역계의 과민반응과 이로 인한 과각질화 현상 및 모세혈관의 투과성 증가로 나타나는 건선피부염의 근본 원인이 몸속의 과도한 열, 즉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해로운 열의 증가, 면역계의 교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종 첨가물이 함유된 인스턴트나 기름진 음식, 술을 피하고, 과로나 만성피로, 스트레스, 화병, 불면증 등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저자인 양지은 원장(강남동약한의원)의 조언이다.

이어 양지은 원장은 “건선 치료는 개인별 진단과 처방으로 몸 안에 과다 항진된 열을 풀어줌으로써 면역계의 부조화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려움과 같은 동반 증상 역시 개선될 수 있으며, 건강한 피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 발표된 강남동약한의원의 한국인의 건선에 관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은 국내 단일 건선한의원에서 발표된 논문 중 역대 최대 규모이며, 피부과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SCI급 국제 저널인 The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게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