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음악 행보를 이어온 이무하가 첫 단독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에는 최성규가 밴드 마스터로 함께하며, 오랜 시간 신촌을 중심으로 콘서트·시사회·페스티벌·연극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시대와 호흡해온 기획 그룹 ‘문화행동 바람’이 이번 공연의 제작·기획·연출을 맡았다.

문화행동바람은 이무하 콘서트 <무하지경 茂夏之景>을 시작으로 숨어 있는 고수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삶에 대한 깊은 회의로 한때 속세를 떠나 산으로 들어갈 결심까지 했던 이무하. 그러하기에 그가 세상을 향해 내미는 노래들에는 더욱 깊은 사유가 담겨 있다. 음악과 인생에 대한 근원적 물음, 그가 지나온 세월의 무게만큼 탐구도 깊어, 그에게 음악과 인생은 분리되지 않고 나란히 걷는다.

꾸밈이 없이 읊조리듯 속삭이듯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탄식과 그리움의 정서가 깃들었는가 하면, 한없이 맑고 따뜻한 끌어안음의 언어가 함께 존재한다. 그만의 차분하면서도 담백한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와 같은 가사와 만나 진정성을 극도로 뿜어낸다. 그 소리는 담담한 듯하지만 오래도록 울림으로 남아 마음에서 메아리치는 묘한 힘이 있다. 힐링이 가장 핫한 키워드로 대두되는 이 시대에, 희망과 위로를 말하는 노래들은 이미 많다. 그러나 막연한 희망고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관통하는 깊은 성찰이 노래와 한 몸을 이루어 청자를 감싸 주는 노래는 쉽게 만날 수 없다.  

송정미 ‘복 있는 사람은(시편 1편)’ ‘서울역’, 꿈이 있는 자유 ‘거울’, 한웅재 ‘의의 나무’의 원작자. ‘땅 끝에서’(부흥한국)와 ‘예수원’을 부른 가수. 그가 만들거나 부른 노래는 더러 알려졌어도, 그의 이름은 소수의 마니아들에게를 제외하고는 낯설다. 거의 무명에 가까운 30년 음악 인생을 살았으니, 그야말로 CCM계의 가객이라 부를 만하다. 허나 환호와 박수갈채가 없어도 그는 노래를 멈춘 적이 없다. 그에게 노래는 맘몬과 바벨을 향한 무기이자, 흙먼지 가득한 광야의 만나이므로.

그의 노래는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회를 넘어서 세상을 끌어안고 십자가를 향해 간다. 그것이 CCM이 가야 할 본래의 길이 아닐까?

이번 공연에서 처음 발표하는 ‘세월’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상처를 보듬고, 고 김광석이 그의 앨범에 수록한 ‘끊어진 길’에서는 세계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의 아픔 뿐만 아니라 하늘(창조주)과 땅(피조물)의 단절이 가져온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깨어진 관계를 말하며, 그것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