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우승자인 유기상 군(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이날 파이널 라운드가 열린 서울 길음동 주빌리센터에서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주빌리 코리아 제공

가수를 뽑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가끔 “세상에 이렇게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나” 하고 놀랄 때가 있다. 그리고 한편, “저렇게 좋은 목소리를 가진 이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면 얼마나 더 좋을까”라고도 생각한다. 4월 11일 밤, 주빌리 코리아(대표 이형민) ‘오픈 마이크 시즌2’의 파이널 라운드는, 그런 잠깐의 생각이 가슴 설레는 기대로 이어진 자리였다.

500여 명 지원 속 약 4개월의 여정

‘오픈 마이크’(Open Mike)는 주빌리 코리아가 영성과 실력을 갖춘 CCM 및 워십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처음 선보인 오디션이다. 시즌1을 통해 크리스천 뮤직 오디션 사상 최초로 작곡·보컬·드럼·기타·베이스·건반 분야 ‘톱(Top)10’을 선발했다.

당시 드러머 권낙주 씨(한국기독음악인연합회 총무)를 비롯해 이형민 대표(주빌리 코리아), 기타리스트 조필성 씨(예레미 리더), 보컬리스트 김정아 씨(소울싱어즈 리더), 베이시스트 박일권 씨(PM뮤직 대표), 최유정 씨(페이먼트밴드 건반), CCM 사역자 나영환 씨(2004 전국복음성가경연대회 대상)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약 4개월 동안 예선과 본선, 멘토 트레이닝을 거쳤다. 이후 우승자들은 미국 뉴욕 맨해튼 아폴로극장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 시즌2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모집을 시작했다. 500여 명이 지원했고, 두 차례의 예선을 통해 45명을 뽑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본선을 치러 ‘톱15’을, 이후 한 차례 더 치른 본선에서 다시 ‘톱8’을 선발했다. 이어 마지막 두 주의 훈련 기간 동안 다시 ‘톱4’를 가렸고, 비로소 11일 대망의 ‘파이널 라운드’를 개최한 것.

이날 무대에 오른 정단비(27, 인천계산중앙감리교회)·홍은혜(32, 오산침례교회) 양, 서창용(29, 대구대도교회)·유기상(27, 인천동암장로교회) 군이 각 두 곡씩을 부른 가운데, 유기상 군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주빌리 코리아 ‘오픈 마이크 시즌2’의 우승자인 유기상 군. ⓒ주빌리 코리아 제공

단지 무대가 없었을 뿐!

오디션은 선발하는 이들에겐 옥석을 가리는 일이고, 지원하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요즘 이런 과정이 TV를 통해 공개되고 인기까지 얻으면서, 많은 이들이 그 꿈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크리스천으로, 대중가수가 아닌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찬양으로 ‘사역’(크리스천 대중가수라고 해서 사역자가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하고자 하는 이들 역시 많을까? 인기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참가자가, “알고 보니 크리스천이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늘 들었던, 서두에 언급한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물음이다.

한때 교회 안의 문화는 세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두 번의 ‘오픈 마이크’를 지켜보며 “여전히 하나님을 찬양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회 문화가 위축됐으니 거기에 헌신하려는 이들도 없을 것”이라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그 만큼 ‘오픈 마이크’에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더욱이 한국교회에서 갈수록 줄고 있다는) ‘청년’들이 몰렸고, 실력 또한 여느 TV 오디션 참가자들 못지 않았다. 그랬다. 설 무대가 없었던 것이지, 하나님을 찬양하고픈 이들까지 없었던 게 아니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스스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는 것은 누구의 몫일까? ‘오픈 마이크’는 그런 역할을 했다.

이번 시즌2의 우승자 유기상 군은 수상 후 “방황했던 날들이 있었다. 과연 내게 하나님을 찬양할 자격이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며 “하지만 오디션을 거치면서 주님께서 확신을 주셨다”고 울먹였다. 누구보다 기뻐 보였다. 우승을 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에겐 주님께서 주신 ‘확신’이 더 중요해 보였다. ‘오픈 마이크’를 통해 얻은 그 확신이.

앞으로도 주빌리 코리아의 ‘오픈 마이크’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목소리로 하나님만 찬양하며 살겠다”고 했던, 지난 시즌1의 우승자 전정숙 양과 같은 이들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더불어 다시 한 번 한국교회에 ‘문화 부흥’이 찾아오길 꿈꾸어 본다.

▲시즌1·2 우승자 및 본선 진출자들이 이날 무대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주빌리 코리아 제공

시즌2의 이모저모

한편 주빌리 코리아는 이번 시즌2를 기점으로 ‘보컬’ 선발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그래서 실제 사역에는 파이널 라운드에 오른 4명을 포함해 본선 통과자 15명, 즉 ‘톱15’이 참여한다. 지난 시즌1(보컬 5명) 때보다 10명을 더 선발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관객들을 대상으로 처음 ‘현장 투표’를 실시한 것도 지난 번과 달라진 점이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는 딱딱한 오디션 분위기에서 벗어나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심사위원석을 가능한 한 뒤에 배치시켜, 무대와 객석의 간격을 좁혔다. 지난 시즌 우승자 전정숙 양과 보컬 ‘톱5’에 오른 여두혁 군이 축하공연으로 무대를 빛냈고, 심사위원 권낙주 씨와 나영환 씨는 프로다운 수준 높은 특별공연을 선사했다. 특히 심사위원 김정아 씨의 심사평은 오디션의 전문성을 더욱 높였다. 

두 번의 시즌을 거치며 선발된 보컬 20명은 오는 7월 발매를 목표로 한 앨범에 함께 참여한다. 앨범은 이들의 자작곡 위주로 구성될 계획이다. 당장은 약 한 달 정도의 훈련을 거쳐, 오는 5월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서울 길음동 주빌리센터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의 ‘목요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형민 대표는 “이번 시즌에 접어들어 보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별 공개 오디션을 실시하고, 멘토링과 트레이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캐스팅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무엇보다 많은 청년들이 ‘오픈 마이크’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었다는 점이 기쁘다. 아름다운 찬양이 온 땅 가득해질 날을 기대한다. 다시 한 번 참가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