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열렸던 WCC 중앙위원회 회의 모습.

배현주 교수(부산장신대, 예장 통합)가 6일 WCC(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에 선출됐다. 그보다 앞서 아시아 지역 회장에 뽑힌 장상 목사(기장)가 당연직 중앙위원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중앙위원 선거에선 배 교수 한 명만 선출된 셈이다.

당초 한국측 WCC 회원교단들은 이번 총회에서 WCC 아시아 지역 회장을 제외하고도 중앙위원만 2명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중앙위원 역시 박성원 박사(영남신대, 예장 통합)와 정해선 목사(기감) 두 명이었다. 강문규 박사가 아시아 지역 회장이던 지난 제8차 총회(1998) 때도 그 외에 두 명의 중앙위원이 더 있었다.

그래서 배 교수와 함께 서호석 전 창천교회 목사(기감)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끝내 서 목사는 중앙위원이 되지 못했다. 일단은 WCC측이 장상 목사가 아시아 지역 회장에 뽑혀 당연직 중앙위원이 된 만큼, 한 명만 더 추가해도 한국은 기존 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 듯하다. 또 WCC가 중앙위 구성을 여성 38%, 청년 12%, 평신도 25%, 원주민 4%, 장애인 2%로 정해 그 비율을 맞추다 보니 한국측 중앙위원 수를 더 늘릴 수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한국측 총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중앙위 의석 하나가 줄어든 것이 WCC 내에서 영향력이 큰 유럽권 교회들의 견제 때문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총회가 한국 부산에서 열리고 있고, 이번 총회 준비 과정에서 재정 등에 한국교회의 기여가 상당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WCC 총회에 참석 중인 한 한국교회 관계자는 “한국이 차기 WCC 총무 후보를 내려 한다는 등의 소문이 돌면서 이번 중앙위원 선거에서 한국에 대한 견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런 외부적 요인 뿐만 아니라 한국측 안에서도 여러 정치적 이해 관계가 작용하면서 다소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측 총대들은 중앙위원 수가 하나 줄자 긴급 모임을 갖고 WCC측에 ‘원상 회복’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