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협(오른쪽)과 NCCK 간의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평지협 제공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대표회장 김형원 장로, 이하 평지협)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가 최근 회동을 통해 한국교회 현안과 WCC 제10차 부산총회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평지협 초청으로 성사됐으며, NCCK에서는 김영주 총무를 비롯해 김태현 목사(일치협력국장), 김창현 목사(정의평화국장), 이석병 목사(홈리스대책위원회 사무국장), 황필규 목사(한국교회발전연구원) 등이, 평지협에서는 김형원 대표회장과 김사철 장로(초대 회장), 권승달·심영식 장로(증경회장), 강무영 장로(사무총장) 등이 각각 자리했다.

이날 평지협은 NCCK를 향해 “분열과 분쟁으로 신음하는 교계를 위해 연합기관으로서 중대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 달라”고 주문했으며, NCCK은 이에 “한국교회의 갱신과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형원 대표회장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나뉘는 등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가 붕괴되는 현실에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3년간 ‘부활절 연합예배’가 양측으로 나뉜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대표회장은 “작금의 한국교회는 에큐메니칼 정신이 ‘실종’됐고, 연합기관과 교회들은 분열과 분쟁으로 위상과 신뢰를 훼손함으로써 한국교회 미래를 매우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주 총무는 “부활절 연합예배는 반드시 한 곳에 모여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고, 이렇게까지 하면서 굳이 하나될 필요가 있을까도 고민했다”며 “한 공간에 함께 있어도 서로의 가슴에 못자국이 있는데 그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뉘었다고 모두를 나쁘게 보지 말고, 과연 어느 곳에 그리스도의 정신이 있는지 봐 달라”고 말했다. 김태현 목사도 “부활절 연합예배는 원래 교단간 연합예배이기 때문에 초대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 것”이라며 “한기총과의 부활절 연합예배 분열은 안타깝지만, 교단 연합 정신을 지키려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NCCK가 한기총-한교연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못한 것에 대해서도 김 총무는 “지금의 연합기관 구조는 예장통합측이 NCCK, 한기총, 한교연 모두에 속하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주도하지만, 반대로 정작 이런 일에서 NCCK는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는 게 지금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부활절 연합예배도 한기총과 하려 하면 한교연에서 반발하고, 한교연과 하면 한기총에서 반발해 입장이 매우 난처하다”며 “하지만 한국교회를 하나되게 하는 일에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CC 제10차 부산총회에 대해 평지협은 용공주의와 동성애 옹호, 다원주의 등을 표방하는 WCC 때문에 한국교회가 다시 둘로 나뉘게 됐다고 지적하자, 김영주 총무는 WCC의 태동부터 정신, 가입교단 등을 일일이 설명하며 해명했다. 김 총무는 “한때 WCC의 재정을 소련 KGB에서 지원하며, 중간루트가 러시아정교회라는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WCC의 재정은 한국교회 보수주의자들보다 훨씬 더 보수인 교단에서 많은 지원을 받는데, 어떻게 다원주의나 동성애 옹호 등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도 했다.

김형원 대표회장은 간담회 이후 “오늘 만남은 한국교회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한국교회 미래를 기대케 한다”며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가 새롭게 깨어나야 하는 때에 양 기관이 서로의 역할을 감당하면서, 협력 관계를 이어가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