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총회신학교 학력인가 감사예배에서 조용기 목사(가운데)가 기도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통합을 시도하다 다시 세 갈래로 나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로 인해 가장 가슴아파하는 이는 최고 원로인 조용기 목사가 아닐 수 없다.

법정 소송을 거듭하며 대립하고 있는 기하성 통합측(대표총회장 조용목 목사)과 서대문측(총회장 박성배 목사)은 서로 정통이라는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지금껏 수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서대문측은 조 목사에게 교단 총재라는 직위를 부여키도 했으며, 통합측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총회 산하 지역총회임을 수 차례 걸쳐 주장해왔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조 목사의 제자그룹인 영목회나 영성회 목회자들의 움직임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작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5월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를 출범, 19개의 제자교회와 함께 독자노선을 천명해 대내외적인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배신’이라고까지 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여의도측은 ‘정치적 중립’을 끝까지 고수하고자 했다.

여의도총회는 25일 임시총회에서 헌법개정을 통해 기하성의 모든 교회들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하고 본격적인 교단 재통합의 의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가운데 지난 금요일 순복음총회신학교 학력인가 감사예배에서의 조용기 목사의 발언은, 교단을 바라보는 아픔과 독자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심정이 자세하게 드러났다.

“교리 아닌 감정으로 갈라진 것은 수치스러운 일”
“양쪽 모두 내 선후배들… 서로  원수 될 수 없어”

조 목사는 학창시절부터 간절히 기도했던 총회신학교 학력인가에 대한 감격을 전하다가 “교단이 장족의 발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갈라진 것은 가장 가슴아픈 일”이라며 “교리가 달라 갈라졌다면 어찌할 수 없지만, 인간적인 감정으로 갈라진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고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그러나 감정으로 인해 갈라진 것은 한 세대가 지나면 합쳐질 줄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조 목사는 “왜 조용기 목사가 이편저편을 다 드느냐고 말하는 이가 있다”며 “이는 나중에 중재할 수 있는 단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편에도 나의 선후배들이 있고 이편에도 있어 아무하고도 원수 될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 목사는 “지금은 갈라져 있지만 세대가 지나고 나면 분명히 합칠 날이 올 것인데 그때에는 반드시 아교가 필요하다”며 “우리 교단(여의도총회)이 아교가 될 수 있다고 보기에 어느 쪽에도 가입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총회신학교 학력인가로 인한 교단 발전의 소망을 전하던 조 목사는 “장로교 합동측은 500만 운동, 통합측은 300만 운동을 하더라. (통합 총회장) 김삼환 목사는 좋은 친구로 있는데 지난번 만날 때는 48%나 목표를 이루었다고 말하더라”며 “목표가 있고 꿈이 있어야 이루는데 우리는 단 만 명의 목표도 못 세우고 갈라져 싸우고 있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른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간절히 기도하기는 하루 속히 갈라진 형제들이 돌아 만나 한국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위해 줄기차게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조 목사는 “인간관계에는 용서와 화해가 있어야 한다. 미움과 원한을 갖고 있으면 끝이 없다”며 “제가 지금 비록 중심(중립)에 서 있지만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다 사랑하고 존경한다. 모두 다 극복하고 잘 해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