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례 집사(왼쪽)와 박병철 집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가족교환 신장기증을 통해 2명의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새 삶을 찾게 됐다. 신장기증인은 모두 크리스천이었다.

지난 11일과 12일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 목사)를 통한 2건의 신장기증 릴레이가 이어졌다.

첫번째 주인공은 안산에 사는 박순례 집사(53·은혜와진리교회)다. 박 집사는 평소부터 각막기증에 관심이 있었지만, 사후 기증만 가능해 생각을 접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 옆집에 사는 분이 사후 장기기증을 하기 위해 장기기증운동본부로부터 두 장의 등록엽서를 받았고, 그중 한 장을 박 집사에게 우연히 전하게 됐다.

“서류를 보는 순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박 집사는 곧바로 신장기증 등록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의 반대였다. “처음 서류를 보여주면서 동의란에 사인을 해 달라는데 대꾸도 하지 않더라고요.” 박 집사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한 달동안 계속 기도만 했다고 한다. “그 후 한달 뒤 다시 서류를 내밀었는데, 남편이 순순히 동의하는 거 있죠.”

지난 11일 무사히 수술을 완료한 박 집사에게 신장을 받은 환자는 지난 10년 전 신부전 판정을 받고 투병중이었던 서울 가락동의 김모 권사였다. 이에 김 권사의 남편 박병철 집사(54·대방교회)는 아내가 신장이식을 받은 것에 감사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김 권사의 남편 박 집사는 “아내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싶어서 검사를 했지만 조직과 혈액 모두 일치하지 않아서 기증할 수 없었다”며 “아내가 신장기증을 받게 되면서 가족교환 신장기증이 있다는 소식을 알게 돼 신청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신장기증을 등록한 이후 아내의 이식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박 씨는 아내의 이식 이후인 12일 신장을 기증하게 됐다. 박 씨는 “아내가 15년 동안 많이 괴로웠을텐데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잘 견뎠다”며 “내 신장을 이식받는 분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신부전 환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기에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진행중인 가족교환 신장이식 프로그램은 가족간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조직이 부적합해 이식이 불가능할 경우 같은 형편에 있는 다른 환자들에게 기증을 실시하는 것으로, 보통 순수기증자들로 시작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