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독당, 왜 실패했나?’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고준호 기자

지난 17, 18대 총선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기독당.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을 펼쳤으나 두 차례 모두 원내 진입에는 실패했다. 이제 한 달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각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독당의 총선 결과에 대해 평가했다.


정치권복음화운동(대표회장 김동권 목사)는 1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독당, 왜 실패했나?’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에는 기독당을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본 임성택 교수(그리스도대학교),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김성욱 기자(프리랜서), 직접 주도적으로 참여한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가 나서 발제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임성택 교수는 우리나라 민족성에 대해 종교의 정치 개입은 인정하면서도 전적으로 동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하며 기독당의 실패는 예견된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임 교수는 특히 기독당의 선거 전략 중 가장 큰 패배 원인으로 “통일교를 투쟁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가정당의 등장을 기독교 세력의 결집 기회로 삼겠다는 발상과 그런 선거운동은 패배를 자초한 치명적인 전략이었고,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며 “통일교 정치 입성을 저지하기 위해 기독당에 투표하라는 호소는 우리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초라함마저 느끼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정치운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을 모두 가지려는 것에 대한 우리 민족의 정서적 저항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 ▲기독교 정치운동의 역할고 기능이 다른 정치세력과 어떻게 다른지를 분명히 할 것 ▲타 종교와의 갈등에 대비한 국민적 설득작업도 병행할 것 ▲교세에 의존하려는 안이한 방식에서 벗어날 것 등을 요청했다.

김성욱 기자는 기독당이 기성 정당과의 차별화와 구체적인 정책 제시를 하지 못해 뉴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기자는 그러면서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를 확립해야 한다”며 “올바른 이념과 가치가 있어야 분열된 한국에 통합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지막 발제로 나선 전광훈 목사는 이번 총선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당이 자동소멸됐던 2004년과는 달리 2.59%를 득표했다는 점을 들어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사회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한국기독당을 이끌었던 박영률 목사(국가발전기독연구원)가 맡았다. 박 목사는 “당시 기독당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시기상조였다는 생각이 들어 국가발전기독연구원을 만들어 기독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