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진격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빠져 나가는 피난민들의 모습.
▲탈레반의 진격 당시 아프가니스탄을 빠져 나가던 피난민들의 모습. ⓒNBC 뉴스 보도화면 캡쳐
파키스탄 정부가 11월 1일까지 14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불법 난민들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새로운 인도주의적 비극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의하면,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는 최근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 여성, 인권 운동가, 서방 국가에서 일했던 모든 사람이 보복을 당할 위험이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크리스천에이드의 아시아 지역 책임자인 라마니 리사드(Ramani Leathard)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분쟁, 폭력, 뿌리 깊은 빈곤으로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혹독한 겨울은 불행을 가중시킬 뿐이며, 많은 이들이 영국이나 유럽연합(EU) 국가로 탈출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리사드는 “탈레반 장악 이후 국가를 떠나 이미 극도로 취약해진 아프가니스탄인들이 기아와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자국으로 강제 송환되는 것은 큰 우려”라고 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 경제는 대규모 난민 유입에 대처하기에 너무 취약하며, 이달 초 발생한 지진과 국제 구호 예산 삭감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경고했다.

또 “영국 정부가 취약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 안전한 경로를 제공하고, 파키스탄 정부가 그들을 추방하지 않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지원하는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리사드는 “다음 달 영국에서 열리는 식량 안보 정상회담은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의 지속적 기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아프가니스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탈레반의 정권 장악 후 발생한 70만 명을 포함해 파키스탄에 약 37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있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난민으로 등록되지 않은 이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라비나 샴다사니(Ravina Shamdasani)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대변인은 “추방된 이들이 고문, 자의적 체포 및 구금, 심각한 차별, 경제적·사회적 필요의 부족 등으로 온갖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