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호 박사
▲김원호 박사(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심혈관질환과 과장)가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제공

제16회 태아알코올증후군 및 니코틴중독 예방 세미나가 26일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회관 2층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김원호 박사(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심혈관질환과 과장)가 ‘임신 전 음주가 태아발달 및 산모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임신 중, 임신 전 가임 여성 음주의 위험성을 주제로 국가 연구사업으로 지정하고 발표해왔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임신 중 음주가 태아 발달 및 산모 건강에 미치는 폐해에 대한 대국민 예방관리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고 이를 통한 음주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저소득국가에서는 여전히 임신 중 음주율이 높은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때문에 세계 보건기구인 WHO에서는 임신 중 음주의 폐해와 위험성을 알리는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 생산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음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국에 보급하고 있다”며 “그런데 대부분의 연구들이 임신 중 음주에 집중이 된 반면 임신 전의 음주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되어 왔다”고 했다.

제16회 태아알코올증후군 및 니코틴중독 예방 세미나
▲제16회 태아알코올증후군 및 니코틴중독 예방 세미나 현장.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제공

그는 “임신 전 음주는 태아와 산모 건강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건 빅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음주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우리나라 여성에서의 유방암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난임과 불임률이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이를 단순 스트레스 요인만으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실제 전임상 실험동물모델을 이용해 임신 전 2주 동안 높은 농도가 아닌 적정 양에 해당하는 5% 알코올이 든 식이를 섭취하게 한 후 임신을 유도하는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음주를 한 군에서 약 15%가 낮은 임신율을 보였다”고 했다.

또 “태아 상태에서의 눈 발달이 정상군에 비해 늦었고 임신 된 태아 수도 평균 1마리 정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고, 출산 후 기형아 출산율이 7%로 나타났고 거대아 (Macrosomia)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현상들은 알코올 대사에 의해 생성되는 활성산소 증가와 일치하였고 이는 산모의 대사기능 및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일치함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그는 “알코올 대사 억제제인 4-MP 물질을 마우스에 처리를 한 결과 알코올섭취에 의해 나타난 이들 폐해들이 모두 억제됨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결과는 우리나라 임신 코호트 2700명을 대상으로 임신 전 음주와 거대아 출생이 상호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여러 이유로 음주율이 급격히 증가를 하고 있고, 고위험 음주율도 여학생이 더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연구는 임신을 한 이후 음주뿐만 아니라 임신 전에 노출된 음주도 임신 능력, 태아 발달 및 산모 건강 이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이 연구결과가 국민 보건 예방관리 정책을 마련하는데 매우 귀중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한편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WWCTU : World Women's Christian Temperance Union)는 미국 노스웨스턴 첫 여자대학의 첫 여자 학장 프란시스 윌라드에 의해 창설됐다. 윌라드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없던 1880년대에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 학장 자리를 내려놓고 술 유통 금지입안을 시도, 여성참정권운동에 앞장섰다. 이후 술과 담배, 마약 문제로 고통받는 세계 각국에 절제회를 조직, 각국 법 제도를 성경 말씀에 기초해 국민건강을 돕도록 했다.

우리나라에는 WWCTU의 크리스틴 틴링 선교사에 의해 이화학당, 배재학당 등에서 절제운동이 시작됐다. 이후 1932년 한국 초기 선교사와 초대 한국교회 여성들이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전신인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를 창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