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더위가 절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얼마나 더울지는 모릅니다. 또한 그 더위가 어떤 의미인가는 각자의 형편과 처지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예배당 건축 공사장은 어떤 날, 너무 더워 공사를 쉰 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중기 차량을 타고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그 쇳덩어리 달아오른 공사현장은 에어컨 있는 방과 다릅니다. 작업현장을 지나가며 느끼는 것은 수고하시는 분들께 대한 죄송함과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어떠하건 올 여름의 더위가 또 우리 곁을 스쳐가고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해외 선교와 국내 선교도 다녀왔고, 각종 주일학교 여름 캠프도 마쳤습니다. 이제 이번 주간에 청년 영성축제와 밀알부 여름수련회만 마치면, 가을학기 준비를 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가을학기 교육프로그램 안내문과 현수막 기안을 보았습니다.

삶은 언제나 추위나 더위, 혹은 따스함과 시원함으로, 우리 곁을 스쳐갑니다. 그리고 스쳐간 세월과 시간의 공간에는 그 시간들을 채웠던 우리의 자취가 남아 역사를 구성해갑니다. 움추림과 진취, 유려함과 위축됨, 순간마다 있어졌던 삶의 마디들이 그대로 한 올씩 엮여져 남습니다.

삶은 기억으로 남고, 추억으로 남아, 가슴에 그려진 그림으로 우리를 미소 짓게도 가슴 아프게도 합니다.

그러나 그 또한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시간 가며 우리는 있었던 모든 것을 더 깊이 의미화 시키고, 원수를 사랑으로 설움을 은혜로 익혀갑니다. 삶이란 살아가고 또 살아가면서, 깨닫고 느꼈던 삶의 조각들을 더 아름답고 섬세히 완성해갑니다.

또 한 여름을 지나보내며, 우리는 살아왔던 삶의 추억의 장면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구상을 합니다. 이제까지 삶의 과정에서 주셨던 하나님이 베푸셨던 은혜는 항상 그 순간의 완성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꺼내보고 또 바라보는 반복을 통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됩니다. 그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하나님의 크고 깊은 은혜의 긴 호흡과 참아주심, 그리고 은총도 봅니다.

은혜 아닌 것이 없었던 주님의 자비와 기다리심과 길을 열어 보여주심. 그리고 또 용기를 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실패를 두렵지 않게 하시는 새 의지와 열정. 오늘도 주님은 물에 빠진 것처럼 흠뻑 땀에 젖는 더위 속에서 우리에게 새 은혜를 말씀하십니다.

여름이 절정에 이르는 것을 보니, 더울 날도 그리 길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님 바라보며 오늘도 은혜의 하루를 소중히 여기시고, 기꺼이 주님 뜻을 이루시는 성도 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