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할 때에
오를 때까지 다 올라
정상에 이르러
산 아래를 둘러보면
보람 있고 만족스럽습니다.

오르는 길이 고생스럽고
위험하였으면 위험하였을수록
더 큰 보람과 만족함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위를 바라보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높은 하늘만이 열려 있어서
바라만 보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의 경험처럼 보람과 성취,
만족의 기반 위에서
더 이상 갈 수 없음의 한계가 교차하는 자리!
이 자리를 깔고 앉아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리에서
하늘을 향해 마음을 열고
믿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는 기다림의 종교입니다.
나서고 촐싹거리지 말고,
떠들썩하게 어수선하게 서성이지 말고,
행동의 깔불거림과
마음의 시끄러움이 사라진 지경,
잘남의 우쭐거림과 비교에서 오는
출렁거림이 사라진 지경에서
만족과 믿음을 깔고 앉아서
바위처럼 하늘만을 바라보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홀연히 하늘의 음성이 임하고
불리움을 받을 수 있는 자세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연>

<2006.9.14. 다시 묵상함. 이주연>

*오늘의 단상

나쁜 말을 들으면 내게서 멈추게 하십시오.
아름다운 세상이 내게서 시작될 것입니다.
<이주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