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토론토 큰빛교회)가 2년 7개월 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북한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억류하고 있던 임 목사에 대해, 캐나다 총리 특사의 방북을 받고서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병보석되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 다음 날 풀어줬다.

고국과 가족들의 품으로 뒤늦게나마 임 목사를 돌려보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다 해서 죄 없는 사람을 강제로 억류한 뒤 2년 가까이 강제로 노동을 시킨 그들의 행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이미 죄 없는 외국인인 미국 대학생 윔비어 씨를 잡아다 죽음에 이르게 했던 패륜적 전력이 있다. 북한의 수십 년 역사는 인류 보편적 인권을 처참히 짓밟아 온, 야만과 퇴행의 그것이다.

'석방'이란 기본적으로 죄인들에게 이뤄지는 행위다. '병보석'이라는 것은 조건부 석방이다. 무죄는 아니지만 병에 걸렸기 때문에 특별히 풀어준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러나 임현수 목사는 굶주리고 아픈 북한 주민들을 위해 조건 없이 인도주의적으로 봉사하던 인물이었다. 임 목사는 억류 이전 110차례나 방북했었고, 나진 지역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통행증도 갖고 있었다. 이런 은인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억류해 놓고, 시혜를 베풀듯 '석방'한다고 말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알 수 없는 것은, 북한이 ICBM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최고조의 위기 국면을 조성하던 중 임 목사를 풀어준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아니면 윔비어처럼 더 병세가 악화되기 전에 풀어준 것인지는 후일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임현수 목사는 풀려났지만, 북한에는 우리 국민들을 비롯해 아직 적지 않은 이들이 납치 또는 억류돼 있다. 우리 국적의 김정욱·김국기 목사, 최춘길 선교사, 고현철 씨와 탈북민 등 10여명, 美 국적자인 김동철 목사, 평양과기대 김상덕 교수와 직원 김학송 씨, 중국인 조선족 장만석 집사 등 4명이 아직 생사를 알지 못한 채 북한에 억류돼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임현수 목사를 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한편, 아직까지 매여 있는 이들 모두 자유의 몸이 되게 해 달라고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가며 계속해서 기도해야 할 것이다. 임 목사에 대한 기도처럼, 끊임없이 끈질기게 우리가 기도한다면,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실 것이다.

임현수
▲주일예배에서 강단에 선 임현수 목사. ⓒKBS 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