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연 박사
무지개 백성

때론 기쁘고
때론 슬픈 일도
비 온 후에 무지개 뜨고
백야에 만월 뜨는 날엔
잊지 말자
가난했던 시절
잊지 말자
가난한 백성들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명상의 길
순례자의 길
한 잔의 차이 속에
고려인의 눈물을 마시며
알마타 사과 한 입에
고난을 극복한 미소를 배우며
잊지 말자
한민족의 소중함을

때론 기쁘고
때론 슬픈 날들에
우리의 초상화를 보자
만월 속에 얼굴을 보자
얼굴을 보자

가도 가도 알마타 철로길
무지개빛 사과 한 입에
철의 실크로드의 열망을 키우네

글로벌 디아스포라로 흩어진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 가장 많은 디아스포라를 전세계에 보낸 한민족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통찰하며 카자흐스탄 알마타에서 쓴 시다.

2010년 11월 11~12일 대한민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게 된다. 이 회의에 참석하는 20명의 면면을 보면서, 세계 지도자들의 특징과 그들이 추구하는 세계 경제 위기 극복 및 지속적인 성장 방안에 대해 전문인(Professional)의 입장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주최국인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참가자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 하지즈 국왕(86세),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76세),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73세)에 이어서 네 번째의 연장자이고 기업 CEO 출신으로서 성공한 크리스천이라는 점이 G20 정상회의를 여는 데 기본적인 품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veness)을 가지고 글로벌 인재를 중요시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단일 민족으로서 글로벌 시대에 진입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1980년에 이르러서야 글로벌 전략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IMF를 만나면서 잠시 휴지기를 겪다 바로 밀레니엄 시대에 들어섰다. 아직도 세계 지도자들이 한국에 몰려올 때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한 입장이 정리가 되지 않은 듯하다.

필자가 명지대학교에서 문화교류학과를 시작할 때만 해도 문화교류라는 개념이 ‘경계인’이지 주류가 되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여러 학교들에 상당수가 융합식 교육(Convergence Education)과 학제 간(Interdisplnary Education) 교육을 통하여 국제적인 리더를 키우는 문화교류학과(Intercultural Studies)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는 11월 한국을 방문하는 20명의 지도자 가운데 문화적 혼혈인으로서, 글로벌 지도자로도 손색이 없는 이들이 몇몇 있다. 특별히 눈을 끄는 사람은 유럽연합(EU)의 초대 대통령인 헤르만 판 롬파워다. 그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으며 루벵 카톨릭대학교에서 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일본 전통시인 하이쿠에 대한 조예가 상당하여 시인총리라고도 한다. 서구의 물질문명(Western Civilization)을 알면서도 동양의 사고(Asian Thinking)를 존중할 수 있는 문화적 혼혈인(Cultural Hybrid)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과 기독교의 종교적 혼합주의를 가진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라는 것이 흥미를 끈다. 세계의 정부,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권위로 그 모든 한계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포용의 시대에 역할 모델로 떠오를 수 있는 문화적 경계인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관심을 끄는 것은 20명 중 3명의 여성 총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판 요셉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이고 최연소 총리다. 그녀는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으나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으로 이주해 오늘날 통독의 총리가 되는 변혁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북한과의 통일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나라로서는 통독에게 배울 것이 많이 있을 것이다. 메르켈 총리로부터는 변혁(transformation)의 기수, 섬기는 종의 촉매제(servant catalyst), 화해의 촉진자(peace facilitator)로서의 역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이슬람 국가들인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의 지도자들이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데 한국은 이들 국가에 원자력에너지와 로봇 산업, 그리고 우주과학 영역 등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67년 후 석유가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과 원자력에너지를 포함한 틈새간 전략(In Between Strategy)을 가지고 제3의 세력으로서 한국을 지지하는 보이지 않는 ‘기름 묻은 손’을 가지고 있다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서는 굳이 마다할 일이 아니다. 여기서 제3의 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공리주의, 세속화, 인본주의라는 삼발이로 버티고 있는 서구문명과 인격주의, 그리고 과거 회기주의라는 덫에 걸린 동양사상의 이분법적 구조의 대안으로서의 이슬람 문명을 포함시키는 것이다.(계속)

김태연 박사(전 명지대 교수, 한국로잔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