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시드니 청운교회에서 만난 윤승록 목사는 캠퍼스 선교에 대한 열정과 비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류재광 기자

한국대학생선교회(KCCC, 대표 박성민 목사) 선교국장 윤승록 목사가 호주를 방문했다. 윤승록 목사는 이번에 먼저 브리스번을 찾아 한국 CCC 측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이어 시드니로 자리를 옮겨 후배 사역자들과 그들이 목회하고 있는 교회를 찾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30여년 전부터 CCC 활동을 시작한 윤승록 목사는 그야말로 30년 외골수로 한 길을 달려온 학원선교 운동가. 윤 목사와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그의 마음 속에 담긴 학원 선교를 향한 뜨거운 열정과 비전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대화는 먼저 얼마 전 성황리에 열렸던 ‘CM 2007’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CM 2007은 CCC가 지난달 전 세계 학생운동가들과 함께 선교 과제를 논의한 컨퍼런스로, 129개국 1만6천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했다. 윤 목사는 CM 2007을 통해 세계 캠퍼스 선교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 캠퍼스가 2만5천여 개, 그리고 그 중에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캠퍼스가 8500여개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CCC가 선교하고 있는 캠퍼스가 1960여 개, CCC가 아니더라도 다른 선교단체가 선교하고 있는 곳이 500여 개 정도입니다. 이번 CM 2007에서는 이 남겨진 캠퍼스들에 복음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캠퍼스 선교의 현실과 나아갈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자 참가자들의 열정과 헌신에는 더욱 불이 붙었다. 이번 집회에서 참가자들 대부분은 미전도 캠퍼스 사역에 헌신하기로 결단했다. 국제CCC는 내년까지 전세계 365개 미전도 캠퍼스를, 한국CCC는 국내 100개 미전도 캠퍼스를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선교의 장막을 넓히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터. 특히 최근 학원선교는 한국교회 전체의 정체와 맞물려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윤승록 목사 역시 이 부분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한국은 서구의 정신적 흐름을 민감하게 받아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지금은 서구의 학원 속에 깊이 파고든 ‘관용주의’로 인해 기독교가 도전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많은 종교가 있는데 왜 굳이 기독교이어야 하느냐라고 하는 문제 제기가 일고 있는 것이죠. 캠퍼스의 전도자들이 진작에 이 문제에 대처하고 기독교만의 독특한 진리를 전파하기 위해 목소리를 결집해야 했는데, 이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캠퍼스 내에서 우리의 영역은 점점 좁아진 것이죠.”

CCC의 전도 자료에 의하면 70년대에는 캠퍼스 전도 시 4명 중 1명이 복음을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10명 중 1명이 말을 들어줄까 말까 할 정도로 캠퍼스 선교가 어려워졌다. 때문에 CCC 내부에서는 기존 캠퍼스들의 내실을 다지기에도 분주한 시기에 미전도 캠퍼스 개척까지 대대적으로 나서는 것은 무리가 아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현 캠퍼스들이 어렵다는 이유로 미전도 캠퍼스 개척을 뒷전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 났다고 윤승록 목사는 설명했다. 그 대신 학원사역연구소 등의 활동 등을 통해 캠퍼스 사역의 위협 요인들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일에도 보다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윤 목사는 말했다.

그리고 윤 목사는 캠퍼스 선교가 부흥하기 위해서 먼저는 교회에 부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지금 CCC의 부흥도 부흥이지만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부흥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 평양대부흥 100주년 성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합동총회와 켄싱턴 언약을 맺어 교회 부흥과 세계 선교를 위해 긴밀한 공조를 이루기로 약속했습니다. 학원 선교는 민족 교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