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하지 말아라>(한스미디어)

주기도문을 드릴 때


“하늘에 계신” 하지 말아라
세상일에만 빠져있으면서

“우리” 하지 말아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여” 하지 말아라
아들딸로서 살지 않으면서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하지 말아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나라이 임하옵시며” 하지 말아라
물질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지 말아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하지 말아라
가난한 이들을 본체만체하면서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하지 말아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하지 말아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하지 말아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 하지 말아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한 편의 비평시처럼 보이는 이 글은 크리스천을 위한 주기도문 묵상카툰집 <하늘에 계신 하지 말아라>에 실린 목차다. 이 책은 그동안 크리스천의 삶과 지혜를 담은 카툰으로 호평을 받아온 최윤규 씨가 기독교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확산되어온 묵상카툰 ‘반성하는 주기도문’을 모티브로 해 펴낸 작품이다. 이 책은 오늘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신앙인의 솔직한 심정을 짧고도 힘 있는 메시지와 더불어 명쾌한 그림으로 표현해 낸 수작이다. 출판된 지 한달이 채 안됐는데도 벌써 2쇄에 들어갔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저자는 주기도문에 나오는 각 구절을 그림과 함께 인용하면서, 우리의 삶이 과연 주기도문에 부합되는지를 성찰하도록 만든다. ‘우리는 주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기도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바로 저자가 이 책을 펴내게 된 이유다.

책을 통해 "40일 금식기도, 100일 새벽기도를 하면서 나의 계획과 뜻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대로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대학합격을 기원하고, 승진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질병에서 회복하게 해달라고 금식하고, 세상 욕심에 치우쳐 나의 욕구를 채우고자 새벽기도할 때, ‘내 욕심’의 자리에 ‘하나님’을 모셔도 같은 내용의 기도를 할 수 있을까? 더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당신의 자녀를 대학에 떨어뜨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래도 기도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할 정도로 저자의 목소리는 솔직하고도 통렬하다.

최윤규 씨는 2001년 세계인터넷선교학회가 주최한 제 1회 기독만화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바 있으며,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sericeo.org)와 ‘이코노미스트’ 등 경제전문잡지에 ‘경영 카툰’과 ‘카툰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이랜드와 현대자동차를 거쳐 현재 벤처기업 ㈜이비즈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 <리더가 넘어선 위대한 종이 한 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