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받는 습관
은혜받는 습관

데이비드 마티스 | 생명의말씀사 | 288쪽 | 15,000원

◈은혜=성령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게 된다. 여기서 신학자들은 '하나님을 사모해야지,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것은 수정돼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할지 모르겠다. 신학자들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엄마를 사모한다 해서 엄마의 사랑을 사모해선 안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사모하는 것인데 너무 명료화를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신앙의 덕을 세우지 못하는 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본서의 원 제목은 'Habits of Grace'이다. '은혜의 습관'으로도 번역할 수 있을 듯한데, '은혜받는 습관'으로 번역됐다. 본서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론 약간 모호하지만 '은혜의 습관'이 좀 더 와 닿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은혜를 받는 기술이나 기능으로 느껴져서 조금 어색하였다.

본서의 서론은 꽤 길다. 긴 서론을 읽으면서, 저자는 성령의 역사를 은혜로 표현하는 듯했다. 탁월한 선택이다. 만약 성령으로 표현하였다면 분명 신학적 논쟁을 야기시켰을지 모른다. 하지만 은혜로 표현함으로 정말 은혜롭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성령의 역사는 은혜가 충만하다. 은혜가 충만한 것은 성령의 역사이다.  

◈존 파이퍼

본서가 말하는 신앙의 핵심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뻐하는 것'이다. '기쁨의 신학'은 존 파이퍼의 닉네임이기도 하다. 책에서 저자 자신은 존 파이퍼의 영향 아래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으며, 그 영향에서 벗어날 생각도 없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본서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기뻐한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삶으로 설득된다. 정말 온 마음과 온 감각과 온 삶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기뻐하는 것을 느끼고 누리는 것이 신앙생활의 목표 중 하나여야 한다.

◈3가지 습관

본서의 저자는 존 파이퍼와 도날드 휘트니를 자주 언급하고 몇몇 다른 저자들도 언급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본서에서 언급되지 않는 리차드 포스터의 '영성훈련' 내용과 상당히 중복된다. 그럼에도 리차드 포스터가 말한 24가지의 복잡함에 비해, 3가지로 단순화시키고 있는 것이 본서가 가진 차별성이다.

저자는 말씀의 습관, 기도의 습관, 교제의 습관으로 압축하고, 그 안에 다양한 행위들을 각각의 핵심 습관으로 묶어서 잘 정리하고 있다. 본서는 교회 새가족부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을 만큼 실제적이다. 다만 이것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개교회의 역량에 달려 있을 것이다.

◈새가족이나 초신자 매뉴얼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되어 있는 새가족 공부나 새가족 지침서들은 거의 대부분 '조직신학적 접근'으로 일관돼 있다. 성경론, 신론, 기독론, 구원론, 내세론(종말론), 교회론의 패턴으로, 인지적이고 개념적 교육으로 정형화 되어 있다.

여기에 본서와 같이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과 행위들을 소개하고, 그 이유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을 보충하여 사용한다면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성도들에게 매우 실제적인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강도헌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자, 제자삼는교회 담임, 프쉬케치유상담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