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통일학회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사랑광주리 이사인 특강 진행자는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오일환 박사) 창립 1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통일을 위한 대북 인도적 지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11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개회예배 설교(출 19:6)는 오정현 목사가 전했다. 오 목사는 "사역과 섬김에는 임계점이 있다. 99도까지는 물이 끓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사역도 임계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일은 우리가 눈물로 했던 기도의 응답으로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오정현 목사는 "우리는 선지자적 사역을 감당하다 비판주의로 빠져 자해하고 공동체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옥한흠 목사님처럼 비관주의를 극복하고 더욱 주님 앞에 기도로 나아가 제사장적 책임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오늘 우리의 대화와 토의, 논의가 제사장적 책임론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 세계교회의 쇠퇴를 막아내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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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메시지 후 오정현 목사와 이상숙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상임위원장, 최현범 목사(부산중앙교회)에게는 공로패가 증정됐다.

오일환 회장은 대회사에서 "한국교회는 북한의 영유아를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해서만큼은 인도적 지원이 계속되길 바라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전면적으로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달리 방도가 없다"며 "그러나 그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고, 남북관계의 호전을 기대하면서 미리 대안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북한을 변화로 유도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선 본연의 'engagement policy'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 정책은 무조건적 지원이 아니라, 지원을 통해 차츰 개혁과 개방으로 나오게 하는 지혜를 필요로 한다"며 "수많은 인적·물적 접촉 과정에서 대다수 북한 주민들이 우리의 사랑을 진심으로 느낄 때, 그들은 대남 동경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체제 변화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명예회장 주도홍 교수(백석대)는 회고 인사에서 "성경을 그토록 사랑하는 한국교회는 왜 북한을 이야기할 때만 성경을 쏙 빼놓고 이데올로기·반공으로 일관하는가"라며 "아직 통일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과연 북쪽만의 문제인가"라고 질문했다.

주 교수는 "우리 학회는 정치와 국가의 길에 서지 말고 교회의 길에 서서, 이념과 정치를 뛰어넘어 복음의 길에서 서독교회가 동독을 상대했던 것처럼 북한과의 관계를 가졌으면 한다"며 "한국교회는 분명하게 복음에 서서 정부와 열린 대화를 하며 겸손한 동역자로서 그 길을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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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목사(오른쪽)에게 오일환 회장이 공로패를 증정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오후 학술대회에서는 유관지 목사(기독교통일포럼 상임대표)가 기조발제 '대북 인도적 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전했다. 그는 "기독교통일학회는 그동안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발언을 활발하게 해 왔는데, 10년 동안 논의되고 제기한 담론들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검토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이런 작업이 없다면 많은 논의들은 공론(空論)이 되고, 이런 모임은 '말잔치'의 반복에 그칠 위험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유 목사는 "기독교통일학회는 대북 인도적 지원의 근본 원리가 무엇인지를 한국교회에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책임이 있고, 근본 원리에서 벗어난 일들이 있으면 지적도 해야 한다"며 "결국 성경적 원리로 해야 할 텐데, 그 대표적 말씀인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인의 비유(눅 10:25-37)의 키워드는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이다. 예수님은 지금 한국교회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또 임상순 박사(통일미래사회연구소)가 '국제기구의 대북 지원 필요성과 현황', 이빌립 선교사(통일소망선교회)가 '탈북민을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 윤은주 박사(뉴코리아 상임대표)가 '기독교네트워크를 통한 대북 지원'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