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관계 맺기 전, 홀로서기부터 배워야 하는 ‘사람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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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칼럼] 누구에게나 흔한 중독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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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약물 중독으로 목숨을 잃거나 영구적 뇌 손상이 온 사례를 접하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알코올 중독으로 뇌 손상이나 건강이 치명적으로 나빠지거나, 도박 중독으로 전 재산을 잃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완전히 깨어진 경우도 듣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은 치명적인 중독에 걸린 것이고, 중독은 나와 상관없는 특정한 사람들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많은 인기가 있던 배우 유아인 씨가 상습적으로 마취제를 복용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평소 유아인 씨를 보면 왠지 연기는 잘 하지만 마음이 어두울 것 같고 평안이 필요한 사람으로 보였는데, 이러한 일로 뉴스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직업에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요즘에는 많은 일반인들과 젊은이들이 쉽게 약물 중독에 노출돼 빠지는 현실입니다. 더 이상 중독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 머릿속에 알코올, 마약, 도박 중독은 나쁜 중독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있는 반면, 그 외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너무 가까이 있는 중독은 중독이라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갑니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 드립니다>라는 책은 일반인들이 너무 흔하게 가지고 있는 중독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바로 ‘사람 중독, 일 중독, 그리고 돈 중독, 카페인 중독’ 같은 것들입니다.

사람 중독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사람 중독에 걸린지도 모른 채 외로움과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관계들을 찾아다닙니다. 그들은 쉽게 자신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달래주는 관계 가운데 나아가는데, 그것이 건강한 관계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채 주관적 확신으로 관계를 급속도로 진전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관계에서 학대를 받게 되는 경우는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나라는 존재는 없고 나와 함께 있는 사람에게 가치를 두며 그 사람의 감정과 결정에 쉽게 휩싸이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어린 시절, 관계에서 충분한 존중과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랑과 인정을 갈구하는 그들은 자신에게 사랑을 준다는 사람들의 학대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견디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스스로는 결정도 잘 내리지 못하는 의존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A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사랑 대신 늘 학대를 받았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차자 부모가 소개한 사람과 쉽게 결혼을 했는데, 신혼여행을 가서는 그 사람이 자신의 조건을 보고 결혼한 사람인 것을 알아차리고 바로 이혼했습니다. 결혼한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견딜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그랬던 A는 나중에 다시 결혼을 했는데, 늘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까닭에 결혼할 사람이 자신을 충분히 존중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 보지 않고, 그저 자신의 과거를 받아주는 사람이 생기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A는 또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했고, 남편으로 인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삶을 살면서 깊은 우울 가운데 빠져들었습니다. A는 채워지지 않은 허전한 마음을 새로 만나는 친구들을 통해 채우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강렬하게 끌리는 친구 관계를 맺고는 실망스러운 일이나 무시당하는 일이 생기면 관계를 쉽게 단절해 버리게 됩니다. A는 ‘사람 중독’에 빠져 있는 한 모습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과 관계를 맺기 전, 홀로서기를 먼저 배워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타인을 통한 인정이나 가치를 찾기 전에, 내가 누구인가에 관한 믿음이 바르게 서야 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타인의 인정이 없어도 내가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임을 강하게 믿는 사람이며, 어려움이 올 때 이를 통해 더 강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다는 긍정적 소망을 가진 사람입니다.

또 ‘사람 중독’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감정과 생각을 타인과 잘 나눠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 중독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자기 주장을 잘 못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당사자는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 답답함과 나아가 분노마저 갖게 됩니다. 감정과 생각을 잘 인식하고 존중하고 표현하는 것을 통해 자기 효능감이 더 증대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건강한 힘을 가지면 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사람 중독뿐 아니라 일 중독, 돈 중독 등 모든 중독들은 많은 사람들이 가진 중독이나 심각한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마약 중독과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중독은 역기능 가정을 배경으로 발생합니다. 역기능 가정에서는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소속하고 싶은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는 것이 원활하게 허용되지 못합니다.

채우지 못한 욕구의 고통이 충동적이고 일시적인 쾌락으로 이어질 때, 거짓 위로 수단인 중독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중독은 일시적이고 강력한 위안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삶을 파괴시키고 관계를 파괴시키고 죽음으로까지 사람을 끌고 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중독은 우리 속마음이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중독 치료는 중독 행위도 멈춰야 하지만, 동시에 속 마음의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중독에서의 회복은 영적 회복이 전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영적 경험이 없이 혼자 힘으로 새롭게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독 치료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12단계 자조 프로그램은 자신은 중독자인데 자신의 힘으로 치료할 수 없고, 그래서 초월적인 신(High Power로 불리기도 함)에게 삶을 맡긴다고 고백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많은 중독자들은 영적 체험을 하면서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중독이라는 강렬한 경험을 능가하는 영적 체험은 사람을 회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또 속마음의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려면, 관계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관계가 깨어져 있습니다.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중독으로 자연스럽게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독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으므로, 어떤 관계의 회복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잘못한 것은 용서를 구하고 가족들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관계를 잘 맺는 사람들은 중독의 유혹에 잘 빠지지 않고, 중독의 유혹에서도 벗어나기가 훨씬 좋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운 중독의 문제를 타인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내게도 있을 수 있는 문제로 보고 마음에 평안과 관계의 평안을 유지하고 확인하며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훈 목사.

▲김훈 목사.
김훈 목사 Rev Dr. HUN KIM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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