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11차 총회
▲총무 이홍정 목사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NCCK
지난 8월 29일부터 독일 카를스루에 컨벤션센터(Kongresszentrum Karlsruhe)에서 진행중인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1차 총회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가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을 펼쳤다.

NCCK는 이곳에서 1천 명 이상의 그리스도인들이 ‘한반도 종전선언(Korea Peace Appeal)’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NCCK는 ‘우물’이라는 뜻을 가진 세계 교회들의 친교 마당 브룬넨(Brunnen) 부스 운영과 네트워킹, 브룬넨 워크샵을 진행했으며, 이홍정 총무는 에큐메니칼 좌담회(Ecumenical Conversation)에서 한반도 상황을 나눴다.

에큐메니칼 좌담회는 21세기 교회와 에큐메니칼 운동, 사회 이슈, 선교와 신학에 대한 심도 있는 총대들의 대화로, 정리된 결과물이 총회 위원회 및 차기 위원회에 공유돼 차후 WCC 프로그램에 반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이홍정 총무는 지난 2일 오후 5시(이하 현지시간) ‘정의로운 평화에 대한 에큐메니칼 소명: 평화 구축에 대한 통전적 접근’이라는 주제의 에큐메니칼 좌담회에서 지난 2013년 WCC 제10차 부산 총회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의 빛 아래, 오늘날 변화무쌍한 지정학적 경제상황의 징후를 반영해 WCC의 정의평화순례(Pilgrimage of Justice and Peace)와 관련, 향후 에큐메니칼 운동을 위한 7가지 방향을 제안했다.

7가지 제안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한반도의 치유와 화해를 위한 기도 운동을 지속해 나갈 것(매년 8월 15일 직전 주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공동기도주일’) ②실천지향적 평화교육을 통해 화해와 일치로 가득찬 마음의 지질학을 배양해나갈 것 ③남북 정부가 분단에 의해 형성된 불의와 대립을 극복하고 인권의 보편성을 강조하면서 인류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일하도록 요구할 것 ④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유산을 되살려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새로운 노력을 시도하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할 것 ⑤비무장지대(DMZ)를 생태평화지대로 전환시키고,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시민 연대가 국제협력을 펼쳐나가도록 움직여갈 것 ⑥인도주의적 핵무기 금지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와 핵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 ⑦한국전쟁을 종결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 캠페인에 동참할 것.

이홍정 총무는 “NCCK가 지난 2020년부터 세계에서 1억 명의 서명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400개 이상 시민사회단체 및 ‘한반도 평화통일과 개발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EFK)’ 참여 교회들과 함께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총회 기간 동안 꼭 캠페인에 참여해 달라. 평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한국 전통 부채를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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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참여와 서명자들에게 선물한 부채. ⓒNCCK
이 총무는 “평화는 총구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나 장군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며 “평화를 구축해 가는 주체로서 ‘우리’가 평화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평화 주권에 대한 시민의식과 사랑과 정의에 기반한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NCCK는 6일 오후 5시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 브룬넨 워크샵을 개최했다. 캐나다연합교회 패티 탈봇(Patricia Talbot)의 진행으로 한국정교회 임종훈 사제(NCCK 화해통일위원회)의 기도, 이홍정 총무의 인사 및 여는 발언, 이기호 박사(한신대, NCCK 화해통일위원회)의 ‘전쟁 또는 평화, 한국의 전환점 : 휴전으로부터의 긴 여정’ 기조발제 후 그리스도 제자교회 폴 체(Paul Tche) 목사의 논찬, 질의 응답과 대화 등이 이어졌다.

이기호 박사는 휴전에서 평화조약으로 가는 ‘한반도 종전선언(Korea Peace Appeal)’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제는 한국전쟁의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UN/미국과 한국 정부, 시민사회 사이 존재하는 긴장과 불일치 속에서 시민과 교회들이 평화 이니셔티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1988년 NCCK의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 기독교회 선언’이 끼친 영향을 사례로 들고, 전지구적 군비 지출문제를 지적하며 “개별 국가 국익과 안전을 넘어 아시아, 전지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NCCK는 총회 폐회 다음날인 9일 에큐메니칼 포럼(Ecumenical Forum in Korea, EFK)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칠 예정이다. 에큐메니칼 포럼은 WCC와 NCCK,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이 도잔소 프로세스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설립한 ‘한반도 평화통일과 개발협력을 위한 상설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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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 부스. ⓒNCCK
NCCK에 따르면, WCC는 ‘온 지구상에 거하는 만물’을 뜻하는 ‘오이쿠메네(oikoumene)’의 비전으로 전 세계 흩어진 모든 교회의 일치와 공동선교를 도모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대표적 기구이다. 에큐메니칼 비전은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하신 예수님의 기도를 성취하기 위한 교회의 신앙고백적 응답이라고 한다.

WCC는 세계대전으로 인류가 극심한 분열의 아픔을 경험하던 20세기 초, 하나님 안에서 만물의 일치를 위하여 먼저 교회가 일치해야 함을 자각하고 성령의 인도하심 아래 1948년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조직돼 ‘일치(Unity), 공동증언(Common Witness), 기독교 봉사(Christian Service)’ 등 세 가지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12월 현재 140개국 349개 개신교 교단들과 정교회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회원 교단 신자 수는 5억 8천만여 명의 세계적 교회연합기구이다.

한국에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4개 교단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NCCK가 에큐메니칼 협의체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WCC 제11차 총회에는 전 세계 350여 회원 교회에서 4천여 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회원 교단 총대 8명을 비롯하여 일반 참가자인 방문단과 유럽 지역 디아스포라 한인 교계 지도자와 성도 등 무려 200여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