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 학생들 배려 최선… 인권위, 현장 실사도 않아”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인터뷰] J종합대 채플 이끈 선교지원실 한병수 교수

학생들 기호 존중해 채플의 다변화 도모
4개 채플 중 예배 형식 취한 것 거의 없어
75%가 비기독교인이지만, 만족도는 99%
‘가장 행복한 학생으로 졸업’이 학교 목표
영어·컴퓨터 교양 두고 ‘강요’라 하지 않아
대학 혜택엔 비용도… 그렇게 위협적인가
3% 의사도 존중… 더 배려하고 개선할 것

▲J종합대학교 채플을 총괄한 선교지원실 한병수 교수는 “학생들을 4년간 가장 행복한 학생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학교의 방향성”이라며 “여기에 무슨 종교 강요가 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당함, 억울함이 있지만 3% 남짓한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조차 존중해 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병수 교수 제공 
▲J종합대학교 채플을 총괄한 선교지원실 한병수 교수는 “학생들을 4년간 가장 행복한 학생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학교의 방향성”이라며 “여기에 무슨 종교 강요가 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당함, 억울함이 있지만 3% 남짓한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조차 존중해 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병수 교수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에 이어 기독교 사립대학교들을 대상으로 ‘대체과목 없는 채플 강요는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지적해 논란이다. 특히 지방의 J종합대학교는 비종교인 학생들의 부담감을 최소화하고자 다양한 채플들을 시도해 ‘채플 모범 사례’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인권위는 이에 대해 지난 7월 21일 ‘강요’ 혹은 ‘강제’라고 첨언한 뒤 ‘사실상의 종파교육’이었다며 대체과목·과제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J대학교의 채플은 성품·문화·지성·소명채플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J대학의 채플을 총괄하는 선교지원실 한병수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말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학생들의 기호를 존중하는 채플의 다변화를 도모했다. 4개의 채플 중 예배형식을 띠는 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지난 학기 채플 만족도는 소명채플 99.7%, 지성채플은 98%, 문화채플, 97.4%, 가장 낮은 성품채플도 88%에 달했다. 이 학교 학생 75%가 비기독교인임을 감안하면, 이를 ‘강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 교수는 “기업은 대학이 단순히 전문성 교육만이 아닌, 공동체 속 기본적 예절 함양을 시켜 주길 원한다”며 채플의 역할을 소개했다. 성품채플은 정직·성실·배려 등의 성품 24가지를 기르게 하며, 지성채플은 자신의 도덕성·사회성·지성·감성지수를 체크할 수 있게 하고, 소명채플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한다.

그는 “학생들을 4년간 가장 행복한 학생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학교의 방향성”이라며 “여기에 무슨 종교 강요가 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는 인권위가 현장 파악을 하는 노력이 없었다며 “진정성을 갖고 들여다 봤다면 그런 판단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반 대학에도 영어·컴퓨터 등의 교양과목이 있고 대체 과목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영어와 컴퓨터를 ‘강요했다’고 하지 않는다. 기독교 학교에 기독교 교양과목을 부당하게 표현하고 노려보는 분위기를 왜 조성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대학은 입학과 졸업을 함으로 얻는 혜택이 있다. 그 선택에 따르는 비용도 있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이수해야 할 필수과목이 있다는 정도에 동의하는 것이 그렇게 인생에 큰 위협을 줬다거나 강제성을 느끼게 했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부당함과 억울함이 있지만, 3% 남짓한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조차 존중해 더 개선해 보고자 한다”며 “세상이 말하는 인권의 개념보다 더 깊은 영혼의 상태까지 존중하고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

목사가 강사여도 만족도 높아… 공감했단 뜻
기업도 단순 지식보다 ‘기본 예절 함양’ 원해

▲J종합대학교는 학생들의 기호를 존중하고 비기독교인들의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품‧문화‧지성‧소명채플 등 다양한 채플을 시도하고 있다.
▲J종합대학교는 학생들의 기호를 존중하고 비기독교인들의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품‧문화‧지성‧소명채플 등 다양한 채플을 시도하고 있다.

-인권위에서 J대학교가 채플을 강요했다면서 이를 ‘실질적으로 기독교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종파교육이었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맞춤형 채플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기호를 존중하는 채플의 다변화를 도모해 왔습니다. 4개의 채플 중 예배 형식을 띄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문화채플은 한 학기 중에 한 번 찬양예배라는 타이틀로 진행하는 게 있긴 하지만, 학기 전체로 본다면 극히 일부구요.”

-채플 종류를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나요?

“하나를 선택하지만 (재학 기간 동안) 골고루 참여하게 됩니다. 지성·소명·문화·성품 채플의 각각 인원수가 정해져 있다 보니 상황에 맞게 지원을 합니다.”

-목회자들이 강사로 나서는 걸 종파교육의 근거 중 하나로 이야기했습니다.

“일단 채플이니 그렇습니다. 기독교 대학에서 채플을 담당할 최고의 적격자는 목사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것 아닌가요. 목회자가 가르쳤다는 것 자체가 종파교육의 근거가 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목회자라도) 교육의 능력이 있고, 만족도가 평균 95%를 넘는다는 것은 학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뜻입니다. 소수를 위해서 더 많이 배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자세이지만, 95% 이상의 만족도가 있다는 것은 그분들의 교수법, 인격적으로 학생들을 대우하는 자세 등이 검증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사라는 타이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종교에 대한 역차별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95%의 만족도라고 말씀하셨는데, 정기적으로 평가를 하시나요?

“매 학기 체크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기 위해서입니다. 소명채플의 만족도는 99.7%였습니다. 지성채플은 98%, 문화채플은 97.4%를 얻었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도 있지만, 동시에 3%의 불만족스러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개선책을 더 고민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성품채플이 다소 낮았지만(88%) 상대적이라는 것이지, 10명 중 9명은 찬성했다는 의미입니다. 학생들의 75%는 비기독교인임을 감안했을 때, 하나를 제외하고 99%에 가까운 만족도가 나왔다는 것은, 저희가 만약 강제로 했다면 이런 수치가 나올까요? 그런데도 인권위는 이를 ‘사실상 종파교육’이라고 했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대체과목·과제를 부여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가 나온 것이죠.”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을 권고한 지방의 한 종합대학교(왼쪽 하단은 대학교회). “기독교 정신의 구현”을 건학이념으로 한 기독교 사립학교로서 비기독교 학생들의 거부감을 최소하기 위해 다양한 채플 커리큘럼을 마련했음에도, 인권위는 이에 대해 지난해 광주 B대학교와 같은 판단을 내려 논란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을 권고한 지방의 한 종합대학교(왼쪽 하단은 대학교회). “기독교 정신의 구현”을 건학이념으로 한 기독교 사립학교로서 비기독교 학생들의 거부감을 최소하기 위해 다양한 채플 커리큘럼을 마련했음에도, 인권위는 이에 대해 지난해 광주 B대학교와 같은 판단을 내려 논란이다.

-채플 내용을 보니 ‘바퀴 달린 학교’, ‘코사싸’, ‘B. M. D(Bible Music Drama)’, ‘SQ(Spiritual Quotient)’ 등 독특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정말 학생들을 많이 배려했습니다. 기업들은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단순한 정보나 전문성 교육을 넘어서, 직장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예절 함양을 시켜 주길 원하거든요. 예를 들어 성품채플에서는 24가지의 성품을 함양합니다. 정직, 성실 등이 인간 삶에 어떠한 비중을 차지하고 에너지와 자산으로 활용되는지 훈련합니다. 훈련 중에 실제로 우는 아이들도 많아요. 그냥 ‘사는 대로 사는’ 평범한 삶을 살다가 의식이 생깁니다. 24시간 하루 동안 정직을 시도하는 과제를 받으면, 정직하게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껴요. 거짓은 자연스러운데 ‘힘겹게 피땀 흘려야 24시간 하루에 정직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구나’를 느낍니다. 또 ‘배려’로 하루를 채우기도 하구요. 배려했을 때 손해보는 것 같지만 마음속에 차오르는 만족을 보며 유익임을 깨달아요. 여기에 무슨 종교적 강요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성채플에서는 지식과 학문 세계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과 학문이 우리의 인간성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요. 진짜 인문학이지요. 과연 나는 어떠한 것이 발달돼 있는가, 도덕성, 사회성, 지성, 감성, 의지, 신체 여러 가지 측면을 체크하고, 어느 부분에서 특기가 있고 재미있고 행복한지를요. 여러 학문 분야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내 인생의 길이라 판단되는 것을 찾아주는, 큰 숲을 보여주는 채플입니다. 여기에 종교 강요가 있나요?

소명채플도 마찬가지입니다. 졸업 이후 어디로 가야 할지, 다양한 인성 중 사교성 혹은 정직성, 책임성이 강한지, 이러한 것들을 체크하면 30페이지 이상 됩니다. 자신이 지금껏 알아왔던 내가 아님을 알고, 몰랐던 나를 생소하게 만나기도 합니다.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재능을 알게 되고, 어떤 길로 가야 할지를 배우거든요. 학생들이 행복해하고 유익해합니다. 원래 기독교는 인간을 바르게 찾아주는 곳이잖아요 . 기독교 정신에 기반해 우리 학생들을 4년간 가장 행복한 학생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학교의 방향성입니다. 인권위가 진정성을 갖고 들여다 봤다면 그런 판단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권위가 ‘강요’ 실체 진정성 있게 파악했어야
“전혀 강제성 없었다” 보고, 결론에 반영 안 돼

-그럼에도 강제로 종파교육을 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건가요?

“그 학생은 일단 종교교육을 강요받았다는 뉘앙스로, 강제라는 말을 많이 썼더라구요. 민원 자체에 인권을 계속 자극하는 표현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는 강제한 것이 없는데 왜 이러한 단어를 썼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어찌 됐든 자유롭게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니 존중합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그러한 표현의 정당성에 대해 사실 규명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강제성·강요라는 단어를 쓸 만큼의 실체가 있느냐를 한번 파악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목사가 가르친 것을 두고 강제라고 하는 것인지 아쉬운 대목입니다.

왜냐면 기독교 대학이기에 채플이나 성경과목 같은 것들을 주로 필수로 규정하잖아요. 기독교 정신의 구현과 관련된 건학 이념 차원에서 그러한 것들을 필수로 했는데, ‘필수’라는 좋은 말 대신 ‘강요했다’, ‘강제했다’는 표현을 쓰니 대외적으로 ‘폭력 집단인가’, ‘기독교는 이렇게 굉장히 과격하구나’ 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거든요. 언어가 갖는 이미지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기독교 정신의 구현”이라는 건학이념을 가진 J종합대학교. 진리관이라는 건물 명칭이 눈에 띈다.
▲“기독교 정신의 구현”이라는 건학이념을 가진 J종합대학교. 진리관이라는 건물 명칭이 눈에 띈다.

-‘사실상 기독교 전파였다’, ‘강제했다’는 부분에 사실 규명이 부족했다고 보시나요?

“(인권위가) 현장에 와서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또는 직접 실사를 통해 파악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전혀 강제성이 없었다는 보고 자료를 다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내용이 전혀 바뀌지 않았죠.”

-학교 입장에 대해 애초에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닐까요?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강요나 강제라는 말은 안 쓰길 바랐는데, 만약에 사용하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하잖아요. 전공과목에도 ‘필수’가 있지 않습니까. 모든 학교마다 ‘교양’, ‘필수’라는 것도 있구요. 일관성이 있다면 ‘교양 강제’, ‘전공 강제’라는 표현을 써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그건 맞지가 않잖아요. 하필 성경과목과 채플에 강제라는 표현을 써서 졸업을 못하게 했다는 강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이런 식의 표현은 전혀 맞지 않다고 봅니다. 대학생은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고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성인입니다. 기독교 대학이 갖고 있는 독특성은 불교 대학이나 심지어 이슬람 대학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에도 여러 가지 기본 필수 사항이 있는데, 그것을 강제라는 말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아쉬운 대목입니다. 인권위 권고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저희 대학이 타 대학에 비해 선택권을 많이 주고 예배 형식을 취하지 않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했어요. 하지만 결론에는 반영을 하지 않더라구요.”

-인권위가 종립대학이 30% 이상인 것과 학벌주의 사회 분위기로 인해 “학생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것만으로 학교의 교육 방침에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는데요.

“얼핏 타당해 보이는 말이지요. ‘대학부터 가고 보자’는 분위기에 등 떠밀려 입학했다는 논리가요. 그렇지만 엄격하게 보면 억지가 많습니다. 대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함으로 얻는 혜택을 선택한 것이잖아요. 그 선택에는 비용이 있는 것이거든요. 기독교 대학이라는 특수성을 이미 알고 있고,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이수해야 할 필수과목이 있다는 정도에 동의하는 것이, 그렇게 인생에 큰 위협을 준다거나 본인의 선택에 강요나 강제성을 느꼈다고까지 주장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인권위가 그냥 상상을 한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이단 같은 경우에는 가입은 자유롭지만 탈퇴는 쉽지 않고 그래서 사회적인 물의로 일으키는, 이러한 이미지에 곁들여 강제 혹은 강요라는 강한 단어를 씀으로 기독교 대학에도 마치 그런 현상이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대학은 기본적으로 사랑과 정의, 자유와 같은 인류 보편적 개념을 건학 이념으로 삼습니다. 거기에 이와 상반된 강제성이 있지는 않거든요. 물론 100여 개 대학 중 부당한 잘못이 있거나, 혹은 모든 사람은 연약하니 한 개인의 일탈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기독교 대학이 사회적으로 그렇게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입학을 상담하는 고등학교 교사분들을 만나면 기독교 대학이라고 소개하면 일단 안도합니다. 최소한 폭력, 거짓말, 마약 같은 건 없을 것이라고요. 단순한 돈벌이 혹은 사회의 경쟁 속에 남을 짓밟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기독교의 대사회 이미지는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인권위가 그러한 면도 존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또 일반 대학들도 국어, 영어, 컴퓨터 등의 교양 과목이 있지만 그 대체과목은 별로 없습니다. 이를 ‘국어 강요했다’, ‘영어 강요했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교양 필수 중 하나로 기독교 교양과목이 있는 것을, 이렇게 눈에 불을 켜고 부당한 뉘앙스로 표현하고 노려보는 분위기까지 조성할 필요가 없는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최고의 것 주고자 해도 여전히 냉대받는 현실
세상의 인권 기준보다 더 깊이 배려·존중할 것

-인권위가 왜 기독교에 특히 편향적일까요?

“의심을 하자면 국가가 인권위라는 이름으로 차별금지법 등 여러 가지 법제화를 추진하는 데 반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는 종교가 기독교다 보니 괘씸죄에 걸렸나 하는 의심은 듭니다. 사실 그러한 반대도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위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국가의 가장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미움 받을 각오를 하고 용기 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잖아요. 마치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듯한 분위기와 차가운 시선을 감수하고서라도 참된 목소리는 내는 것입니다. 사회를 위해 기독교가 사실 총대를 멘 것이지요. 참 좋은 것을 주고자 해도 이렇게 냉대를 받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최고의 생명을 주고자 하셨는데도 사람들이 비난하고 침을 뱉고 뺨을 때렸잖아요. 예수님 시대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구나 하는 씁쓸한 마음이 들고, 어쩌면 이것이 세상의 역사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인권위의 권고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요.

“비종교인 학생들이 종교에 대한 거부감·부담감이 있거나, 만에 하나 기독교 학교들 중 실제 문제가 있는 곳이 있을 수도 있기에, 우리 스스로를 좀 더 성찰하고 돌아보고 반성의 계기로 삼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남짓한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조차 존중해 더 개선해 보려 합니다. 사랑과 섬김, 봉사와 같은 저희 학교의 건학이념을 반영해, 현장에서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대체과제·과목들도 구상해 보고 있습니다.

부당함과 억울함이 있지만, 예수님도 자신을 죽이려 겨냥하는 창끝을 두고 저들이 죄를 알지 못한다며 용서를 구하셨던 것처럼, 편파적이고 기울어진 판결 앞에서 어떻게 기독교의 ‘다음’을 찾아갈 수 있을까 고민해 보려 합니다. 세상이 말하는 인권의 개념보다 더욱 깊이 영혼의 상태까지 존중하는 배려로, 벌거벗겨지고 다 드러나도 오히려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기독교 대학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편 500여 기독사학 법인들이 연대한 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 상임이사 박상진 교수)는 앞서 7월 27일 J대학교에 대한 인권위의 권고에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이번 사안이 헌법 제20조 등에 근거한 ‘종교계 사립대학의 자율성 및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교육기본법 제6조에 기초한 ‘사립학교의 종교교육 권한’을 제한했으며, 사립학교의 종교교육 자율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1998년, 숭실대학교) 등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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