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립대 채플 의무화가 “종교 자유 침해”?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인권위, 수강거부권 또는 대체과목 권고 논란

▲국가인권위원회. ⓒ크리스천투데이 DB

▲국가인권위원회. ⓒ크리스천투데이 DB

기독교 계열 사립대학이 채플 이수를 졸업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이를 대체할 과목을 개설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이하 인권위)가 ‘종교의 자유 침해’로 판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위는 광주의 한 사립대학에서 재학생이 채플 과목 의무 수강 규정에 반발해 낸 진정에 대해, 해당 대학에 수강거부권을 인정하거나 대체 과목을 개설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대학은 1972년 기독교 건학이념에 의해 설립돼, 보건인력 등 전문직업인 양성을 교육목표로 하는 종립대학이다. 기독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학과가 없고 신입생 지원자격에도 ‘기독교인’ 규정은 없지만, 창학정신에 기독교 정신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A대학의 채플 수업이 설교, 기도, 찬송, 성경 봉독 등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특정 교회의 예배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기독교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종파교육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립종립대학은 종교행사의 자유와 대학 자치의 원리에 따라 종교적 건학이념을 교육과정을 통해 폭넓게 실현할 권리가 있다”며 “(그러나) 특정 종교의 전파를 목적으로 한 종파교육은 피교육자인 학생의 동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피진정대학은 학생들의 개별적인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사실상 종파교육을 강요함으로써 학생의 종교의 자유(특정 종교를 믿지 않을 소극적인 자유)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대학은 “채플 수업이 ‘비신앙인’ 학생에게 기독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기독교적 소양과 사회가 요구하는 지성을 함양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며 “종교 전파에 대한 강제성은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대학의 경우 학교 선택권이 자유로워 입학 자체가 종파교육에 대한 동의로 볼 수 있다”며 “종립사립대학은 건학이념에 맞춰 교과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종교교육을 할 수 있고, 그 학교를 선택해 입학한 학생들은 상당한 정도 종파교육을 받는 것에 일정한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대한민국의 대학구조상 사립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그 중에서도 30% 이상이 종립대학”이라며 “대학선택 기준이 학생의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다 대학 서열화에 따른 타의적 요소가 다분히 작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피진정대학과 같은 종립대학의 입학이 학생들의 종교교육에 대한 무조건적 동의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남북 자유민주 통일하고, 악법·부정선거 근절되길”

성경과 하나님의 역사하심 절대 믿음 고백 대한민국 교회의 시대적 책임 다할 것 다짐 자유시장경제·한미동맹 지지, 다원주의 배격 세계대전 촉발을 우려케 하는 국제 정세, 동성애 합법화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 마약 확산과 중독자 증가, 정치와 선거…

한국교회총연합 장종현 대표회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대표 만난 한교총 장종현 대표 “며느리가 남자라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장종현 대표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저출산, 의료사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만남은 이재명 대표가 2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한교총 사무실을 방문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같…

 2024 목회전략 콘퍼런스

레너드 스위트 “AI에 영혼 부여하려 말고, ‘예수 이야기’로 승부를”

AI가 인간 변화시키는 것 우려되는 시대 비인간화 위협에 맞서 ‘서사’로 무장해야 세계적으로 저명한 기독교 미래학자 레너드 스위트(Leonard Sweet)가 “인공지능(AI)에 인간의 영혼을 부여하려는 잘못된 시도는 잊고, 비인간화 인공지능에 맞서 서사를 강화하라.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이시바 총리 “하나님 안 계신다는 무서운 생각 한 적 없어”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지 않아 교회 부속 유치원 다닌 적도 ‘바리새인과 세리 비유’ 마음에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67) 전 간사장이 일본 자민당 총재에 취임한 후 1일 임시국회에서 102대 총리에 정식 취임한 가운데, 그의 기독교 신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

북한 억류 선교사

통일부 “北, 구금 10년째 김국기 선교사 즉각 무조건 석방하라”

북한 주민 돕다 불법 체포당해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김 선교사 칠순, 아내 계속 기도 통일부에서 구금 10년째를 맞이한 김국기 선교사에 대해 즉각 무조건 석방하라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발표했다. 통일부는 “오는 10월은 우리 국민 김국기 선교사…

포럼 빛 충현교회 축소 사회 교회론

“탈기독교 시대 교회, 떠난 성도들 돌아오게 하려면”

‘축소 사회에서 교회론을 다시 말하다’는 주제로 ‘포럼(Forum) 빛’이 9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담임 한규삼 목사)에서 개최됐다. 경제사회학 용어에서 유래한 ‘축소 사회(縮小 社會, a shrinking society)’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정치·경제·환경…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