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종교간 존중하는 건강한 동반자 관계 형성
건강한 정신문화 생산, 종교다원주의 선제적 관리
‘생명 사랑의 날’ 통해 이웃사랑 실천 저출산 극복

4차 산업혁명과 위드 코로나 시대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
▲주요 인사들의 기념촬영.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4차 산업혁명과 위드 코로나 시대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가 14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개최됐다.

동반성장연구소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사회정책위원회, 한국노총,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대토론회 중 사회문화 부문에 대해 발표한 소강석 목사(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는 건강한 정신문화를 위한 ‘종무청 신설’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다원화 시대, 종교의 창조적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소 목사는 “국가와 종교 간 건강한 관계, 서로 존중하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며 “신설된 종무청을 통해 건강한 정신문화를 생산하고,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는 종교다원주의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생명 사랑의 날(가칭)’ 제정도 거론했다. 그는 “과학문명 발달로 각박해진 사람들의 심성을 ‘생명 경외 사상’으로 전환하고, 생명사랑 운동으로 이웃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사회를 행복한 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며 “나아가 ‘생명의 가치’를 최상위 위계에 둠으로써, ‘생명 낳음’의 기쁨을 온 마을이 기뻐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토대를 마련하자”고 제시했다.

◈AI 4차 산업혁명, 생명 경시 우려

앞서 소 목사는 “인간에게는 종교가 꼭 필요하지만,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문화사적 대변혁 시기를 맞아 종교와 문화, 예술 기능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에게 ‘인간은 무엇이며, 어디서 와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부작용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된다. AI는 인간의 흉내만 낼 뿐, 진짜 인간이 아니다. 실리콘으로 된 짝퉁 인간이요 생명도 없다”며 “지능만 높을 뿐 인격도 없고, 그 안에 하나님 형상도 없다. 배터리에 의해 움직이는 짝퉁 인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소강석 목사는 “그래서 AI의 발달로 생명 경시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AI가 인간의 죄성, 파괴성과 결합해 죄악의 선동을 일으키고 파괴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AI가 오작동을 일으켜 오히려 인간을 공격하면,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온 세상이 뒤죽박죽돼 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 목사는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두고 있었지만, 코로나는 인간의 오만을 철저하게 깨뜨렸다. 지금까지 만들어낸 어떠한 AI도 코로나를 이길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더구나 코로나를 예방하는 길도 가르쳐주지 못했다. 그래서 과학기술 문명으로 인한 인간의 오만은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더구나 문화와 종교는 반달리즘(vandalism, 문화유산이나 공공예술 등을 파괴하는 행위 -편집자 주)으로 초토화돼 버렸다. 사실 한국교회도 얼마나 예배의 제재를 받고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했는가”라며 “이런 시간을 통해 제도화되고 화석화된 종교가 본질과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면서, 성경적 원형교회, 초대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는 운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과 위드 코로나 시대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
▲소강석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문화 활동 역시 대면적 행사나 관계가 단절되고 개인주의와 자기중심성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과 가상공간 문화가 확대됐다. 또 문화예술 활동보다는 육체적 건강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교회도 대면과 비대면이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처치로 방향을 옮겼다”고 소개했다.

소 목사는 “과학문명과 코로나19는 탈종교화 현상도 일으키고 있다. 탈종교화 현상이 많아지면 사회가 산성화되고 사막화될 수밖에 없다”며 “뉴욕 맨해튼 한가운데 높은 건물 대신 센트럴파크를 지어 사람들의 마음이 정화됐듯, 우리 사회를 녹색화하려면 종교의 순기능이 잘 작동하고 선순환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 역할 강화, 긍정적 부족사회, 사회 생태계 회복

해결책에 대해서는 ‘종교의 역할이 갈수록 더 커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탈종교화 현상과 무종교인들이 많아질수록, 종교의 역할은 적어진다. 그러나 종교의 존재 이유란,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 궁극적인 길에 대한 방향과 정체성에 답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탈종교화 현상이 거세질수록 인간의 내면도 피폐해지고, 정서의 순화도 막히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을수록 종교의 창조적 역할이 필요하다. 아니, 그럴 때일수록 진짜 종교가 필요하다”고 했다.

둘째로 ‘생명 존중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생명 경시 풍조를 가져올 수 있지만, 故 이어령 교수님께서는 <생명이 자본이다>라는 책을 통해 생명 존중 시대를 예견하셨다”며 “이제 우리가 물질 문명 사회를 넘어, 어느 영역이든 생명을 경시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 특히 AI 시대일수록 생명 존중의 시대가 안 올 수 없다”고 전했다.

소 목사는 “그러므로 교회가 생명력으로 가득하고 영혼을 존중히 여기는 ‘바이오필리아’를 이루면, 사람들이 안 몰려올 수 없다. 오히려 제2의 교회 전성시대를 이룰 수 있다”며 “지금 코로나 때문에 교회가 다 초토화됐다지만, 이어령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오히려 ‘코로나 패러독스’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역사를 보면, 대역병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인구도 불어나고 이전보다 번영을 이뤘다. 이것이 코로나의 패러독스”라며 “오늘날 사회로부터 불신받고 쇠퇴해 가는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고 생명 존중 시대를 열어가면, 한국교회의 크리스텐덤 즉 새로운 교회의 전성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4차 산업혁명과 위드 코로나 시대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셋째로는 ‘긍정적 부족사회를 이루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부족사회는 혈족이나 지역이 아닌 개인의 취향이나 사상 혹은 어떤 제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커뮤니티다. 그러나 지금은 긍정적 부족사회가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 부정적 부족사회를 이루고 있다”며 “유튜브를 보라. 격려와 애정을 나누고 있는가? 댓글은 얼마나 부정적이고 파괴적인가? 이런 의미에서도 건전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고, 종교의 순기능 역할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넷째로는 ‘공적 의식을 가지고 사회 생태계가 건전하게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관해 “요즘 우리나라 최고의 적은 이념 갈등이다. 가면 갈수록 이념 논쟁이 더 증폭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나타난 이념이 바로 네오막시즘 혹은 문화 막시즘”이라며 “동성애를 앞세운 PC 운동이 시작됐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 더한 언론보도준칙과 인권조례 등이 도입됐다”고 비판했다.

소 목사는 “저는 미래학자는 아니지만, 이러한 사회를 미리 예견하고 생명나무 사역을 해 왔다. 옳고 그름이나 선악의 이분법이 아닌, 생명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생명나무 공동체를 이뤘더니, 저절로 생명나무를 중심으로 한 거룩한 부족공동체가 만들어졌다”며 “그래서 코로나 이후 정부의 옳지 않은 방역조치에도 거부하기보다 선제적 대응을 주장했다. 그 결과 온/오프라인 공동체가 더 굳건하게 서서 하이브리드 처치, 영적·역설적 부족공동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국무총리)이 ‘대전환의 시대, 일류국가 진입을 위한 비전 및 과제’, 김동명 위원장(한국노총)이 ‘디지털 저탄소 전환시대, 포용적 경제공동체를 위한 노동운동’,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전 한림대 총장) 이 ‘통일을 향한 초당적 남북통일 정책의 모색’, 우석훈 교수(성결대)가 ‘양극화 극복과 MZ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를 담는 경제 거버넌스’를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