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국립합창단 제186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국립합창단 제공
(재)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은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186회 정기연주회 창작합창서사시 <훈민정음>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국립합창단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동시 생중계할 예정으로,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이 포디움에 오르며, 국립합창단 전임 작곡가 오병희와 극본가 탁계석, 연출 및 각색에 안지선이 지난 8월에 열린 합창 교향시 <코리아판타지>에 이어 다시 선보이는 정기연주회다. 협연자로는 국내·외 다수의 오페라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김진추와 지난해 KBS 국악대상 수상자이자 현재 다양한 방송미디어 경연대회에서 활약 중인 소리꾼 이봉근, 수준 높은 연주력으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국립합창단은 한류문화의 해외 확산에 맞춰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소재로 새로운 한국 창작 칸타타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역사를 합창을 통해 알리고자 이번 정기연주회를 기획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한글을 창제하게 된 배경에서부터 한글의 창제 과정과 반포 내용 등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극을 이끌어간다. 특히 세종대왕의 애민(愛民)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음악적 해석을 통해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전달할 예정이다.

창작합창서사시 <훈민정음>은 세종실록 및 훈민정음 해례본, 여러 역사 고증을 참고하여 내용을 구성했다. 1445년 최초의 한글작품인 ‘용비어천가’를 비롯하여 ‘월인천강지곡’, ‘종묘제례악’, ‘대취타’, ‘여민락’ 등에서 가사와 음악적 소재를 가져와 오늘날의 트렌드에 맞게 재구성했으며, 조선시대 초기 백성의 삶과 글 창제에 영향을 준 외국 문화의 이국적인 색채 또한 작품 속에 그려냈다.

공연을 기획한 국립합창단 윤의중 단장 겸 예술감독은 “대부분의 잘 알려진 서양 고전 합창곡들은 예술단체의 연주와 해외 음반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친숙함을 주고 있으나, 사실 곡에 대한 의미와 해석을 이해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 이유는 외래어 가사와 공연 내용이 서양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충분한 동감을 이끌어 내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재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곡가 및 연주자의 역량은 해외 어디서도 부족하지 않을 기량과 예술성을 갖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어 이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한국형 합창곡을 개발해 역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보급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K-합창 클래식 시리즈」에 대한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윤 단장은 “현시대를 기점으로, 한국의 공연예술이 서양음악만을 단순히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장르로 개척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국립합창단이 한국의 민족적 정서가 담긴 다양한 「K-합창 클래식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새로운 합창 레퍼토리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국립합창단 창단 50주년에 맞춰, 한국합창의 현대화와 미래적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라고 국립합창단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윤 단장은 “국립합창단은 한국 합창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서양 고전 클래식 연주뿐만 아니라 한국민요, 시와 가곡 등을 재편곡한 곡과 새로운 한국 창작합창곡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대중화시키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이러한 창작곡 작업들의 결실을 맺기 위해 대표곡 12곡을 엄선해 녹음하고,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를 통해 발매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국립합창단의 활동범위를 넓혀가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합창단은 1973년에 창단된 전문 합창단의 효시로 2000년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로 독립, 재단법인으로 재발족하여 매년 5회의 정기연주회와 60여 회의 기획연주, 지방연주, 해외연주, 외부출연, 공공행사 등 다양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바흐의 <마태 · 요한 수난곡>,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카르미나 부라나>, <엘리아>, <천지창조>, <메시아> 등 유명 정통 합창곡들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