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회용 마스크, 환경 운동,
▲게리 스토키스 박사가 해변에 버려진 마스크를 주워 들어보이고 있다. ⓒ아시아오션스 제공
코로나19 방역으로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의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그 폐기물이 해양과 생태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환경운동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5일 앤드류 쿠오모(Andrew Cuomo) 뉴욕주지사는 오는 주말부터 모든 뉴욕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능하지 않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들에 의한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면하고 있으며, 제롬 아담스(Jerome Adams) 공중보건국장은 의료진들에게 필요한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하는 대신, 마스크를 만들어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사용하고 난 일회용 마스크 또는 라텍스 장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리, 쇼핑 카트, 주차장, 해변가, 그리고 녹지에 버려진 파란색 장갑과 구겨진 마스크 등을 찾기가 매우 쉽다. 이것을 처리하는 일은 환경미화원, 쇼핑몰 직원들, 최일선의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남겨진다. 그런데 일부는 바람에 휩쓸려거나 배수구를 따라 결국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그런데 사용된 마스크가 바다에 버려질 경우, 이는 잠재적인 건강상 위험 뿐 아니라 환경적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 수술용 마스크는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플라스틱을 포함한 부직포로 되어 있어, 생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해양청은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에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물 속에 소용돌이치면서 대부분 미세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작은 조각들로 분해된다. 많은 어류들이 플라스틱 조각을 소비하고 실제 이를 먹이로 혼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적어도 600종의 다양한 야생동물이 오염으로 인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따르면, 사용된 마스크와 장갑은 이미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이는 해양 쓰레기의 80%를 차지한다. 새, 거북이 등 해양 동물들은 라텍스 장갑의 밝은 색 때문에 이를 먹이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뿐 아니라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1년에 걸쳐 해양 쓰레기와 마이크로 플라스틱을 연구 조사해 온 오션스아시아(OceansAsia)는 이미 2월 초 홍콩 해변에서 발견한 수십여 개의 수술용 마스크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오션스아시아 공동설립자 게리 스토키스(Gary Stokes) 박사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환경 속에서 이러한 마스크들은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해양 쓰레기 위기를 더하는 것일 뿐이다. 해양 동물의 부검된 사체 속에서 마스크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언제 들려올지 기다리고 있다. 이는 과연 그럴까 하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는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흘러들어온 마스크들이 홍콩에 또 다른 해양쓰레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플라스틱 없는 바다’(Plastic Free Sea)라는 단체 설립자인 트레이시 리드(Tracy Read) 씨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을 스스로 보호하는 일 뿐만이 아니라 마스크를 제대로 잘 버림으로써 모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마리아 알가라(Maria Algarra) 씨 역시 플라스틱 쓰레기의 증가에 대한 우려를 계속적으로 표시해 왔다. 그녀는 지난 3월 23일부터 #TheGloveChallenge라는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버려진 마스트를 추적해 사진을 올려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현재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이탈리아, 뉴질랜드, 스페인 등에서 보내온 약 1,200개의 플라스틱 장갑 등의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어디에나 존재하게 될 때까지 계속 작은 조각으로 분해된다. 이는 독성이 있으며,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 속에 들어 있다. 미세 플라스틱을 정리할 방법이 없다. 일단 쓰레기가 바다로 들어가서 분해되기 시작하면 그것을 도로 가져오기란 불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