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본문: 빌립보서 1장 3-6절

본문은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감옥에서 빌립보 교인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단순한 안부를 넘어, 믿음의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본문은 신앙의 핵심을 전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영적 편지입니다. 이 본문을 배경으로 지난 주 ‘시작의 위대성’에 이어, ‘누가 시작하였는가?’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1. 시작의 주체는 주님이시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6절)”.

빌립보 교인들은 복음을 받아들인 후 서로 사랑의 교제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교제가 잘 지속되는 것은 주님께서 시작하셨기 때문입니다. 특히 빌립보 교회는 온전하고 참된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모든 교인들이 주님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무슨 일이든 누가 시작했는가, 즉 시작의 주체가 누구인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목적이 바르지 못하고 감정에 쏠린 계획들은 대개 오래 가지 못합니다. 시작하는 주체에 따라 일의 성격이 달라지고, 그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선한 사람이 시작하면, 그 일은 선한 일이 됩니다. 목적이 순수하거나 올바르기 때문입니다. 사기꾼이 시작한 일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언젠가 필경 사기에 이용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늘도 사람들을 현혹해 사람들을 엄청나게 투자에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시작의 주체를 잘 알아야 합니다.

2. 주님이 시작하신 일은 진행 과정도 좋다


6절을 보면, 빌립보 교회는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로 유명했습니다. 이 교제를 코이노니아라고 하는데, 단순한 인간적 모임을 넘어선 복음적 교제입니다.

이 교제는 친교와 사귐, 공유와 관계, 소통과 전달, 동반자 관계까지 포함하는 순전한 신앙적 모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향하여 “너희가 내 마음에 있다”고 깊은 애정이 담긴 표현을 합니다.

이 교제가 온전히 사랑으로 진행되어, 사도 바울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사랑하고 있음을 보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시작이 좋아야 하지만, 진행되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시작은 좋았는데,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가 하면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고도 끝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행 과정이 순조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종 국내 여행을 하다 보면, 건축이 중단된 경우를 여러 곳에서 봅니다. 건물이 거의 완성됐는데, 그대로 중단된 곳도 많아 안타깝습니다. 시작을 잘 했는데, 진행하는 과정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 어려운 진행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면, 좋은 결말을 보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차라리 시작하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며 시작 자체를 후회하기도 합니다.

이는 진행 과정이 순조롭지 않거나 아름답게 진행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시작도 좋아야 하지만, 과정도 좋아야 합니다.

3. 주님이 시작하신 일에는 좋은 결말이 있다


6절을 보면 빌립보 교회는 주님의 사랑 가운데 끝까지 아름다운 교제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교제는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온전히 그리스도 중심의 신앙적인 것이어서 좋은 결말이 전망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보면서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빌립보서에 ‘기쁨의 책’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이유일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님이 시작하신 일에는 반드시 좋은 결말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작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과정과 결말이 결정된다는 교훈입니다.

빌립보 교회가 좋은 모델입니다. 이런 빌립보 교회에 대해, 사도 바울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합니다. 얼마나 좋았으면, 사도 바울은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빌립보 교인을 사모한다”고 표현합니다.

이때 사도 바울은 헬라어의 마음을 가르키는 ‘카르디아’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이라는 ‘스플랑크노이스’를 사용합니다. 스플랑크노이스는 단수가 아니라 복수인데, 심장, 폐, 간 등의 내장 전체를 가리킵니다.

여기에 사람의 감정, 애정 등이 자리잡고 있다고 여겼으므로, 온 마음을 모두 담은 온전한 표현입니다.

4. 정리


모든 일이 시작되면 반드시 끝이 있게 마련이지만, 좋게 끝나는 경우도 있고, 나쁘게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분명한 것은 “시작이 없으면 끝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시작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가는 인생의 길에 시작과 관련해 놀라운 체험을 하는 저와 여러분이 됩시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의 일에는 주님이 시작의 주체임을 깨닫게 하소서, 그리고 주님께서 시작하는 일은 진행 과정도 좋다는 것을 믿게 하소서! 그리고 좋은 결말이 있음을 알게 하소서. 무엇보다 우리의 일에 함께 하시는 주님을 발견하게 하소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