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영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신학자와 과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하나님의 창조를 논하는 ‘창조론 오픈포럼’(공동대표 조덕영 박사 외 7명) 논문집이 최근 발간됐다. 포럼 측은 여기에 실린 논문들을 내년 2월 열리는 포럼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논문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조덕영 박사의 ‘신정론(神正論)의 성경적 해석’이다. 조 박사는 악의 존재와 하나님의 섭리 등의 문제를 다루는 ‘신정론’을, 아담과 하와, 욥, 예수님의 제자들 등 성경 속 인물들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조 박사는 “신정론(theodicy)은 ‘신’(theos)과 ‘정의’(dikee)를 의미하는 두 헬라어의 합성어로, 이 세계에 있는 수많은 악에 대해 창조주 하나님의 선하심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뜻한다”며 “신정론에는 ‘하나님은 악을 막을 수 있는데도 막지 않거나, 아니면 막으려 하지만 막을 수 없는 것은 아닌가’라는 딜레마가 있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만일 후자가 옳다면 하나님은 전능하지 않고, 전자가 옳다면 그는 자비하지 않다는 논리”라며 “기독교는 창조의 선성(善性)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악을 포함한 모든 역사적 섭리와 진리에 대해 자신을 계시한다고 이야기한다. 세상 속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 역설적 진리를 해석하고 논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독교 신정론은 늘 독특한 과제와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 박사는 본격적으로 성경의 인물을 살피며 악과 고통에 대해 고찰했다. 먼저 ‘악의 시작’에 대해 그는 “분명 악은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에서 시작됐다”며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과 타락은 추방 이후 세상을 죄로 물들이기 시작해고, 악은 흩어지고 범람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욥’을 언급하면서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이후 성경은 다시 한 번 악과 고통의 배후에 대해 알려 준다. 바로 사단”이라며 “아담과 하와를 유혹한 바로 그 존재였다. 욥기서는 하나님이 욥을 가르친 책이었다. 인과응보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가혹하고 엄청난 시련이 욥에게 일어났다”고 했다.

조 박사는 “하나님은 직접 욥에게 현현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질문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면서 “그런데 욥을 향한 마지막, 두 동물을 통한 클라이맥스에서 질문의 안개와 그림자가 서서히 걷히고 본 모습이 드러났다”고 했다.

그는 “‘베헤못’과 ‘리워야단’이라는 두 동물을 통해 하나님이 전하는 논지는, 여호와 하나님이 이 세상 모든 동물들 가운데 으뜸인 동물 ‘베헤못’을 창조한, 모든 세상의 창조주요 주관자라는 것과, ‘리워야단’처럼 하나님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교만한 한 존재를 기억하라는 것”이라며 “즉 두 동물은 ‘모든 것의 주관자요 주인인 창조주를 기억하라’와 ‘교만한 (영적) 존재가 있음을 기억하라’는 두 가지 깨달음을 욥에게 선사했다”고 했다.

끝으로 ‘예수님의 제자들’을 통해 조 박사는 “성경은 예수의 제자들에게 ‘고난의 자리로 가라’고 한다. ‘능욕당하는 자리로 나아가라’ 한다. 예수는 그의 제자들에게 값진 고난을 요구한다”며 “십자가 없는 승리는 없는 것이다. 십자가 없이 부활이 없다. 십자가 신학과 부활 신학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십자가는 결국 제자들을 악과 고통에 대한 종말적 이해에 다다르게 한다. 진정한 승리와 회복, 그리고 영원한 사랑이 회복되는 궁극적 지점이 바로 선으로 악을 이긴 십자가”라며 “결국 모든 것은 합력해 선을 이루고(롬 8:28), 악과 고통이 없는 새 세상이 열릴 것이다. 신정론은 이렇게 미래에 완전하게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번 논문집에는 ‘판넨베르크의 성령론적 창조론’(박찬호), ‘과학의 진보가 성경해석에 끼친 영향’(두진상), ‘인간과 동식물의 죽음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적 해석과 통합’(황희성),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기독교 이해’(허정윤) 등 흥미 있는 주제의 논문들이 실렸다.

한편 본지는 조 박사의 이번 논문을 몇 차례에 걸쳐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