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모순 고치고 개혁주의 굳게 세울 것”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길자연 목사, 총신대 제5대 총장 당선 소감 및 포부 밝혀

▲총신대 제5대 총장에 당선된 길자연 목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 ⓒ김진영 기자
▲총신대 제5대 총장에 당선된 길자연 목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 ⓒ김진영 기자

총신대학교 제5대 총장에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원로)가 당선됐다.

총신대는 17일 오후 서울 사당동 캠퍼스에서 총장 선출을 위한 운영이사회를 열고 선거를 실시, 3차 투표 끝에 길 목사가 전체 투표자 133명 중 90표를 얻어 당선됐다. 상대 후보였던 박수준 교수(총신대 목회학)는 16표를 얻는 데 그쳤다. 기권은 27표.

길 목사는 총 143명이 투표한 1차 투표 때부터 84표를 얻는 등 다수의 지지를 받았으나, 당선 기준인 ‘전체 투표자 3분의2’를 얻는 데는 실패, 3차 투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당선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당초 2차 투표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자 많은 이들이 ‘과반수 득표자 당선’으로 기준이 낮아지는 4차 투표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길 목사는 3차 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의 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당선 후 길 목사는 “현재 총신대는 교육부 진단에 의하면 (학교의 경영 상황이) 상·중·하 중 하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4년의 임기 동안 이를 어떻게 전화위복으로 만드느냐가 내 사명”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길 목사는 이어 “총신대는 구슬은 있으나 이를 꿰는 실이 없는 상태다. 이 구슬들을 꿰는 사명을 또한 감당할 것”이라며 “저는 부족한 사람이고,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하나님의 인도로 총장이 될 수 있었다. 사심 없이 오직 기도로 총신대를 반듯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덕치’(德治)를 강조하기도 했다. 길 목사는 “덕치로 학교를 이끌 것”이라며 “다 감싸고 덕으로 봉사하며 총신대의 구조적 모순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구체적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아울러 밝혔다. 그는 “학부 신학과에서 4년을 공부하고 졸업한 뒤 신대원에 진학하면 이미 배운 것들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경우도 있어 비효율적”이라며 “이럴 경우 신대원 기간을 1년 단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신대원생들에겐 전액 장학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신대원 1학년 2학기 중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을 목회자, 신학자, 선교사, 기관 사역자 등 네 부류로 나누고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때까지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길자연 목사가 당선 후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진영 기자
▲길자연 목사가 당선 후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진영 기자

길 목사는 “총신대가 신학적 위기에 직면했다. 개혁주의 신학이 굳게 서야 할 총신대에 (개혁주의가 아닌) 복음주의 학자들이 없지 않다. 이를 바르게 지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뿌리를 잘 붙들어야 한다. 영적인 면에서, 학문적인 면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는 총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끝으로 길 목사는 “남은 12월 기간 동안 준비해 빠르면 내년 1월 안에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전국의 목회자님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원하고 바라는 바를 모두 청취할 것”이라며 “그래서 총신대를 반드시 총신대답게 만드는 일에 일조할 것이다. 학교가 양적으로는 부흥했지만 실제적으로는 개조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다. 이 일에 최선을 다해 헌신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길자연 목사는 이날 운영이사회서 총장에 당선된 후 재단이사회에 참석, 인준 절차를 거쳤다. 교단법에 따른 운영이사회와 사학법에 따른 재단이사회를 함께 가지고 있는 총신대는,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운영이사회가 뽑은 총장을 재단이사회가 그대로 인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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